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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부다비 해안의 낭만, 로즈워터 레스토랑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5.03.02

    카테고리

    중동, 음식

     

    0 140814 아부다비 해안의 낭만, 로즈워터 레스토랑

     

    사막에서 바다를 보며 식사하는 맛은 어떨까? 상상 못할 뜨거운 열기를 관조하면서 푸름을 내려다보면서 먹는 그런 맛.

     

     

     

    1. 아부다비 주메이라 에티하드 타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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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부다비는 석유로 이룩한 부가 넘치는 곳이다. 섭씨 40도를 가뿐하게 넘나드는 사막에 있기 힘든 초록과 분수의 존재. 바로 석유의 덕이다. 마천루에서 내려다보는 아부다비. 파란 물결이 일렁이는 아름다운 곳. 멀리서 보면 모두 희극인 법. 어딜 보아도 평화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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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으로 치장한 팰리스 호텔 입구가 마주 보이는 이곳은 아부다비 주메이라 에티하드 타워즈. 이 타워즈는 2006년 건설을 시작하여 2011년에 완공되었다. 주메이라 그룹은 두바이에 자리한 국제고급호텔 체인으로, 두바이에는 주메이라 에미리트 타워, 아부다비에는 주메이라 에티하드 타워즈를 가지고 있다. ​바람을 따라 움직이는 사막의 언덕과 와디를 따라 패이던 모래 무덤은 흔적 없고, 여기는 첨단 건축물 다섯 개의 빌딩이 머리를 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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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오란 빛깔이 한가득 일렁이는 주메이라 에티하드 타워즈 1층. 고급 쇼핑몰이다. 해안가 흙먼지뿐이던 곳이 밖은 푸른 바다, 초록 정원으로 꾸며져 있고 건물 안은 금빛과 진줏빛으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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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부다비에서는 6월부터 라마단을 알리는 표식이 여기저기 흔들린다. 라마단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이슬람 역법에서 아홉 번째 달이다. 코란에 계시되어 있는 신성한 달이다. 보통 여름철이다. 한 달 내내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 금식하며 담배도 이성도 멀리한다. 외국인들에게는 많은 업무가 거의 중단되다시피 하는 기간인데다, 너무나 더운 날씨에 휴가차 많이 빠져나가는 이때. 아부다비의 여름이 되면 한산해지는 분위기다. 이슬람 교인들에게는 금욕과 금식의 달이지만 이 부로 채워진 주메이라 건물 속은 조금 예외다.

     

     

     

    2. 아부다비 주메이라 에티하드 타워즈 로즈워터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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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부다비 주메이라 로즈워터 레스토랑. Rosewater, Jumeirah at Etihad Towers. 2012년 우수 레스토랑(Restaurant Awards 2012 Winner Best international)으로 꼽힌 곳이다. 주메이라 Jumeirah (Arabic: جميرا‎)는 아랍어로 아름다운이라는 뜻이다. 주메이라의 로즈워터라면 아름답고 우아한 또는 아름다운 장미 향수 쯤 될까. 라마단이지만 국제 비즈니스 호텔 등의 레스토랑은 낮에도 문을 연다. 이곳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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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막에서 꽃 필 수 없는 장미. 그리고 사막이 솟기 힘든 물. 사막 위에 세워진 가장 찬란한 도시 아부다비에 그 두 가지를 품은 주메이라 뷔페 레스토랑 로즈워터. 아라비안 걸프 코스트가 보이는 전경은 사막인가 싶을 만큼 청빛이 곱다. 외부 테라스에 앉으면 수영장의 푸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저 투명한 유리창 너머는 지금 섭씨 40도가 넘는다. 열사의 도시, 여름. 망설임 없이 시원한 안쪽에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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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근히 바닥으로 깔리는 아라비아 스타일의 음악이 이곳이 중동임을 상기시켜준다. 활짝 웃으며 웰컴 드링크를 놓아주는 스태프. 친절한 스태프의 조용하고 세련된 서비스를 받으며 여유 있게 식사를 할 수 있다. 하얀 린넨 조각을 무릎에 펼치고 통유리 밖의, 분노한 듯 불타는 아랍의 태양빛을 바라본다. 아마 뫼르소는 저 해안에서 있었어도 권총 방아쇠를 당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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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한 실내에서 총 대신 포크를 든다. 랍스터, 게, 스시, 스테이크, 인도 커리나 아라비아 스타일 샐러드, 고기 구이, 사이드 디쉬 등이 한가득 펼쳐진다. 스시 종류도 다양하며 신선한 해산물 요리도 다양하다. 화요일 저녁에는 특별한 해산물의 밤, 이라고 하여 해산물을 강조한 저녁 뷔페를 연다. 양고기 필렛과 연어 스테이크 등 그 자리에서 바로 재료를 구워주며 파스타도 직접 조리해 준다. 셰프가 직접 조리하는 섹션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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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라비아 스타일로 요리한 양고기에 향기 나는 밥, 여기에 애플파이, 바닐라크림 브륄레, 신선한 과일 등으로 식사의 마무리를 할 수 있다. 먼저 식전 빵류. 종류가 참 많다. SunFlower Seed Rolls (Contains Nuts), Sun Dried Tomato and cheese Focaccia 등등. 그리 달지 않은 빵들이 많고 잡곡빵이나 발효빵 중심으로 채워져 있다. 갓 구운 따끈한 빵 들이다.

