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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의 숨겨둔 보석! 레겐스부르크 Regensburg

    노을지다 노을지다 2015.01.22

    카테고리

    유럽, 서유럽

     

    도나우 강변의 귀부인 레겐스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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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여행자들에게도 생소한 이 도시는 꽁꽁 숨겨둔 보석 같다. 신성로마제국이 해체되고 라인연방이 형성될 때, 라인연방국 중 하나인 레겐스부르크공국의 수도였다. 젖줄 도나우 강을 품고 있었기에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다. 그렇게 도시는 2,000년의 번성한 역사를 담았다. 2차 세계대전은 바이에른주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뉘른베르크가 히틀러 나치의 실질적인 거점 도시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뉘른베르크에서 불과 1시간 거리인 레겐스부르크는 전쟁의 화마를 피해 갔다. 덕분에 지금까지 중세 바이에른의 모습을 순수하게 간직 중이다. 현재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 도시의 매력은 골목길 사이사이에 오래된 이끼처럼 숨어있다. 그곳에는 오래된 앤티크 상점들이 역사를 피웠다. 중세의 고도를 거니는 것도 매력이지만 좁다란 골목길에 빼곡한 앤티크 상점들을 구경하는 것도 마을 여행의 미친 매력이다. 도시가 풍기는 살아있는 클래식한 감성들이 '도나우 강변의 귀부인'이란 도시 별명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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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겐스부르크행 열차 탑승 전만 해도 이 도시의 존재를 몰랐다. 그저 뉘른베르크에서 아무 열차나 빨리 온 것을 탄 것이 레겐스부르크행 열차였다. 즉흥적인 선택은 뜻밖의 행운을 가져왔다. 기차 창밖의 프레임은 도나우강을 담았다. 도나우강은 레겐스부르크를 만든 젖줄이기도 하다.

     

     

     

    궁전인가? 기차역인가? 레겐스부르크역 Regensburg Hb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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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뜻한 노란 역사는 단정하면서도 화려하다. 마치 궁전을 보는 것 같다. 독일인들이 예로부터 기차에 많은 정성을 쏟았음은 왕궁처럼 건축된 기차역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독일 기차여행은 마치 흥미로운 동화책을 읽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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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는 부유층의 휴양도시 같다. 나중에 이 도시가 전쟁의 피해 없이 오랜 역사를 간직했다는 걸 알았을 때, 그건 반전이라 생각했다. '고도 古都'의 감성이 아닌 신도시의 감성이었기 때문이다. 주변 도시들처럼 전쟁 후 파괴된 도시를 재건했을 거라 굳게 믿었었다. 하지만 2,000년의 시간을 생생히 담고 있다니! 어쩜 고도를 이토록 깨끗하게 관리해온 것일까? 경이롭다. 

     

     

     

    시대의 건축양식의 총집합된 바이에른 최대 성당, 성 페터 대성당 Kathedrale St. Pe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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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도시가 그렇듯 구시가지 중심에는 바이에른주에서 가장 웅장한 대성당이 있다. 대성당은 1250년 건축을 시작해서 근대까지 꾸준히 증축되고 리모델링되었다. 당시 유행하던 건축미학이 세대에 걸쳐 반영되었다. 기본 골격은 300년에 걸쳐 고딕 양식으로 건축되었고, 시간이 흘러 르네상스 운동이 활발해지자 르네상스 양식 철탑 2개를 올렸고, 동시에 외벽의 조각들도 화려하게 재치장되었다. 마치 고딕 양식의 케이크에 르네상스 양식의 토핑을 올린 느낌이다. 하지만 경이롭게 조화롭다. 내부는 성당 겸 박물관이며, 철탑으로 올라가면 구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매주 일요일 오전 9시에 미사가 열리면 천년 역사의 세계적인 소년 합창단 돔슈팟첸(Dom spatzen)의 아름다운 소리도 감상할 수 있다.

     

     

     

    좁다란 골목의 미학, 구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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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도시의 골목을 맘대로 누비는 것은 동화책을 두서없이 읽는 것과 같다. 도시의 골목은 마치 동화책의 페이지와 페이지의 좁은 틈처럼 좁다. 좁은 공간에는 클래식한 시간으로 풍성하다. 오래된 예술품과 골동품 가게의 쇼윈도... 어린 시절 나는 길거리 상점들의 쇼윈도를 바보처럼 바라보았다. 신기한 물건들, 지름신의 욕망... 지금 쇼윈도 앞에는 어린 시절 내가 투영되었다.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 슈타이네르네 브뤼케 Steinerne Brüc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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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세기에 건축된 돌다리는 대성당과 함께 레겐스부르크의 상징이다. 이 다리에 올라서서 도나우강의 여유로운 움직임에 스며든다. 구름을 담은 물은 느린 평온함으로 날 여유롭게 만든다. 도나우강 유람선은 레겐스부르크 여행의 또 다른 백미다. 유람선은 레겐스부르크의 주요 볼거리인 발할라신전에 간다. 발할라신전(Walhalla)은 게르만 민족주의가 강했던 루트비히 1세가 그리스 아테네 판테온을 모델로 건축했다. 바이에른왕국을 넘어 게르만민족의 예술가, 성직자, 과학자 등 191명을 신전에 모셔두었다.

    돌다리 바로 앞에 무려 창업 1,000년을 자랑하는 독일 최고의 소세지 가게 히스토리셰 부르스트퀴헤(Historische Wustkuche)가 있다. 레겐스부르크의 명물답게 천 년을 이어온 훌륭한 맛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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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시가지를 벗어나면 투른&탁시스성(Schloss Thurn und Taxis)을 비롯한 주변을 울창한 공원으로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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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밖의 목가적인 풍취에 심취하며 멀어져 가는 레겐스부르크를 바라보았다. 건어물 여행자의 쇼윈도 속 클래식한 동심을 촉촉하게 적셔주었다.

     

     

     

    INFORMATION

    - 독일 뮌헨 중앙역에서 RE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소요

    - 레겐스부르크 관광청 홈페이지 : http://www.regensburg.de/tourismus/ 

    - 독일 바이에른주 관광청 홈페이지 : http://www.bayern.co.kr/city/city10.php

    - Historische Wustkuche 히스토리셰 부르스트퀴헤 (소세지 가게) 홈페이지 : http://www.wurstkuchl.de

     

     

     

     

     

    노을지다

    어린 시절부터 철도원을 꿈꾸던 여행인. 기차타고 떠나는 마을 산책을 사랑한다. 현재 코레일명예기자로 활동중이며, 기차여행과 마을 산책 블로그 (blog.naver.com/noeljida)를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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