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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명한 가을 하늘, 태안반도로 떠나보자

    토종감자 토종감자 2014.09.19

    카테고리

    한국, 충청, 풍경, 가을

     

    국내 유일의 해안국립공원, 태안반도 어디로 갈까?

    바다와 사막, 습지, 산이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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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창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왔다.
    햇살은 밖으로 나오라고 화사하게 미소 짓고, 선선한 바람은 어서 나가 보라고 등을 떠민다.
    그래. 이렇게 날 좋은데, 집에만 있을 수 없지. 그런데, 어디를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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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바다?

    그래, 바다. 곧 물속에 발 담그기 꺼려질 계절이 올 텐데, 최대한 즐겨줘야지. 아직은 비릿한 내음 섞인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바다로 가자. 그래서 우리는 서울에서 두 시간 남짓 운전을 하면 다다를 수 있는 청정 해변, 태안 해안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갈 바다 여행지는 너무나 많지만, 그중 수도권에서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여행지 태안. 국내 유일의 해안국립공원이라 맑고, 깨끗한 태안에는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안면도를 비롯해, 청정하고, 아름다운 여행지들이 많이 몰려 있다.

     

     

    Day 1

    태안반도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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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으로 가는 길. 햇살이 이렇게 화창할 수가 없다. 푹푹 찌던 공기는 청량하게 맑아졌고, 하늘도 푸르른데, 곳곳에 꽃까지 만발해 있다. 작은 벌 한 마리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인지 일하는 것도 잊은 채, 꽃잎에 앉아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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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각시 나방도 겨울이 오기전 열심히 꿀을 먹어 두려는지 바쁘기 그지없다. 박각시 나방은 복슬복슬하고, 엄지 손가락만큼 커다래서 간혹 벌새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벌새가 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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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 가을에 가장 기분 좋은 풍경은 바로 노랗게 익어가는 들판이다. 서서히 황금빛으로 변해가는 들판을 보니 저 쌀이 다 내 것은 아니지만, 웬지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

     

     

    Destination 1. 서산 버드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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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은 서울에서 갈 때는 서산 IC를 거쳐 가도 되지만, 우리는 염두에 두었던 몽산포 해수욕장이 해안국립공원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었으므로 홍성 IC를 거쳐갔다. 전에 안면도 가는 길에 봐 뒀던 서산 버드랜드도 들러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알록달록한 피라미드와 흰 탑은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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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새는 보통 겨울에 오지만, 철새의 계절이 아니라고 해서 이곳에 볼 것이 없는 건 아니다. 새 모형을 전시해 놓은 철새 박물관이 있어서, 이 지역에 어떤 새들이 서식하는지 배워볼 수 있었다. 또 그간 이름만 들어본 새들을 모형으로나마 가까이 볼 수 있었는데, 기러기와 두루미가 이렇게 엄청나게 큰 새 인지 몰랐다. 특히 이 부근에 산다는 검독수리는 날개를 펼치면 그 길이가 2m가 넘어간다. 내 키 보다 훨씬 큰 독수리가 머리 위로 가까이 날아가면 조금 무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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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새는 없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이곳에 와야만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바로 아름다운 꽃밭이 그 한 가지. 꽃이 워낙 많아서 그냥 앉아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힐링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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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한 가지는 간척사업으로 담수호가 된 천수만을 배경으로 펼쳐진 푸른 들판. 철대 탐조대에서 천수만 주변으로 몰려드는 새들은 물론, 사방으로 확 트인 황금들판의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INFORMATION

    주소 :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천수만로 655-73
    전화 : 041-664-7455
    입장료 : 어른 3,000 / 어린이 1,500
    홈페이지 : http://www.seosanbirdland.kr/cbr/main.do?mc=00000000&sys=KO

     

     

    Destination 2. 천리포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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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원래 몽산포 해수욕장을 생각하고 왔는데, 유명세 덕분에 주말에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성수기때와 비할 바는 아니지만, 조용한 시간을 갖고 싶었던 우리는 계획을 급변경! 몽산포보다 조금 위쪽에 있는 만리포로 향했다. 그러나 역시 그곳도 마찬가지. 기왕에 여기까지 올라온 것, 더 위쪽 천리포 해수욕장은 어떨까? 궁금해서 살짝 구경을 갔는데, 바로 여기가 오늘 우리가 원하던 조용한 해변이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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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리포나 몽산포처럼 길이가 긴 해변은 아니지만, 오히려 모래사장 폭은 더 넓다. 게다가 잘 알려지지 않은 덕분에 주변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던 것. 조그마한 해변에 맑은 물이 모래 위로 찰랑이고, 그저 갈매기들만 쉬고 있을 뿐, 사람의 발자국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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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의 오른쪽 끝에 항구가 있는데, 그 뒤쪽으로는 갯바위가 이어져서 갯바위 낚시도 함께 즐길 수 있겠다.

