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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있는 해산물 요리 왕국, 포르투갈

    지란지교 지란지교 2014.06.26

    카테고리

    유럽, 서유럽, For, 음식

     

    포르투갈은 맛있다!

    해산물 요리 왕국, 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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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팔고 있던, 아베이루의 어느 수산물 시장

     

    '음식'하면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강국이겠지만, 나에게는 포르투갈이야말로 숨겨진 유럽의 미식(美食) 국가라 여겨진다.

    체계가 있고 프레젠테이션이 돋보이는 프랑스의 요리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탈리아 음식처럼 유명하지도 않지만, 포르투갈의 맛은 따뜻한 정서와 소박한 즐거움, 영혼을 채워주는 깊은 맛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도 맞을만한 음식들이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포르투갈 여행에서는 한국인의 소중한 식량인 '라면'을 과감히 생략해도 좋다. 게다가 국토의 상당 부분이 바다와 면하고 있기 때문에, 싱싱한 해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포르투갈 음식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내가 만났던 포르투갈의 해산물 요리들은 모두 하나같이 '대만족'이었으며, 현재까지도 그 맛이 그립다. 그 맛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바칼라우 Bacalh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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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르투갈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식자재인 염장 바칼라우(대구)

     

    포르투갈에 왔다면, 결코 피할 수 없는 요리가 있다. 바로 바칼라우(대구) 요리인데, 리스본을 비롯한 어느 식당에 가도 바칼라우는 자주 등장한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대구를 가리켜, Fiel Amigo (믿을만한 친구)라고 한다. 대구 요리는 어떻게 먹어도 맛있거니와, 포르투갈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고단백 식자재이기도 할 터.

    이들은 1년 365일 대구를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굽고, 볶고, 삶고, 튀기고...포르투갈에는 300여 가지가 넘는 수의 대구 관련 레시피가 있다고 한다. 식당마다 다양한 대구요리를 맛보는 것은 포르투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도락적 재미다. 먹어도 먹어도 지겹지가 않기 때문. 특히,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서 대구를 소금에 절여 꾸둑꾸둑하게 말린 대구는 우리 입맛에도 참 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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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먹어본 대구 요리 중에 '바깔라우 아 민호타 Bacalhau à Minhota'란 요리가 인상에 남는다. 리스본 변두리 주택가를 걷다 출출해질 무렵, 어디선가 짭쪼롬하게 코를 자극하는 냄새가 있어 무작정 들어갔다. 오로지 현지인들만 있는 이 소박한 식당에서, '이 냄새의 음식은 무엇인가요?'라며 묻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내가 포르투갈어를 너무 못한다. 그들 또한 낯선 외국인의 출연에 적잖이 당황하며 주문받으러 오기를 주저한다.

    주변 식탁에 주민들이 먹는 음식이 결국 그것일거라는 확신을 갖고 손가락으로 가리켜 주문을 한다. 마른 염장 대구를 올리브 기름에 튀기고, 그 위에 역시 기름으로 조리된 양파와 올리브, 두꺼운 감자 등을 튀겨서 곁들여낸 요리다. 단순해보이는 비주얼이지만, 꼬들꼬들한 대구살이 감칠나게 씹히면서, 정말 맛있게 잘먹었다.

    이 외에도 여러 방법으로 조리한 대구 요리가 있으니, 포르투갈에서 꼭 한번 이상 맛보시라!

     

     

     

    아로스 드 마리스쿠 Arroz de Mari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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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투갈에는 우리에게 딱 맞는 얼큰하고 자박한 국물 요리들도 많은데, 아로스 드 마리스쿠는 그 중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Arroz 란 쌀이고,  Marisco는 갑각류 등의 해산물을 뜻한다.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에 조개•갑오징어•새우 등이 몸을 푹 담그고 있고, 사이사이 야채와 밥이 알맞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국 안에 밥이 들어 있어 자박한 국밥 혹은 죽처럼 보이지만 흐물흐물하지 않으면서도 꼬들꼬들 앂히는 맛이 있다. 또한 상당히 얼큰하다. 물론 우리나라의 청양고추나 고춧가루와 마늘이 팍팍 들어간 탕 종류의 맛을 생각해선 안된다. 새롭지만, 낯익기도 한 이 맛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맵지않은데도 칼칼하고 얼큰할 수 있는 이 마법 같은 맛을 도통 설명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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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저, 밥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다는 것으로 그 맛을 전하고자 한다.

