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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양천 대보름 축제 현장 스케치

    토종감자 토종감자 2015.03.11

    카테고리

    한국, 서울, 예술/문화,

     

    도심 속의 대보름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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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보름은 설날이나 추석에 비해 큰 명절이 아닌지라 조용히 잊고 지내는 가정이 늘어나는 것 같다. 그러나 사실 대보름에는 어떤 명절보다도 재미있는 전통문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오곡밥과 9가지 나물을 먹고, 귀밝이술을 마시며, 부럼을 깨는 음식문화는 물론, 밤이면 동네 사람들과 모여 달맞이를 하고, 달집을 태우고, 쥐불놀이를 하는 전통놀이문화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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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집태우기나 쥐불놀이 등 불에 관련된 행사가 많으니만큼 대부분 대보름 축제는 부지가 넓은 지방에서 더 크게 열리지만, 서울 곳곳에도 지자체에서 작은 행사들을 준비한다. 올해는 대보름이 평일이라 그 주 주말에 행사들이 열렸는데, 그중 안양천 수로변에서 열린 축제장을 찾아보았다. 신도림역에서 10분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으로 도심 한가운데서 달집태우기까지 한다니 그 모습이 궁금했다.

     

     

     

    1. 축제장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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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는 오후 3시부터 시작해서 달 짚을 태우는 7시까지 여러 가지 공연이 이어졌다. 아슬 아슬 줄타기와 지역 단체의 댄스, 무예, 난타 공연 등이 펼쳐졌는데, 프로페셔널 하진 않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이 옛날 학창 시절 축제 때가 생각나서 더 애정이 갔다. 안양천은 안양부터 서울 영등포구까지 이어지는 지역 하천으로 이번 행사는 양천구 주최로 펼쳐졌지만, 위치가 구로구, 영등포구, 양천구가 만나는 곳이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 축제 분위기가 제대로 났다.

     

     

     

    2. 축제장 먹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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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거리가 빠지면 축제라 할 수 있겠는가.
    각 동 별로 부스가 마련돼서 먹거리 장터가 열렸다. 그중에는 떡이나 군고구마를 무료로 나눠주는 곳도 있어서 훈훈하니 인정 넘치는 시골 축제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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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도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 해물 부침개와 막걸리 한 병을 주문했는데(각 2천 원), 자리에 앉자 아주머니들이 그냥 이것저것 음식을 마구 챙겨 주셨다. 감칠맛 나는 겉절이 김치와 뜨끈한 오뎅 국, 달달한 시루떡까지. 오랜만에 느껴보는 인심에 생각지 않은 곳에서 명절 분위기를 느꼈다.

     

     

     

    3. 축제장 즐길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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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신 나는 놀이 판이 벌어졌다. 제기차기 대회에는 부스에서 요리하던 아주머니들까지 참여하셔서 분위기를 살렸고, 투호놀이는 은근 승부욕을 자극하는지 다들 한번 시작하면 떠날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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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니 뭐니 해도 민속놀이의 꽃은 윷놀이가 아닌가 싶다. 크고 작은 사이즈의 윷이 곳곳에 준비되어 있었는데, 상품도 걸려있어서 인지 어른들이 더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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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널뛰기는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들의 독무대. 아이들은 박자를 잘 못 맞추고, 남자들도 뭔가 어설픈데, 중년을 훌쩍 넘어선 아주머니들만 올라가면, 쿵덕 쿵덕 박자 맞는 소리가 기분 좋게 들린다. 아마 젊었을 때 해 보신 솜씨시리라. 우리도 시도해 봤지만 쿵짝이 맞질 않아 하마터면 부부싸움 날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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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오늘 놀이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쥐불놀이였다. 나는 어릴 적에 어머니가 파인애플 깡통으로 만들어 주셔서 몇 번 해 본 기억이 있는데, 외국인인 남편은 처음 봤을 것 같아 우리도 깡통을 받으려고 줄을 섰다. 그러나 아쉽게도 깡통은 어린이들에게만 나눠준다. 대부분은 아이들을 대동하고 와서 가족당 한두 개의 깡통을 받을 수 있었는데, 어린이가 없는 우리 가족은 한 개도 받을 수가 없었다. 내년부터는 꼭 파인애플 두통씩 먹고 직접 만들어 오겠다며 눈물을 삼켰다.

     

     

     

    4. 오늘의 하이라이트 달집태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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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보름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달집태우기이다. 짚으로 만든 달집을 태워 정초에 나쁜 기운을 모두 몰아내고, 한해를 채울 복을 부른다고 한다. 각자 소원도 정성스레 적어 달집에 매달아 같이 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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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달집 태울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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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동별 대표들이 횃불을 들고 달집주변을 돌며 복을 빈 후, 동시에 불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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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식간에 환하게 타오르는 달집. 주변을 열기가 가득 채우자 슬그머니 스며들던 꽃샘추위가 화들짝 놀라 멀리 멀리 달아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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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집이 타오르는 모습을 불나방처럼 넋이 나가 쳐다보고 있는데, 그 뒤를 화려하게 수놓으며 불꽃도 터지기 시작했다. 올해로 16회가 된 양천구 대보름 축제. 바쁜 생활 속에 잊혀져 가는 우리의 재미있는 전통문화를 도심에서 즐겨 볼 수 있어서 더 매력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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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양천구 대보름 축제

    - 장소 : 안양천 신정교 옆 축구장

    - 일시 : 매년 대보름 주말

     

     

     

     

     

    토종감자

    티스토리 우수블로그 '토종감자와 수입오이의 여행노트’ www.lucki.kr 을 운영하고 있다. 2004년부터 세계를 유랑하고 있는 유목민으로 한국일보 여행 웹진, 월간 CEO, 동원블로그, 에어비엔비, 투어팁스, 서울대치과대학 소식지 등 온오프라인 여러 매체에 여행칼럼을 기고했다. 도시보다는 세계의 자연에 관심이 많아 섬여행이나 오지트래킹, 화산, 산간지역 등 세계의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닷 속 이야기를 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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