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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한 해 마지막 날의 기억

    moo nee moo nee 2014.12.18

    카테고리

    지중해, 풍경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한 해 마지막 날의 기억

     

    세계에서 2번째로 작은 아기자기한 나라에는
    인형의 집과 같은 아름다운 궁전에,
    바비인형을 닮은 왕비가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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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여름 개봉한 영화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를 보며 나는 지난해 겨울,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보낸 모나코를 그리워했다.
    영화는 그레이스 켈리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은 아니고, 이미 한 국가의 왕비이자, 아이들의 어머니가 된 켈리에게 히치콕 감독이 영화 ‘마니’의 주연을 제안한 시기 전후를 그리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모나코가 프랑스에 위협받던 약 6개월간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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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중해의 따스한 햇빛을 품고 있던 모나코 풍경

    영화 전반적으로 모나코와 니스 등 리비에라Riviera* 지방에서 만났던 따뜻한 지중해 햇살의 색감을 충분히 담고 있다.
    그리고 왕비가 아닌 배우 그레이스 켈리의 모습이 궁금하여 1955년 히치콕의 영화, ’나는 결백하다’를 찾아보았다. 새침하면서도 내면의 강인함이 느껴지는 켈리의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사실 ‘나는 결백하다’는 켈리가 모나코 왕자와 결혼하게 된 운명적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을 촬영하기 위해 리비에라에 머물던 켈리는 모나코의 레니에 3세를 (운명을 가장한?) 만나며 모나코의 왕비가 된다.
    두 영화 모두 내가 여행을 준비하면서, 또 실제로 모나코를 여행하면서 만나고 느꼈던 켈리의 다른 면을 볼 수 있게 하여 흥미로웠다.

    *리비에라 (Riviera, 지중해를 따라 니스, 칸, 몬테 카를로, 산레모 등 목걸이와 같이 줄지어 있는 해안지역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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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케팅의 천재였던 오나시스는 레니에르 3세가 미국의 유명 여배우와 결혼하면 미국의 관광객을 유치하여 악화된 재정 상태를 회복할 수 있을 거이라 믿었다. 그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미국 국민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으면서도 지적인 이미지를 풍기는 배우 그레이스 켈리를 낙점…
    부유한 나라의 호사스러움과 세기의 러브스토리는 모나코의 대표 이미지로 남아 로맨틱한 이미지에 신비로움까지 풍긴다.
    - p.283- 285 <프로방스에서 느릿느릿> 中 (장다혜作 | 앨리스)

     

    모나코 하면 그레이스 켈리, 켈리 하면 모나코. 모나코를 방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켈리와 모나코 왕자의 러브 스토리. 그 러브스토리 때문에 모나코 여행은 환상을 가지고 떠나기 쉽지만, 솔직히 나는 <프로방스에서 느릿느릿>을 읽고는 결혼식의 담겼던 상업적 냄새(?)에 다소 실망을 안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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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가 크게 않았던 탓인가? 모나코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니스에서 타고 간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받은 나라의 인상은?
    '저 사람 부내난다'하는 사람이 있는데… 국가가 '참 부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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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를 걷고 있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깔끔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도로의 차들은 대부분 아우디, 페라리 (특히 빨간 스포츠카가 눈에 자주 들어온다.) 등이다.
    신호등도 별로 없다. 붕붕대며 달리는 차들도 찻길을 건너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연스레 멈춘다. 보행자 우선이다. 그레이스 켈리가 교통사고로 운명했는데, 사고에 ‘혹시 뒷이야기가 있는 거 아니야?'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도시 전반이 안전해 보였다. (실제로 이 의혹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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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나코 왕궁은 레고로 만든 귀여운 집과 같이 소박하고 깔끔하다. 근위병도 영국처럼 엄숙하지도 않다. 그냥 레고의 한 인형 같다. ‘정말 안에 왕실이 있긴 한 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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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스 캘리는 레니에르 3세를 3번 만나보고 이곳으로 시집을 왔다고 한다. 이곳에 살게 되면서 크게 실망하진 않았을까? '뭐야 왕비가 되는데 이렇게 작은 집에서 사는 거야?' 엉뚱한 생각을 해보았다. 그 정도로 소박하다.
    왕궁 앞 풍경은 지중해의 아름다운 햇살을 받아 현실감이 없을 정도로 빛나고 있다.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바비인형의 집을 떠올리게 하는 색감과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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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자기한 왕궁을 돌아 나와 들어간 성당은 굉장했다. 남프랑스에서 여러 곳의 성당을 가보았는데 모나코의 성당이 가장 '울컥한 느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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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촛불이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고, 한 해가 몇 시간 남지 않았었다. 한 해를 아름다운 곳에서 마무리하기 때문일 까. 1년을 어떻게 보내왔는지… 하나하나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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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나코의 마르셰 드 노엘(Marches de Noel, 크리스마스 주간에 열리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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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구에는 개인 요트가 가득했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 테라스에는 예쁜 식탁과 꽃이 놓여 있고, 줄무늬 커튼이 드리워져 있다.
    일요일 아침에 눈을 떠서 바다를 한참 바라보다가,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고 샌드위치가 담겨진 바구니와 함께 요트를 타고 바다로 향하는... 그런 삶을 살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
    허황된 상상만으로도 조금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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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스 켈리는 레니에 3세를 만난 계기가 된 작품 ‘나는 결백하다’에서 남주인공 존 로비(캐리 그랜트)와 경찰의 추격을 피하며 자동차를 타고 질주했던 바로 그 해안도로에서 운명한다. 그녀는 마지막도 영화와 같았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며 1950년대를 풍미한 여배우에서,
    어느 날 갑자기 모나코의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
    지금은 모나코 대성당에 잠들어 있고,
    그레이스 켈리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나는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인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내가 사랑한 사람에게는 그저 아름다운 한 여자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1950년대를 풍미한 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남긴 말이다.
    - P.85 <세계사 진풍경> (이성주 저 | 추수밭) 中

     

     

     

    INFORMATION

    니스에서 모나코로 가는 방법

    버스: 니스 마세나 광장 주변 버스정류장 (Nice Gare Routière)에서 100번 버스를 탑승하면 약 40분 소요된다. (2유로)
    기차: 니스빌역 (Nice Ville) 에서 몬테카를로역 (Monte-Carlo)까지 약 30분 소요된다. (6유로)

     

     

     

     

     

    moo nee

    배경여행가. 책, 영화, 드라마를 보고 주인공의 모습이 지워진 배경에 들어가 보는 여행을 하고 있다. 백과사전 회사에서 5년 가까이 근무. 건조하고 차가운 글을 쓰고 편집하는 일을 업(業)으로 삼으니, 촉촉하고 다정한 글을 찾고 쓰는 일이 낙(樂)이 되었다. 지금은 IT회사에 재직 중. 저서로는 <다정한 여행의 배경>이 있다. www.istandby4u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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