     

     

     

    3. 로즈워터 레스토랑의 중동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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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어를 전공하고 중동지역에 꽤 머문 분께 아랍 음식에는 무엇이 있느냐 물었더니 구운 고기, 향신료 섞어 익힌 고기, 그리고 약간의 샐러드와 건과일 정도라고. 물론 더 다양하게 많은 음식이 있겠지만 고기는 향신료를 듬뿍 발라서 구워 먹는 편이 일상이란다. 여기도 그러하다. 고기뿐만 아니라 연어 등 생선도 화덕에서 불 맛 좋게 직접 구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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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 국가인 만큼 양고기로 만든 음식이 많다. 스파이시하다. 짭짤하면서 매콤하고 오묘한 향신료 냄새가 난다. 아낌없이 기름을 사용했고 인도의 커리와 크게 구별되지 않는다. 쿠스쿠스와 먹으면 좋겠지만 그냥 먹어도 든든하다.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지만 은근 감칠맛 나고 매콤 짭짤한 맛에 자꾸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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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지역에서 훔무스를 빼놓으면 식탁이 허전할 것이다. 지난번에 아부다비에 왔을 때 훔무스를 처음 맛봤는데, 이런 맛있는 음식이 있다니 하며 감탄하면서 먹었다. 리코타 치즈 등을 좋아한다면 무척 마음에 들 것이다. 병아리콩을 삶아서 엄청난 양의 올리브유를 부어서 만든다. 연성크림치즈 같은 질감으로 페이스트 상태로 먹기도 하고 튀기거나 발라 먹기도. 요거트를 섞어 먹어도 좋고 이런저런 향신료나 허브를 섞어 먹기도 한다. 고소하고 크리미하며 진한 올리브유 맛이 정말 마음에 들어 수저로 치즈 떠먹듯 푹푹 떠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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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샐러드에 국적이 따로 있을까.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섞어 만든 갖가지 샐러드가 있다. Fattoush, Moujadrah(Vegetarian), Pickled Chili & Lime, Bamieh Bil Zeit 등등.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 발사믹 드레싱 등 친숙한 드레싱도 있지만 중동 특유의 허브향이 더해진 드레싱으로 버무려진 샐러드가 많다. 우리나라 장아찌처럼 가지를 통째로 절였다던가 올리브유에 잰 야채들 사이로 구운 생선과 치즈도 섞여 있다.

     

     

     

    4. 로즈워터 레스토랑의 세계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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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음식을 취향에 따라 그 자리에서 조리해 준다. 재료들을 고르면 슥슥 순식간에 완성. 음식은 가장 먹기 좋은 온도가 있는데 뷔페는 늘 그 지점을 놓치지만, 여기는 바로 요리해 주는 편이라 맛이 좋다. 이탈리아 음식이 빠질 수 없지. 펜네, 스파게티, 뇨끼, 페투치니 등등 파스타의 면을 고르면 원하는 소스를 더해 금세 파스타를 완성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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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음식도 많다. 아부다비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며 하급 노동자 또는 의사, 기술자 등으로 일하는 인도인이 무척 많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각종 커리가 즐비하게 놓여있고 탄두리 치킨이나 난 등 친숙한 인도 음식이 많다. 한마디로 향신료 쓴 음식이 많다. 탄두리치킨은 펀자브 지방 음식으로 닭에 각종 향신료와 요거트를 바르고 탄두르라는 화덕에서 구워 만든다. 은근 매콤하다. 민트 처트니 Mint Chutney 커리도 있다. 처트니는 채소에 식초나 향료를 섞어 버무린 새콤달콤한 걸쭉한 소스다. 여기에 Pappadom(Papadum)을 같이 먹는다. 파파덤은 얇게 구운 인도 남부 또는 파키스탄식 곡물 구이다. 렌틸콩이나 병아리콩 반죽 등을 얇고 파삭하게 구워 과자처럼 먹기도 하고 커리 등과 함께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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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리에는 후추를 듬뿍 더해 먹으면 좋다. 몸에 좋은 강황 흡수율을 수백수천 배 높여 준다고. 후추는 인도 반도 서쪽 말라바르 해안에서 재배되었다 한다. 거의 아무것도 재배할 수 없는 사막, 아부다비에서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는 세상이다. 후추는 유럽 같은 기름기 많은, 유지음식 문화권에서 선호한다. 그 옛날 낙타의 등에 실려 왔을 후추, 지금은 흔하게 놓여 있는 향신료다. 한때 황금보다 값비쌌던 향신료를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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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어와 아보카도를 넣은 롤. 날 생선 먹는 걸 혐오하던 사람들이 이제 열광하는 일식. 세계 어딜 가도 일식을 먹을 수 있다. 연어 뿐만 아니라 얇게 저민 날 생선- 스시의 종류도 여러 가지다. 롤뿐만 아니라 대마끼까지. 없는 게 없다. 근데, 이렇게 밥과 함께 말려 있는 김 말고 들기름 발라 살살 구워 살짝 소금 간 한 김에 뜨끈한 흰쌀밥 싸먹는 맛을 알까 싶다. 아무리 이국의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어느 순간에는 집밥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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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음식 모임 곳에 없으면 서운할 중국 음식. 중국식 만둣국인 완탕이 있다. 농심 새우탕면 맛. 사실 감동할 만큼의 완탕은 중국이 아닌 십수 년 전 베트남에서 맛봤다. 우연히 머문 도시 베트남 호이안에서의 새우완탕! 아마 덜덜 떨며 비 맞고 종일 돌아다니다 목을 넘어가는 뜨끈하고 맑은 국물, 낭창한 만두피에 얄밉게도 작은 만두 속의 아쉬움 때문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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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낙 치즈를 좋아하고 기름진 음식도 잘 먹는지라 덥석 집어온 그리스식 무사카 Greek Moussaka. 가지나 감자 등을 기본으로 만드는데, 여기선 구운 가지에 올리브유가 진하게 배인 토마토 소스를 듬뿍 넣고 치즈 얹어 구웠다. 바질이나 올리브잎 등으로 향을 냈는데, 올리브유는 많이 먹어도 보기보다 기름지지 않다. 우리나라 토마토보다 은근한 단맛이 진하다. 허브가 더해진 큐빅 모양의 치즈 Balaldi Cheese with Zaatar 며 병아리콩 페이스트와 섞어 먹어도 맛이 잘 어울린다.

