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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농촌체험기(wwoof), 사과주스를 만들어보아요!

    홍 2014.10.03

     

    독일 전원 지역에서 체험하는 독일문화

     

     

    진짜 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나는 그 나라의 시골을 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도시에서의 문화도 많이 느낄 수 있지만, 시골은 아직 현대화되지 않은 그 나라만의 정겨운 문화가 남아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나 또한 베를린에 거주하며 독일 문화를 많이 느끼고 배웠지만, 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정겨운 시골 체험을 꼭 해 보고 싶었다.
    마침, 농촌체험을 신청할 수 있는 wwoof 웹 사이트를 알게 되어 체험할 수 있는 농장을 찾아 신청했다.
    다행히 농장주인은 곧 사과주스를 만들어야 한다며 오고 싶다면 와도 된다는 답 메일을 보내왔고, 나는 사과주스 만들기 체험을 하러 떠났다.

    내가 체험하러 간 농장은 베를린 외곽 지역 브란덴부르크 지역에 위치한 작은 도시 앙게르문데(Angermünde)라는 곳이였다.
    브란덴부르크는 베를린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인데, 베를린을 서울에 비교하자면 브란덴부르크는 경기도에 비교할 수 있다.
    이곳 역시 교통이 잘 되어있어 RE라는 지역열차를 타고 약 40분 정도 가면 Angermünde역에 도착할 수 있다.

    브란덴부르크 지역에 대해 잠깐 언급하면, 베를린과 매우 가까이 위치하고 있지만 드넓은 자연지대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브란덴부르크에서는 주로 하이킹 혹은 승마 카누 등 다양한 아웃도어 스포츠와 시골의 정겨운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럼, 특별했던 독일 시골체험을 보여드릴게요.

     

    Angermünde 001

    Angermünde 002

     

    이곳은 세 가족이 한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독특한 가족문화를 가진 곳인데,
    얘기를 들어보니 오랜 친구들끼리 모여 함께 농장을 구입하고 10년 동안 꾸려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런 곳도 있구나 하고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일주일 동안 있으면서 서로 가족처럼 지내는 모습을 보고 나 또한 나중에 좋은 친구들과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함께 지내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보였다.

    이곳에 온 이유는 사과주스를 함께 만들어 보기 위해서였다.
    이 지역에는 사과가 정말 많아 겨울을 위해 어느 정도의 사과를 지하 저장창고에 저장해 놓고 나머지 사과들은 주스를 만들어서 저장해 놓고 겨울 내내 마실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겨울이 일찍 오는 지역이어서 그런지 이들은 9월 초부터 겨울나기 준비에 들어간다.

     

     

    Angermünde 101

     

    사과를 따러 가는 길에 아이들도 모두 함께 참여했다.
    트럭에 타고 함께 사과를 따러 가는 길이 무척이나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었는데, 자연 속에서 배우고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나무에서 바로 따서 저렇게 사과를 바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도시에서 자란 나에게는 낯설면서도 많이 부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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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내 먹을 사과는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미리 하나씩 다 따 놓은 상태였고, 이 날은 남은 사과를 모조리 다 따는 날이었다.
    그리고 남은 사과를 쉽게 따는 방법은 저렇게 나무에 올라가 나무를 마구 흔들어 대는 것이다.
    그러면, 마치 사과 비가 내리는 것처럼 사과가 우수수수수 떨어진다. 정말로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신이난 아이들은 상자를 머리에 쓰고 나무 아래서 사과 비를 맞겠다고 나서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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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지천에 깔린 게 다 사과다. 그런데 저 모든 사과들이 고작 사과나무 한 그루에서만 떨어진 사과였는데,
    우리가 수확한 사과는 총 7그루 정도? 그럼 대략 어느 정도의 사과를 수확했는지 짐작이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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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확한 사과가 정말 많았다. 수확하다가 입 심심하면 한입 베어먹고, 목마르면 또 다른 사과 한입 베어먹고를 반복했는데
    아마도 태어나서 가장 많은 사과를 먹은 날이었던 것 같다.

     

     

    그럼 이제 수확한 사과로 주스를 만들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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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장 먼저 사과를 씻는다. 사과는 큰 통에 넣어 빗자루로 쓱쓱 씻는다.
    왜냐면 저 많은 사과를 하나씩 일일 이 씻다간 주스를 만들기도 전에 쓰러져버릴 거다.
    나무에서 딴 사과를 그냥 손으로 한번 문지르고 먹는 곳이기 때문에 저렇게 씻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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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과를 간다. 사과 한 상자를 통에 넣고 잘 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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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전통 사과주스 기계에 갈아진 사과를 잘 넣는다.
    사과주스 기계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것으로 나무로 만들어져서 많은 양의 사과주스를 짤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장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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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잘 넣은 사과 위에 천을 덮고 잘 눌러준다.
    조금만 눌러도 아래로 저렇게 순수 100% 사과주스가 쭉쭉 나온다. 맛은 정말 최고!
    사과주스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 천연 사과주스의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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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어느 정도 손으로 누르다가 더 힘껏 짜기 위해서 무거운 나무를 얹고 나사로 조이는 것처럼 위에서 마구마구 조인다.
    그럼 정말로 사과주스가 폭포처럼 흘려 내려온다. 사과 비 다음으로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그리고 저렇게 만든 사과주스가 한 800리터는 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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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행복했던 순간. 주스 만들기를 마치고 사과주스와 함께 사과파이를 먹는 시간이었다.
    모두 일을 마치고 함께 하는 순간이어서 그런지 더욱 행복했고, 무엇보다 꿀맛 같은 주스와 파이의 맛이 일의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이번 일주일 동안 농장에 머무르며 독일문화체험을 정말 제대로 한 것 같다.
    사과주스 만들기 외에도 독일 전통 빵 만드는 법, 잼 만드는 법등도 배워볼 수 있었던 행복했던 일주일이었다.
    그리고 독일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를 생활을 통해 더 많이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또한 이런 독일의 전통 생활방식을 여전히 이어가고 있는 젊은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본받을 점이 많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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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베를린으로 돌아올 때 자두 쨈을 감동의 메시지와 함께 선물 받았는데,
    자두 쨈이 너무 맛있다고 아침 먹을 때마다 얘기했더니 그걸 기억하고 한 병 싸주신 거였다.
    역시 시골 인심이 좋다는 건 세계 공통인가 보다.
    특별한 독일 문화체험을 하고 싶다면, wwoof를 통한 농장 체험을 적극 추천한다.

     

     

    INFORMATION

    Wwoof Germany: http://www.wwoof.de/

    wwoof 는 전 세계적으로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각 나라마다 웹사이트를 가지고 있으며,
    그 나라 웹사이트에서 회원가입 후 연회비 (독일의 경우 18유로)를 지불하면 사이트에 등록되어 있는 그 나라 모든 농장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wwoof 체험은 하루에 4~6시간 동안 그 농장의 일을 하며 함께 지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숙식은 무료이다.

     

     

     

    홍

    현재 베를린에서 어학연수생으로 머물고 있지만 여행카페와 블로그 그리고 한국 모 잡지 의 베를린 해외통신원으로 활동하며 현지인만 아는 특별한 장소를 소개 해 오고 있다. 디자인을 전공하였지만 디자이너로 일은 안하고 다른 문화, 언어, 사람들을 새롭게 알아가는 것에 푹 빠져, 대학시절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일본, 미국, 터키, 그리스, 아프리카를 누비며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배우고, 성장한 1인 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녀의 문화예찬 꿈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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