     

     

     

    칼데이라다  Caldeir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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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이 길고 어려워서 괜히 정이 안갈수도 있지만, 포르투갈에서 정말 놓쳐셔는 안될 음식이다. 칼데이라다Caldeirada'솥단지'를 뜻한다. 메뉴에 칼데이라다가 들어가면, 일단 커다란 솥 냄비에 재료를 푹 익힌 뜨끈한 음식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 안의 재료는 해산물, 양고기나 새끼염소 등의 고기가 될 수 있다. '칼데이라다' 뒤에 나오는 단어로 음식의 그림을 유추하면 된다. 비슷한 음식으로는 카타플라나Cataplana도 있다.

    내가 먹어본 칼데이라다는 '칼데이라다 미스타 드 페이스 Caldeirada mista de peixe'로,  설명하자면 '잡고기 매운탕' 혹은 '해산물잡탕밥'정도로 소개될 수 있는 음식이다. 포르투갈에 '복날(伏─)'이 있다면, 이 음식을 먹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 수저만 떠먹어도 몸과 마음을 뜨끈하고 겅강으로 채워주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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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따위의 흰 살 생선, 문어, 오징어, 새우 등의 여러 해산물들이 다양하게 가득 담겨있다. 각각의 해산물들은 푹 익혀져 입에서 살살 녹는다. 감자, 당근, 양파 등의 야채 역시 푹 익혀져 생선 조림 혹은 생태찌개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솥이 제법 크기 때문에, 좀 제대로 한다는 식당에서는 1인분은 좀처럼 팔지 않는다. 거의 2인분으로만 판매하고 있고, 정성과 시간을 들여 조리하기 때문에 단가도 꽤 비싼 음식이다. 하지만, 다른 한 끼를 굶더라도 꼭 한 번쯤은 먹어보길 권한다.

     

     

     

    뽈보 Pol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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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뽈보Polvo'란 문어를 뜻한다. 포르투갈에서도 특히 '포르투' 지역이 다양한 문어요리로 유명하다. 문어를 밥이랑 푹 익힌 Arroz de Plovo도 맛있지만, '뽈보 그렐랴두 Polvo grelhado'야말로 포르투 사람들이 문어를 대하는 기술(?)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이름 자체는 구운 문어요리로서 단순하지만, 그 맛은 단순치가 않다. 문어요리 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문어숙회'를 생각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문어니까 어느 정도 질긴 식감이 나올 거라는 생각을 하고 한입 물었을 때의 그 당황스러움.

    "무슨 문어가 이렇게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거야? 도대체 문어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 " 당황스럽지만 행복한 의문이 연달아 생긴다. 이 요리도 주문을 하고 나오기까지의 시간이 꽤 걸렸다. 그 정성과 기술의 시간이 아깝지 않은 이 문어 요리. 포르투에 갔다면, 꼭 한번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당당히 추천한다! 

     

     

     

    INFORMATION

     

    1. 대구 요리를 먹었던, 서민적인 식당은 Restaurante <O Taxi>
    주소는 Rua Santa Apolónia 10 , 1100-468 Lisboa 

    리스본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음. 

     

    2. '아로스 드 마리스쿠'와 '뽈보 그렐랴두'를 먹었던 식당은 Churrasqueira do infante
    주소는 Rua mouzinho da silveira 20, 4050-414, Porto
    포르투의 동 에리케 광장 동편에 위치.  
     
     

    3. '칼데이라다 미스타 드 페이스(해물잡탕)'을 먹은 식당은 Restaurante Mercado do Peixe 
    주소는 Largo Praça Peixe 1 , 3800-243 Aveiro

    홈페이지는 http://mercadopeixeaveiro.pt
    아베이루 수산물 시장의 2층에 자리하고 있음

     

    지란지교

    지난 수년간 공연장에서 클래식 연주회를 기획하고 살아왔지만, 지금은 아이와 함께 삶을 앙상블하고 있는 아줌마. 특별히 문화와 예술적 시각의 여행을 지향한다.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순간을 더욱 즐긴다. 그곳의 즐거움 뿐만 아니라 아픔까지도 나누고 싶다. http://contenter.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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