     

     

     

    5. 로즈워터 레스토랑의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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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의 마무리는 곧 디저트의 시작이다. 다양한 치즈가 구미를 당긴다. 아일랜드의 손꼽히는 치즈 밀린스 Milleens, 역시 아이리쉬 치즈로 촉촉하고 부드러운 Cooleeney 등. 보통 코스요리에서 치즈를 많이 먹으면 메인 요리가 별로였다는 의미도 지닌다지만, 워낙 치즈를 좋아해서 그와 상관없이 치즈 맛보기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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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즈뿐일까. 달콤한 디저트 메뉴. 달아서 기함할 만큼 이어진다. 조그마한 미니케잌들, 무스류, 크림들. 중동에서 인기인 대추야자와 견과류들. 치즈. 건과일, 잼 류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Raspberry Mousse Cake, Pista Chocolate, Profiteroles, Apple and Chocolate Cream, pineapple Pannacotta 등등. 애플파이가 특히 맛있다. 농밀한 연성치즈에 녹진한 카라멜을 더하고 고소한 견과류를 더해 만든 디저트는 밥을 먹지 말고 디저트만 먹을걸, 하는 후회를 부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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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과류가 듬뿍 박힌 다크초콜릿과 라즈베리와 건포도가 아낌없이 담긴 화이트 초콜릿. 이렇게나 커다란 볼에 여러 가지 초콜릿이 담뿍담뿍 담겨있다. 내가 초콜릿을 좋아했다면 여기가 천국이었겠다. 게다가 앙증하고 조그마한 타틀렛, 크림 위에 산딸기. 말캉한 슈크림. 한 손가락에 집어 야금야금. 이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눈으로 먹어도 먹어도 다 맛보지 못한 달콤함들. 진득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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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도 없는 디저트. 보드랍고 차가운 크림 위에 새빨간 앵두, 딸기와 복숭아. 여기에 용과니 패션프루트 등 신선한 과일도 한가득 쌓여 있다. 한입 깨어 물면 아찔한 향과 달콤한 과즙이 물씬 퍼져 나온다. 유혹적인 것들이 이렇게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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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를 하면서 바라본 창밖 풍경. 참으로 아름다운 하늘빛 바다, 시원스럽다. 연한 소라빛 하늘이 펼쳐져 있고, 해변의 하얀 파라솔은 느릿느릿 감미로운 노래라도 불러줄 듯싶다. 하지만 열사의 나라. 식사 시간 내내 그 누구도 저 유리창 하나를 건너 나가지 않았다. 보이는 세상과 실감하는 세상은 엄연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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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를 마치고 나온다. 1층 로비. 사막 위에 검은 금으로 지어올린 빌딩은 찬연하다. 거상이 지났던, 낙타가 지났던 과거 어느 모래 구릉도 그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 못하다. 바람이 쓸어내린 만큼 변하였다. 이런 곳을 디디고 서면 궁금해진다. 수백 년 뒤 이곳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까. 그때 남은 쇠락의 흔적으로 이때 찬연했음을 얼마나 드러낼 수 있을까.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사막 한가운데, 바다를 바라보며 낭만적인 식사를 다시 한번 새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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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Rosewater, Jumeirah at Etihad Towers 

    - 영업시간 : 6:30~11:00, 12:30~15:30, 19:00~23:00

    - 주소 : Podium Level 2, Jumeirah at Etihad Towers, Ras Al Akhdar, Abu Dhabi, UAE

    - 전화번호 : +971 (02) 811-5666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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