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도 괜찮아, 순천만의 아름다운 겨울을 볼 수 있다면

'순천만일번가'라는 꼬막 정식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오후 4시가 조금 지났을 때 '순천만자연생태공원'에 방문했다. 순천만의 일몰이 주는 아름다움은 이미 여러 사람들을 통해 너무 많이 들었던지라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갈대의 천국 순천만은 우리가 흔히들 '늪'이라고 말하는 습지로서, 지구의 허파라고도 불린다. 습지는 육상과 수생의 전이 지대를 가리키는데 물새 및 야생동물들의 중요한 서식지 역할을 한다. 자연생태사 적 측면에서 높은 보존가치를 가진 순천만에는 약 30만평에 달하는 갈대밭이 펼쳐져 있다. 갈대밭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매년 많은 사람들이 순천만 자연 생태 공원을 방문하여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곳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정말 드넓은 갈대밭을 자랑하는 순천만이었다. 예전에 소래포구에 있는 습지공원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갈대밭은 없고 갯벌만 있어 조금 휑한 느낌마저 들었었는데 순천만의 경우는 달랐다. 이런 장관은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자연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갈대의 갈색이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하늘의 붉은 색깔이랑 잘 어울린다. 구름의 이름이 뭉게구름이라는 게 딱 들어맞을 정도로 뭉게뭉게스러운 구름들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다. 순천만의 고요한 물과 그 물 위에 떠있는 배는 내가 보고 있는 풍경이 마치 그림과 같이 정지되어 있음을 느끼게 만들었다.

조금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함께 걷는다면 사랑에 풍덩 빠져버릴 것만 같은 풍경을 가졌다. 혼자 거닐기에도 충분히 분위기 있는 곳이지만 날씨가 추운 겨울이라 혼자 걷기보다 누군가와 함께 걷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날씨가 춥다는 사실마저 잊게 만드는 광활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람들은 자연을 통해 기쁨을 얻고, 사랑을 얻는다. 자연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분위기가 곁에 있는 사람을 더 소중하게 느끼게 한다. 우리는 이렇게 자연을 이용하고 자연은 우리에게 그 이상의 많은 것을 가져다준다. 우리가 아직 멸종되지 않은, 사라지지 않은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지켜야 하는 이유다.

해에 비치는 갈대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마치 그림 같다. 예술이다.

순천만에서 일몰을 보고 싶다면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입구에 최소한 5시에 도착하여야 하며, 순천만정원에서 스카이큐브를 탑승하는 경우 최소 4시에는 스카이큐브를 탑승하는 것이 좋다. 스카이큐브에서 내려 순천만 생태공원까지 약 2~30분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입구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으며, 배낭 여행자들을 위한 물품 보관함도 비치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용산전망대를 가려고 했지만 이미 시간도 너무 늦었고, 무엇보다 하루 종일 걸었던 탓에 에너지가 방전되어 그냥 갈대밭 길만 걷고 돌아나가기로 했다. 용산전망대까지 가는 데만 해도 시간이 꽤나 걸리기 때문에 순천만의 전경을 보고 싶다면 조금 일찍 서둘러 공원을 방문해야 한다.

INFORMATION

순천만자연생태공원

- 주소 : 전라남도 순천시 순천만길 513-25 순천만천문대

- 전화번호 : 061-749-6052

- 홈페이지 : http://www.suncheonbay.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