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힐링캠프 '플랜테이션'

왓쯔업 써니 201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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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휴양

저절로 힐링이 되는 공간, '플랜테이션'

손쉽게 마주할 수 있던 푸른 하늘이 언제부턴가 반갑게 느껴진다. 미세먼지가 걷힌 하늘을 올려다보니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일산 엠블호텔에 가기 전, 남편이 플랜테이션을 가보자고 한다. 내비게이션에 자동차를 맡겨 보지만, 도무지 있을 것 같지 않은 낯선 곳에 위치한 플랜테이션에 적지 않아 당황했다. 붉은색 벽돌과 커다란 대문을 보니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김주원네 집으로 들어가는 듯 묘한 느낌이 들었다.

플랜테이션은 서울 도심에 인접한 복합문화 휴식공간이다. 계절에 따라 크로커스, 복수초, 라벤더, 메리골드, 백일홍 등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과 잔디밭에서 미니 콘서트도 즐길 수 있다. 알고 보니 플랜테이션은 맘마미아, 힐링캠프, 무한도전, 신화방송, 우리 결혼했어요, 인간의 조건, 남자의 자격 등 촬영 장소로 애용되는 곳이다. 입구에는 매표소가 나오는데 인당 10,000원의 입장료가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플랜테이션 머니'로 이곳 플랜테이션 내에서 현금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이다. 즉 커피를 마시거나, 꽃을 사거나, 식사를 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머니다. 당시에는 티몬에서 할인을 이용해 5,000원에 플랜테이션 머니를 구매했다.

참나무 숲에서 느릿하게 걷기

플랜테이션 정문 매표소를 지나면 분수대가 나온다. 분수대 근처에는 알록달록한 꽃들이 피어있는데 조금 일찍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분수대를 지나면 키 큰 참나무 숲이 나온다. 확실히 공기와 숲의 향기가 참 맑고 좋다. 참나무 숲 초입에는 벤치가 있는데 그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좋고 쉬어가도 좋다. 다만 모기나 벌레가 있으므로 오래 휴식을 취하기는 무리인 듯하다.

참나무 숲과 조그만 오솔길이 끝나면 생태연못이 나온다. 아직 생태연못에는 조형물만 보였다. 연못 근처는 진행 중으로 정리되지 않은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지나면 더 많은 볼거리들이 기다리고 있다.

플랜스테이션 머니 사용하기

생태연못을 벗어나자 메인가든이 나타난다. 가든 위에는 문화예술과 이탈리안 식사, 차를 마시는 복합문화공간, 자운재가 나타난다. 자운재로 들어가니 북카페를 연상시키는 책장과 두꺼운 책들이 있고 낮은 벽 한 켠에는 작가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음료를 주문하는 동안 나는 갤러리를 둘러보며 작품 감상을 해본다. '임근우 작가의 고고학적 기상도라는 그림이 눈에 띈다. 그림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그림 속에도 사랑과 달콤함 그리고 따뜻함이 느껴진다면 난 그런 그림이 좋다.!

플랜테이션 머니로 구매한 커피와 사과주스! 아메리카노 6,000원, 사과주스 4,000원. 결론은 플랜테이션 머니 10,000원을 가지고 있던 나는 자운재에서 다 써버렸다. 다음에서 남은 돈을 사용할 곳이 있을까? 하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즉흥적인 생각으로 말이다.

자운재 앞과 가든 곳곳에는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는데 그중 하나에 걸터앉아 땀을 식혀본다. 커다란 나무 밑에 앉아 있으니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이 상쾌해 진다. 주변을 둘러보니 중년부부가 마주 보며 책을 읽고 있고, 동갑내기 아주머니들은 미뤄둔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제 갓 시작하는 연인들은 팔짱을 낀 채 조심스레 한 발 한 발 내딛고, 아이를 둔 가족들은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거기에 있음을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자운재를 벗어나면 또 다른 멋진 건축물이 나온다. 이 건물은 건축대상을 수상한 것으로 자연 속에서 즐기는 숯불 BBQ 장이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후라 손님은 없었지만 야외 공연 시간대에 맞춰 식사를 즐기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즐기는 글램핑

가스트로를 지나면 노란 잔디가 푹신푹신하게 깔려있는 플레이그라운드가 나온다. 난 이곳을 보는 순간, 내 아이가 걸을 수 있을 때 걱정 없이 놀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것, 덕분에 내가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무한대로 넓다는 것, 동시에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 아기를 둔 가족들이 편하게 놀고 쉬기에 필요한 조건을 다 갖춘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잔디를 폴짝폴짝 뛰며 앞서가니 골프를 하는 사람도,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는 사람도 있고 혹은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벌러덩 누워 낮잠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 끝에 시선이 멈춘 곳은 바로 캠핑장이다.

플랜테이션에서는 글램핑이 가능하다. 글램핑이란 화려하다는 뜻의 'Glamorous'와 캠핑'Camping'을 조합한 단어로 필요한 도구들이 모두 갖춰져 있어 편리하게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비큐도 할 수 있는 시설을 말한다. 약 20동의 데크와 그 위에 마련된 텐트. 텐트는 쉴 수 있는 공간과 의자와 테이블이 마련된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야외 바비큐를 즐길 수 있도록 숯불도 준비되어 있다.

플랜테이션 속 또 다른 정원

플레이그라운드를 돌아 나오는 길에는 가드닝 센터가 있다. 화려하게 장식된 입구에 발길이 멈춰 들어선 곳이었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아기를 안고 있는 우리 부부를 굉장히 반겨주셨다. 자연광이 그대로 내비치는 이곳은 굉장히 따뜻한 곳이었다. 꽃과 나무들이 내뿜는 싱그러움과 주인장의 정성과 손길 하나하나 그대로 느껴지는 장식들.

그렇지 않아도 다육식물을 하나 사려던 참이었는데 주인이 정성껏 기른 이곳에서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화분에 있던 다육식물을 하나하나 구경하니 옆에서 설명도 잊지 않고 해주셨다. 어떤 것이 예쁘고, 어떤 것이 기르기 쉬운지... 번식하는 방법에서 물주는 방법까지 빼놓지 않고 설명을 해주셨다.

남편과 나는 고민을 하다 '을녀심'이란 다육식물을 2,000원에 구매했다. 또 사용할 데가 있을까? 했던 플랜테이션 머니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