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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월愛, 나가사키

    초이Choi 초이Choi 2014.10.17

    카테고리

    일본, 음식, 휴양, 풍경, 가을, 큐슈

             

    두 번째 큐슈 여행, 나가사키

     

     

    일본은 주말을 이용해 혼자 여행 가기에 탁월한 곳이에요. 마침 가는 곳이 큐슈라면 비행기로 딱 한 시간만에 도착할 수 있어요. 비행편이 좋으면 김포에서 출발할 수도 있구요. 큐슈는 지난 5월, 할머니와 벳푸, 유후인을 다녀왔는데 어휴, 2박 3일 황금연휴의 온천여행이란 2배의 비용을 지불하고 2배의 많은 사람들을 헤치고 다니며 2배의 피곤을 유발하는 여행이었어요.

     

    여튼 땡처리닷컴에서 10월 연휴 기간의 나가사키 항공권을 발견하고 이곳이 어디인지 상관치 않고 티켓팅을 하였어요. 그 후에야 공부를 시작합니다. 키워드는 짬뽕, 카스텔라, 개항기, 료마 그리고 원자폭탄. 료마전이라는 대하사극을 몇화 보는 것으로 역사 공부는 대신했어요. 그리고 왜 일본 정부는 히로시마에 폭탄을 맞고도 항복하지 않았는지, 우리나라와 일본의 개화는 같은 시기에 이루어졌는데 왜 결과는 엄청난 차이가 나는지, 이런 이야기들은 인터넷에서 친절하게 알려주었지요.

     

    INFORMATION

    진에어 http://www.jinair.com/
    나가사키 주3회 수/금/일 운항 24-33만원대(택스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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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소 Casa noda 옥상에서 보이는 나가사키 시내, 노면전차 1일권은 500엔이에요.

     

    INFORMATION

    호스텔카사노다 http://casanoda.jp/korean/
    도미토리 2400엔, 트윈룸 6천엔 나가사키역 도보5분

     

     

    1. 1일 1천 엔의 행복

     

    나가사키시의 규모는 우리나라 여수나 통영쯤이라고 해요. 분위기는 옛날 부산과 정말로 비슷하다고 하구요. 작은 항구도시에 언덕이 많고 그 위로 다닥다닥 집들이 붙어 있어요. 지하철 대신 노면전차가 땡땡 종소리를 내며 다니고 항구에는 멋진 테라스가 있는 카페와 미술관이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일본 사람들 답지 않게 눈 마주치는 이마다 인사를 해줘요. 물가도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합니다. 훌륭한 런치세트가 600엔, 공항 왕복버스는 1200엔, 유명 관광지의 입장료는 2-400엔밖에 하지 않아요. 하루 종일 배불리 먹고 돌아다녀도 5천엔을 쓰기가 힘듭니다. 음식값을 빼고 1일 1천엔이면 알차게 하루를 보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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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지마워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기 좋은 곳이에요. 하루는 쨍한 테라스에, 하루는 태풍 전야의 빗속에 앉아 있었는데 둘 다 좋았어요.

     

     

    2. 자전거 섬투어와 온천, 이오지마

     

    진에어는 이른 아침에 도착해 이틀 밤을 자고 저녁 늦게 나오는 황금 스케줄을 가지고 있어 꽉 찬 2박 3일 여행을 할 수가 있어요. 공항에 도착해 바로 나가사키역으로 간 뒤 미리 예약한 셔틀버스를 타면 이오지마라는 작은 섬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야스라기이오지마리조트의 리셉션에서 300엔에 전동 자전거를 빌려 섬구경을 하구요, 750엔에 바다가 보이는 노천탕을 즐길 수 있어요. 노곤한 몸을 이끌고 나와 다시 나가사키역으로 돌아가는 셔틀버스를 타기까지는 무료 휴게실에서 쉬면 되는데, 무려 내 호텔방처럼 바다가 보이는 다다미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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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 밖에서 사온 편의점 도시락을 싸가지고 으쌰으쌰 전망대까지 올라가다 포기, 버스정류장 그늘에 앉아 먹었어요.
    그리고 사진 속 해변은 관상용이에요. 다가가면 조금 실망합니다.

     

    INFORMATION 

    야스라기이오지마리조트 http://www.ioujima.jp/
    홈페이지에서 셔틀버스 예약필수, 전동자전거 2시간 3백엔, 온천 750엔

     

     

    3. 나가사키 짬뽕 

     

    나가사키역 아뮤즈 쇼핑몰 5층 푸드코트에는 그 유명한 나가사키 짬뽕을 파는 중국음식점이 있어요. 중화 거리의 중식당들도 훌륭하지만 나가사키 짬의 맛은 신선한 해물과 야채에 있기 때문에 맛이 가게들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먹어본 소감이라면 어랏? 짬뽕이 원래 맛있는 음식인가? 사실 한국에서 짬뽕을 잘 먹지 않아서 맛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거 정말 대단히 맛있는 음식이구나- 쉽게 표현하면 와- 대박! 이었습니다. 진하고 구수한데 시원하고 라멘보다는 안느끼하고 해물과 야채가 매우 신선해요. 확실한 건 나가사키 짬뽕 라면 맛과는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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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로 볶음밥과 탕수육만 먹어서 짬뽕 맛을 잘 모르지만 나가사키 짬뽕은 최고~!

