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 메뉴 바로가기
  • 하단 바로가기
  • '로댕'의 손 끝에서 만들어진 세계

    리즈 리즈 2010.07.21

    카테고리

    한국, 서울


    사실 로댕은 이곳 저곳에서 만나기 쉽지요.

    학교 다닐 때 미술 책에서 로댕의 을 숱하게 봤고,,,

    시청역에 있는 삼성 건물의 조각품으로 로댕을 만나기도 했죠.



    종영한 드라마 '마왕'에서는 로댕의 이 주 Key가 된 적도 있으니...

    사실 로댕과는 이미 오랜 시간 만나왔다고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그렇다보니.

    이번 전시가 다른 전시에 비해 관심을 받기 힘든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최근 어떤 회화 전시보다도 만족스러운 전시였음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로댕의 작품들은 공부를 하고 가서 보시면 더 즐거운 관람이 될 수 있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거든요.



    그 내용을 모두 알고 가서 보면, 그의 세계를 더 깊고 풍부하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로댕전에 대한 전시소개 잠시 하고 제가 만난 그의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 할까 합니다.








     

     

    로댕의 세계



    전시회를 가서 보면 로댕의 손 끝을 따라 만들어진 그의 조각은 마치 그의 세계처럼 느껴집니다. 고통스러워하는 인간. 사랑하는 연인. 허무와 죽음 앞에 놓은 쓸쓸함과 처연함. 그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 세계와 비슷하지만. 그것을 섬세하게 묘사한 조각 앞에서 다시 말을 잃게 됩니다. 현실감이 넘치는 순간이지요.



    이번 로댕전을 주목할 만한 이유는 대표작 180여점을 볼 수 있는 전시라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유수의 작가들의 작품전을 보아왔지만, 대개 좋은 작품은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이번 로댕전에선 볼 것도 느낄 것도 많습니다. 또한 연대기적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 로댕의 예술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입니다.



    특히 이란 작품은 로댕의 대리석 작품 가운대 진수로 꼽히는 작품이라 하네요. '신'의 존재를... 종교를 통해서 믿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이 공고하게 만들어진 세상의 시작과 그 끝엔 '신'이라는 존재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에 대한 경외감. 그리고 인간이라는 한계를 통해 느끼는 신에 대한 두려움.

    그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능이 아닐까도 생각해봅니다.



    '손'이라는 특정 대상을 통해 신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단단한 대리석을 가지고 묘사된 자세한 손에도 탄성이 나오지만

    저 손 안으로 탄생하고 있는 男과 女로 추정되는 인간의 몸짓이

    진심으로 로댕이라는 작가가 무서운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칼레의 시민



    칼레의 시민을 아실겁니다.






    백년 전쟁 당시 프랑스의 한 도시였던 칼레는 1년 여간 영국군에 대항하다 결국 항복을 선언합니다. 영국의 왕 에드워드 3세는 칼레의 모든 시민을 죽이려고 했지만, 다른 조건을 제시합니다. '모두가 살기 위해서는 여섯명이 죽어야 한다.'


     '외스타슈 드 생 피에르'라는, 칼레에서 가장 부유했던 사람이 교수형을 자처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를 따른 사람들은 시장이고 상인이고 법률가였던 칼레의 상류층이었습니다. 그러다 이들이 처형되려던 마지막 순간에, 에드워드 3세가 임신한 부인의 간청을 듣고 살려주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높은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



    하지만. 로댕이 만든 위의 청동상은 영웅이 아닙니다. 다른 영웅들이 그런 것처럼 높은 곳에 있는 것도 물론 아닙니다. 목숨을 내놓은 인간이 가지는 두려움과 공포. 그들은 영웅이 아니고 시민이기 때문이고. 그들의 희생정신이 빛날 수 있었던 것은 로댕의 인간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이 앞에 서면 이들의 두려움이 담긴 한숨이 들리는 것만 같은 것도 위와 같은 이유겠지요.


    로댕이 위대한 조각가인 것은 잘 다듬어진 아름다운 조각물에서 그치지 않고 철학과 사고를 바탕한 조각이기 때문입니다. 칼레의 시민을 통해 그의 신념과 조각에 대한 철학을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지옥문


    '지옥문'은 프랑스 정부의 의뢰를 받아 제작되었는데 자그마치 40년을 이 작품을 만드는데 시간을 보냈다니, 정말 놀랍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거대하고 아름다운 작품은 우리가 아는 수많은 작품들의 총체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나 도 이 작품을 통해 탄생된 작품이지요. 이번 전시회에서는 특히 석고로 만들어진 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 많이 본 작품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책을 통해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은 차이가 있더군요. 채색 석고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몹시 단단하고, 섬세합니다. 그리고 360도의 어느 면도 볼 수 있다는 것이 회화와는 다른 매력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보면, 발끝, 손끝, 잘게 쪼개진 근육과 섬세한 얼굴표정까지.. 잠시 시간과 공간을 잊어버리고 이 작품을 보게 합니다.


    이 작품은 로댕도 무척 사랑한 작품으로 알려져있는데요, 로댕이 죽은 후 이 작품을 묘에 함께 놓아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지옥의 문 위에서 아래의 절망과 욕망 등 다양한 인간의 고통스러운 모습 속에서 끝낼 수 없는 삶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죽음 앞에까지 이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절망이나 아담, 이브 등을 보면서 섬세하고도 그가 생각한 지옥문에 대해 몹시 경외감이 듭니다.


