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적함에 반하다!
방스(Vence) in 프랑스
여행의 목적이 거창해지는 것이 때로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반드시 남들 가는 곳에 가서 인증 사진을 찍어줘야 하고, 유명한 맛집을 거치며 때론 실망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소문을 쫓아다니느라 긴 시간의 체력을 소모하며 아쉬워하기도 한다. 여행 후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주변인들에게 '나 여기, 여기 가봤어~ '라며 자랑하게 될 그 순간을 떠올리며 말이다.
그래서 나는 때때로 '여행 중의 일탈'을 즐기곤 한다. 아무런 목적 없이, 발길 닿는 대로 혹은 마음에서 시키는 대로 여행을 해보는 것이다. 어찌 보면 무모할수도 있겠지만, 인생사가 그렇듯 여행도 마찬가지인 법.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다. 이렇게 발길 닿는 대로, 마음이 시키는 대로 여행을 해보면 기대치 못 했던 새로운 풍경이나 또 다른 인연이 주는 즐거움에 그 감동은 몇 배가 더 커지곤 하기 때문이다.
나에겐 프랑스의 '방스(Vence)'가 그런 여행지였다. 방스는 니스에서 서북쪽으로 23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 '생폴드방스'를 가는 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만 더 가면 방스가 나온다. 보통 수많은 관광객들을 생폴드방스를 가기 위해 이동을 하지만, 나는 방스로 발걸음을 혼자 돌려보았다. 현지 정보도 없고, 흔한 인포메이션 센터도 없었지만, 그들에게 길을 물어 중심가가 어디인지 방향을 일단 잡은 후 무작정 걸어보았다. 다행히 내 이런 무모함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건, 방스가 그다지 크지 않은 마을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남부지역의 마을 풍경은 사실 많이 비슷한 편이다. 베이지색의 벽과 붉은 벽돌, 커다란 창과 원색의 페인트칠은 어딜 가도 '와~' 소리가 나올 만큼 아름답다. 방스가 특히나 더욱 아름다웠던 건,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위치적 요소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이유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며 방스를 즐기고, 방스를 느낀다. 나처럼 카메라를 들고 걸어 다니는 관광객은 거의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예스러운 중세도시로서의 모습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는 것 또한 방스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그런 느낌 덕분에 현지인들의 말소리, 웃음소리, 그들의 미소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고 느낄 수 있어 좋다. 또한 맑고 깨끗한 그곳의 공기 속에서 잠시나마 함께 숨 쉬어볼 수 있다는 건 또 얼마나 큰 보너스로 다가오던지.
반나절쯤, 아니 하루쯤은 여유를 내서, 구불거리는 버스 길로 방스로의 여행을 즐겨 보도록 하자. 프랑스라는 나라가 또 다르게 느껴질 것이며, 기분 좋은 산책코스로의 여행에 누구든 대만족하게 될 것이다.
INFORMATION
- 위치 : 니스에서 버스로 1시간 (400번 버스의 종점)
- 요금 : 버스비 1유로
'뉴욕 셀프트래블' 외 6권의 저서를 통해 직딩여행 붐을 일으킨 베스트셀러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