     

     

    4. 부드러운 카스테라 

     

    아뮤즈 쇼핑몰 1층에는 400여 년 전통의 후쿠사야 카스텔라를 팔아요. 마침 선물하기 좋게 큐브 모양으로 나누어 포장되어 있습니다. 카스텔라 또한 한국에서 즐겨먹는 음식이 아닌지라 그냥 빵이겠지 하고서 몇 개를 샀어요.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하나를 까먹었는데 와- 대박! 이거 뭐야. 합니다. 카스텔라 사러 나가사키 한 번 더 가야겠어요. 흔히 3대 카스텔라의 2등인 분메이도와 3등 쇼오켄은 1등 후쿠사야와도 우주만큼 맛의 차이가 난다고 해요. 공항에도 팔겠지 했는데 쇼오켄만 팔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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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쥐 모양으로 알아보는 후쿠사야 카스텔라 1큐브당 2조각이 들어있고 약 3백엔

     

     

    5. 특별한 기모노체험 

     

    데지마라는 민속촌에서 1천엔에 기모노를 빌려 입을 수 있어요. 적극적인 사장님 덕에 쪽머리에 머리장식도 해야 해요. 이른 오전의 데지마에는 아무도 없어서 아이폰을 세워두고 곳곳에 숨어 사진찍기 놀이를 할 수 있었답니다. 1천엔이라는 싼 가격에 이런 예쁘고 빳빳한 기모노라니 전 일본을 다녀봐도 아마 다시없는 가격일 거예요. 그런데 두 번째 밤 잠을 잤던 카가미야 게스트하우스에 아침부터 일본인 아가씨들이 모여듭니다. 이곳은 특별한 날을 기념해 기모노를 입고 헤어, 메이크업까지 맞춘 뒤 전문 포토그래퍼가 따라다니며 화보를 만들어주는 곳이었어요. 이를테면 스물다섯살 생일이라던지, 여고졸업 10주년 같은 날인가봐요. 우리나라도 이런 문화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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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가미야에서 화보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아가씨, 다음 타임의 손님들은 그녀의 동창들이었나봐요. 얼싸안고 반가워하더라구요.
    네일아트 모양이 기모노와 같은 무늬였는데 이럴 땐 필름카메라가 아쉬워요.

     

    INFORMATION

    -카가미야 http://www.n-kagamiya.com/en/
    도미토리 2300엔, 다다미방 인당 2500엔선 기모노렌탈 5천엔부터
    -데지마 http://dejima-network.pref.nagasaki.jp/ko/tomocchi/11893/
    기모노렌탈 30분 1천엔

     

     

    6. 야경이 보이는 노천탕, 후쿠노유

     

    나가사키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로 15분이면 꼬불꼬불 산을 올라 나가사키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후쿠노유 온천에 다다릅니다. 규모나 시설은 우리나라의 찜질방이지만 8백엔이면 시내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노천탕을 즐길 수가 있어요. 큰 기대를 안고 들어간 노천탕에는 파노라마로 펼쳐진 전경의 한 가운데를 대형 텔레비전이 가리고 있더군요. 도무지 풍경에 집중할 수가 없어 나와버렸습니다. 누구 아이디어인지 정말, 빨리 치우기 바라요.

     

    INFORMATION

    후쿠노유 http://www.fukunoyu.com/nagasaki_fukunoyu.cgi
    나가사키역 셔틀버스 무료, 대욕장 8백엔

     

     

    7. 배리어프리, 그로바엔 

     

    일본의 숙소를 예약할 때에 유난히 눈에 띄는 옵션이 배리어프리(barrier free)에요. 노인이나 장애인도 불편함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말하는데요, 엘리베이터를 두 번이나 타고 올라가야 나오는 높은 언덕 위의 그로바엔도 곳곳의 무빙워크로 누구나 쉽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해놓았어요. 이곳의 입장료도 4백엔밖에 하지 않아요. 아, 나가사키 숙소에서 묵으면 3일짜리 여행자 할인권을 주는데요, 대부분의 시설이 반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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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위의 입구에서 산 아래 출구까지 까마득히 내려가야 하지만 모두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되어 있어요.

     

     

    8. 료마 커피 주세요, 카페 아틱

     

    데지마워프의 끝자락에 있는 카페 아틱에서 런치세트를 시켜놓고 오고 가는 사람들을 구경합니다. 산업용 배들이 떠있고 에메랄드 물빛이 아니라도 하루 종일 앉아 있고 싶은 곳이에요. 시골 사람들의 바다, 뭔가 소박한 바다에요. 카푸치노를 시킬 때 료마 커피로 주세요 하면 료마 얼굴로 라떼아트를 해줍니다. 멋진 바닷가의 테라스 카페에서 오다이바 같았으면 한 2천엔 했을 런치세트는 680엔, 카푸치노도 380엔인가 밖에 하지 않아요. 누가 선곡하는지 탁월한 재즈음악은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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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의 완벽한 한상차림이죠? 하지만 일본에서 젤 맛있는 음식은 돌솥비빔밥-이었어요. 미역국과 김치도 세트로 나오더군요.  

     

    INFORMATION

    카페아틱 http://attic.area9.jp/
    런치세트 6-8백엔 커피 3백엔대

     

     

     

     

    초이Choi

    '여자 혼자 여행하기란 지독히도 외롭고 고단한 일이다. 삶이라고 다르겠는가.' 미스초이 혹은 초이상. 글 쓰고 라디오 듣고 커피 내리고 사진 찍어요. 두 냥이와 삽니다:-)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100개의 도시 이야기 '언니는 여행중', 혼자 사는 여자의 그림일기 '언니는 오늘' 운영중 http://susiediamond.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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