     

     

     

    로댕에 대해서


     



    1840년에 태어난 로댕은 37세가 되어서야 조각가로서 인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늦은 나이지요. 라는 작품이 너무 섬세한 나머지 "모델의 몸에서 주물을 뜬 작품"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고 하니. 그의 재능을 다시 느낄 수 없게 없었겠죠.


    아름다운 남자의 몸을 세세한 근육과 뼈까지 나무랄 데 없이 조각해 놓은 또한 이 작품전에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왼손을 머리에 짚고, 오른 손은 가볍게 주먹을 쥐고 허공을 감은 채 응시하는 듯한 청년과 소년사이의 남자. 무언가를 회상하는 듯한 그의 표정은 몹시 쓸쓸하면서도 감정으로 가득차있습니다. 주물을 뜬 작품이라는 논란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류 조각가 '까미유 클로델'

     




    네이버에서 이 여인을 검색하면 '1887 로댕 아틀리 제작 조수' 라고 경력이 나옵니다. 쓸쓸한 일입니다. 제가 본 까미유 끌로델의 작품은 로댕에게서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 훌륭한 조각가였기 때문입니다.


    까미유 끌로델은 스무살에 마흔 네살의 로댕을 만납니다. 로댕은 꽃같은 천재 조각가인 끌로델을 보고 사랑에 빠지고, 아마 끌로델 또한 그의 천재적인 재능과 원숙한 남자에 끌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로댕에게는 로즈라는 여인이 이미 있었죠. 그리고 이후에는 이 여인이 로댕의 아이를 낳고 결혼까지 하기에 이릅니다.


    끌로델의 심경은 그야말로 복잡했을겁니다. 남자와 스승이었던 로댕의 사랑을 독차지 할 수도 없고. 끊임없이 동시대의 조각가로써 그와 비교당해야 하는 숙명. 아마 로댕이 아니었더라면 훌륭한 조각가로 남았을지도 모르지요.


    끌로델은 결국 정신적인 문제로 정신병원에서 쓸쓸하게 삶을 마감합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어머니의 사랑도 받지 못했다고 해요. 왠지 철저히 혼자인 채로 삶을 마감하는데. 79세의 삶 중에 30년을 정신병원에서 살았다고 하니... 죽어서도 로댕 박물관에 자신의 작품이 전시되고, 해외의 전시전에도 로댕의 전시전의 한 섹션으로 등장하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러니 여기서 조각가 끌로델의 작품을 하나  보죠.






    '왈츠'라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로댕의 입맞춤보다 더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남자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여자의 얼굴. 여자의 어깨에 키스하는 남자의 표정은 진중하고도 매력적입니다. 그녀의 긴장한 등줄기와 곧게 남자와 잡은 손. 남자의 섬세한 뒷태와 떨어지는 듯한 드레스 자락이 왈츠의 한 순간을 잘 잡아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남자와 맞잡은 그 손에서 풍기는 사랑.


    까미유의 작품들을 보면 대개 사랑을 몹시도 갈망하는 여성이나 애원하는 듯한 작품들이 많고, 대게 사랑하는 연인들에 대한 묘사 또한 애틋하고 마음이 아릿합니다. 그녀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지요.

    하지만 이 라는 작품에선 흐르는 듯한 리듬에 몸을 맡긴 연인의 사랑과 진지함이 몹시도 따뜻하게 느껴져서.. 왠지 좋네요.





     ┃ 리뷰 마무

     




    로댕전에 가시는 분들이 로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알고 가시면 더 좋을거라는 생각입니다.

    덕수궁에 가는 길 뿐 아니라 그 곳에도 무척 볼거리가 많으니,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가시는 것도 무척 좋으리라 생각이 되는군요.



    지금은 하지 않지만...

    미술관 앞마당에 전시되었던 '2010 미술관 봄나들이 '환상동화' 展'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소 무서운 전시품들이 많아서, 위의 정도 사진만 찍어왔네요.






    사그라드는 꽃을 보며 다시 까미유 끌로델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댕의 작품은 너무도 아름답지만. 그의 철학도 우리를 생각하게 하지만.

    불쌍한 그의 어린 연인에 대해서는 다시 쓸쓸하고

    또 괜히 그녀대로 진지한 평가를 받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함마저 듭니다.



    어느 여름 오후에...

    그가 만들어낸 세계와 여전히 그의 세계에서 숨쉬고 있는 그녀를 만나러 가보시는 건 어떨까 싶네요.



    리즈

    보고, 듣고, 마시고, 먹고, 읽고, 느끼는 수동적인 즐거움을 몹시도 즐깁니다. 수동적인 즐거움을 만나기 위한 능동적인 그 어떤 행위도 좋아합니다. 이를테면 여행 같은 게 있을까요? 제가 만난 그 수동적인 즐거움을 함께 느껴보시죠..ㅎㅎ--------------------개인 Blog : http://blog.naver.com/godfkzp

    같이 보기 좋은 글

    서울의 인기글

    리즈 작가의 다른글

    전체보기

    SNS 로그인

    복잡한 절차 없이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댓글을 남겨보세요!

    겟어바웃 에디터라면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