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 메뉴 바로가기
  • 하단 바로가기
  • 에도 시대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다카야마진야高山陣屋

    스누피 스누피 2014.12.02

    카테고리

    일본, 기타, 역사/종교

     

    에도 시대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다카야마진야高山陣屋

     

     

    다카야마는 에도 시대의 풍경을 많은 부분 간직한 고즈넉한 분위기의 도시다. 그 분위기가 교토와 닮아 작은 교토라는 별명이 붙은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두 번째로 여행 온 나는 이번 방문에서는 좀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체험들을 했다. 그중 하나가 다카야마진야를 둘러보는 것으로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에도 시대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P1250729

     

    다카야마 구시가의 입구쯤에 위치한 진야는 한마디로 종합 관공서였다. 다카야마는 1692년 도쿠가와막부의 직할령이 된다. 그렇게 되면서 성주는 사라지고 메이지 유신에 이르기까지 176년 동안 에도에서 파견된 대관과 군다이가 행정, 재정, 경찰 등의 모든 정무를 이 한 곳에서 집행했다고 한다. 고문실 및 감옥까지 있었다 하니 말 다했다.

    막부 시대에 이런 관공서가 육십여 개 있었다고 전해지나 자연재해나 화재 혹은 메이지 유신 등의 정치적 이유로 사라졌고 이곳이 보수와 일부 건물 복원을 통해 도쿠가와막부 시대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전되는 유일한 곳이다.

    이곳에서 수행하는 일들이 많고 다양했던 만큼 상당히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경제 쪽, 형무와 형사 관련된 경찰 쪽, 이 모든 것을 관할하는 군다이가 살아가는 관사, 사계절 다른 풍경으로 아름다운 정원 정도로 구역이 분할되어 있다.

     

     

     

    P1250741

    P1250737

    P1250760

    P1250742

     

    막부시대에 일본에는 무사(5~6%) 농민(80%) 상공업자(5~6%) 천민(8~10%)의 신분이 존재했다. 관공서의 일이란 어쩔 수 없이 신분이 섞이는 일이 발생하기 마련이었고(물론 천민들의 자리는 전혀 없었겠지만) 어떻게 보면 그조차도 심기가 불편했던 상위 계급의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신분을 구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기어코 만들어냈던 것이다.

    우선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책상이 다르다. 낮은 신분 쪽이 작고 소박하다. 그리고 근무하는 공간의 다다미 장식이 다르다. 높은 쪽에는 다다미를 둘러싼 장식이 화려하고, 중간은 검은색에 가까운 어두운 단색이고 낮은 쪽엔 그나마 아무것도 없이 다다미만 깔려 있다.
    드나드는 입구도 달라서 낮은 신분의 사람들은 굉장히 가파른 계단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물론 신분이 높은 사람의 경우 최고는 가마를 이용, 턱조차 느낄 수 없었고 전용 출입구에 전용 화장실은 기본이다. 뭔가 씁쓸하지만 흥미롭기도 한 구분법이었다.

     

     

     

    P1250753

     

    건물에는 곳곳에 검은 토끼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못을 박는 자리를 가려주는 장식이라 했다. 그런데 이 장식에도 의미가 있어 큰 귀로 기민하게 백성의 소리를 듣고 토끼처럼 다산하여 풍요롭기를 바란다는 것이라고.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사실은 무사들은 짝수를 불길하게 생각해서 다다미의 장수이든 못을 가려준다는 토끼의 개수이든 모든 것들을 홀수에 맞췄다는 것. 짝수가 불길하다 생각했던 것은 당시에 죽음의 형태로 많았던 할복 혹은 목을 잘리는 것이 몸이 두 동강 나는 것, 홀수이던 몸이 짝수가 되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라 한다.

     

     

     

    P1250764

    P1250762

     

    이 건물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것은 군다이의 주거 공간이었다. 그의 개인 공간에서 바라보는 정원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반면 여성들 특히 하녀들의 공간은 햇빛도 잘 들지 않고 엄청 추운 느낌의 북쪽 쪽방이라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박물관처럼 개조된 창고를 돌아볼 때는 히다 지역의 특성상 산악지대라서 세금 납부(당시는 세금=쌀이었기에 산악지대에서는 쌀을 내기가 힘듦)만으로도 힘들었던 서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딜 가나 백성들의 삶이란 그저 고달픈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짠해지기도.

     

     

     

    P1250725

     

    건물로 진입했을 때는 쉽게 들어왔는데 나가는 길은 가파르기만 했다.
    그건 아마 이런 메시지를 담은 것이 아니었을까.
    “이곳을 방문해준 당신을 귀빈으로 모십니다. 하지만 나가실 때는 각자의 현실로 돌아가셔야만 하겠지요.”

     

     

    INFORMATION

    다카야마진야高山陣屋

    주소: 高山市八軒町1-5
    전화번호: +81 577 32 0643
    운영시간: 3월-10월: 08:45-17:00 / 8월: 08:45-18:00 / 11월-2월: 08:45-16:30
    휴관일: 12/29, 12/31, 1/1
    입장료: 어른 420엔 / 어린이 370엔

     

     ※ 취재 : Get About 트래블웹진

     

     

     

    스누피

    글 쓰기, 사진 찍기,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 길 잃어버리기, 여행 다니기, 맛있는 음식, 와인, 달콤한 것들, 홀짝일 수 있는 세상의 모든 차, 책 읽기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아주 보통의 지구인. blog_ http://peanutsholic.blog.me/

    같이 보기 좋은 글

    기타의 인기글

    스누피 작가의 다른글

    전체보기

    SNS 로그인

    복잡한 절차 없이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댓글을 남겨보세요!

    겟어바웃 에디터라면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