     

     

    Day 2

    Destination 3. 신두리 해안 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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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 날은 물놀이와 해루질, 갯바위 낚시 등으로 바다를 실컷 즐겼다면, 이튿날은 태안 내륙의 색다른 모습을 구경해 보자.
    그 첫 번째로, 사막 구경.
    아니? 우리나라에 사막이 있다고?
    신두리에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해안 사구는 진짜 사막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뜨거운 햇살과 숨막히는 열기 없이 사막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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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두리 해안사구는 해류에 의하여 밀어 올려진 모래가 쌓여, 그곳에서 오랜 세월 바람을 맞으며 구릉 모양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해변을 따라 약 3.4km 정도가 사구인데, 그중 원형이 잘 보존된 북쪽 지역은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사구식물과 멸종 위기 동식물을 볼 수 있다.

     

     

    Destination 4. 두웅 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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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고즈넉한 풍경이 아름다운 두웅 습지가 있다.
    모래언덕인 사구의 뒤쪽으로는 습지가 생기기 마련인데, 두웅습지는 이런 사구습지의 전형적인 예이다. 사구로 인해 생긴 습지를 다 사구습지라 부르지만, 호수처럼 항상 물이 고여 있는 곳은 두웅습지가 유일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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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고 예쁘긴 한데, 뭔가 평범한걸? 연꽃이 있는 7-8월에는 더 아름다웠을 것 같다.
    그냥 보기에는 작은 규모의 평범한 습지 같아 보일지라도, 이곳은 해안사구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서, 창녕 우포늪, 전남 순천만 등과 함께 우리나라에 18개 있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어 있다.

     

    INFORMATION

    람사르 협약

    농지 확장, 갯벌 매립 등으로 세계적으로 50% 이상의 습지가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태,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커다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습지를 보전하고, 현명한 이용을 유도하고자 3-4년에 한번씩 국제 총회를 열어 세계 중요 습지를 람사르 습지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159개국이 이 협약에 가입되어 있고, 우리나라는 1997년에 가입했습니다. (위키피디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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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로가 나 있어 걷다 보니 여기저기에 작은 개구리들이 눈에 띈다.
    일반 습지와 다르게 바닥이 모래로 되어있고, 바닷가에 가깝지만 사구 덕분에 바닷물이 전혀 침투되지 않아 100% 담수로 이루어진 습지라고 한다. 이곳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금개구리와 맹꽁이, 표범장지뱀 등이 사는데, 그중 금개구리가 이곳의 상징인 가보다. 입구에 커다란 금개구리 동상이 있어서 만지면, 복이 온다고 게다가 화장실도 개구리 모양이다. 개구리가 눈에 띌 때마다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등에 금빛 줄이 세로로 두 개 있는 금개구리는 한마리도 없네. 멸종위기라고 하더니 개체 수가 얼마 되지 않는 모양이다.

     

     

    Destination 5. 태안 마애삼존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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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둘러볼 곳은 태안을 은은한 미소로 지켜 주고 있는 마애삼존불상.
    백제시대의 마애 불상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국보 307호이다. 태안의 백화산 봉우리 아래 있는 태을암이라는 사찰 안에 모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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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산 봉우리 아래 큰 암석의 동쪽 면에 새겨진 삼존불은 원래 무릎 아래가 땅에 묻혀있었는데, 1995년 발굴하고 아래쪽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보호각을 지어 건물 내부에 있는데, 우리는 그걸 몰랐기에 밖에 있는 대형 암석을 찾아 사찰을 돌고 돌아 저 위쪽 등산로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다는...

    삼존불은 얼굴 부위가 많이 마모되어 처음에는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보다 보니 조금 특이한 구석이 있다. 보통 가운데 불상이 가장 크고, 양쪽으로 작은 보살이 보좌하는 게 아닌가...? 나중에 찾아보니 이 희귀함 때문에 그 가치가 크다고 한다. 보통 가운데 부처인 본존불이 있고, 양쪽을 보살이 보좌하는데, 이것은 조그마한 관음보살을 우람한 약사여래와 석가여래가 양쪽에서 보좌하는 파격적인 형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불상 아래 백제시대의 연화대좌가 확인되어 6세기 즈음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 초기의 불상이라고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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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위에 있어 한낮의 해가 한풀 꺾여 시원해질 무렵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이다. 차로 사찰 입구까지 갈 수 있고, 사찰 뒤쪽으로는 등산로가 이어져 오후에 간단히 트래킹도 할 수 있다. 사찰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태안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바다, 산, 사막, 습지 등 다양한 자연 환경을 두루 구경할 수 있는 태안.
    가을 바람 솔솔 부는 이번 주말, 태안 여행 어떠신지?

     

     

     

    토종감자

    티스토리 우수블로그 '토종감자와 수입오이의 여행노트’ www.lucki.kr 을 운영하고 있다. 2004년부터 세계를 유랑하고 있는 유목민으로 한국일보 여행 웹진, 월간 CEO, 동원블로그, 에어비엔비, 투어팁스, 서울대치과대학 소식지 등 온오프라인 여러 매체에 여행칼럼을 기고했다. 도시보다는 세계의 자연에 관심이 많아 섬여행이나 오지트래킹, 화산, 산간지역 등 세계의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닷 속 이야기를 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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