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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사탕 용사탕 201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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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에피소드

    바라나시에서 있었던 일, '생과 삶이 공존하는 강가 River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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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라나시 전경

    바라나시. 마크 트웨인은 바라나시를 일컬어 역사보다, 전통보다, 전설보다 더 오래된 도시라고  말했다. 얼마나 멋진 표현인가! 무갈 사라이에서 바라나시로 오는 길에 버스를 타야 했다. 제대로 온 게 더 이상할 수준의 터미널에서 새로운 다른 터미널으로. 그렇게, 바라나시에 도착했다. 관광지 답게, 뉴델리만큼의 번잡함으로 나를 반겼고, 뉴델리와도 비교가 되지 않는 더러움이 몹시 나를 힘들게 했다. 특히나 소들은 골목골목을 막아서고 배설물을 뿌리기 바빴으니까. 바라나시는 인도의 성지다. 우리에게 익숙하게 알려진 겐지스강을 인도인들에게 이야기했을때, 인도인들은 알아듣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갠지스강이란 명칭은 찾아볼 수 없었고 단지 강가 River 라는 명칭이 갠지스강이었다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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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식이 진행되던 강가 river의 강변, 천진난만한 아이들... 내 머리 위로 꽃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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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 여신에게 망자의 복을 비는 모습,  푸자의식

     

    도착해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거리로 나왔다. 물가 근처의 가트로 가니, 마침 결혼식이 진행 중이다. 흥겹게 춤을 추고 북을 두드리는 사람은 돈을 걷고 있다. 신부가 예쁘고, 신랑은 쑥스러운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건물 위에서는 꽃을 뿌리고 주변 관광자들은 신기한 듯 사진을 찍거나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행복하고 부러운 순간이다. 조금 더 걸으니, 옆으로는 푸자라고 불리는 제사의식을 15분 차이로 볼 수 있었다. 한 곳에선 축제를 열고 한 곳에서는 강의 여신께 죽은이들을 축복하는 제사가 이뤄졌다. 화려하고 요란하다고 해도, 엄숙하고 쓸쓸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다. 결혼을 하고 죽는 생의 순간이 한눈에 스쳐가는 느낌이다. 생과 사는 땔래야 땔 수 없는 존재인가 보다. 이름 모를 이들이 노란 황금색 천에 싸여 골목에서 골목으로 실려 나간다. 버닝 가트로 가는 거라고 한다. 나는 언제까지고 한정된 나의 삶을 무한한 것처럼 쓰고 있을 것인가. 누군가가 그랬다.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은 언제까지고 젊을 것이란 착각이라고.  

     

    EPISODE 1.

    '기부를 해주세요. 화장할 나무 살 돈이 필요합니다." 

    갠지스(강가)강에서 한참을 대답을 망설이던 나는 그에게 말했다.

    "정 그러면,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올께요. 지금은 돈이 없어요. 내일 드릴께요."

    이 말에 그는 나에게 "나는 비즈니스 맨이 아닙니다. 내일을 기다리지 않아요." 라고 말했다.

    나는 나를 믿지 않는 그에게 기분이 나쁜 얼굴로 그를 외면하고 돌아섰지만,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진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EPISODE 2.

    그림을 그리는 사람. 다리가 불편해보인다. 그래서 더 그림 그리는 일에 전념할 수 있었을까.

    600루피. 가격을 깎는 일이 작품을 욕되게 할 것 같아, 그냥 뒤돌아왔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한 장 정도는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았다. 문득 든 생각. 가난한 나라에선, 예술가는 더욱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난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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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3.

    블루라씨. 한국 홍대에 분점이 생긴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곳. 정말 맛있는 인도 북부 전통 요구르트 라씨는 황홀했다.

    한국 손님을 비롯해서 수많은 여행자들이 바라나시에 오면 한 번쯤은 먹고 가는 게 블루라씨인 것 같다.

    기념으로 증명사진 한 장을 벽에 수많은 사람 사이에 붙여놓았다.

    다시 와서 사진을 찾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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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이 글씨가 예뻤던 거리의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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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의 삶도 고난한 모습이 엿보이는 바라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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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를 걸으며 하루하루 바라나시에 머물면서 라씨청년과도 얼굴을 익히고 눈인사를 한다. 이런 익숙한 느낌도 여행의 하나의 즐거움이라면 즐거움일거다. 현지인처럼 그곳에 머물며 산다는 게. 여행의 궁극적인 단계가 아닐련지. 헤나 두 통을 200루피에 샀던 그곳의 할아버지도 나를 기억하는지 눈인사를 한다. 템플을 지키는 군인들도 눈에 익고, 대학을 다니며 엽서를 파는, 고두심의 '칭구'라던 청년 바부도, 즐겨가던 인도 서민 식당의 아저씨와 서빙하던 꼬마도, 그저 넋 놓고 바라보던 강가 river도 그리고 그 가트 주변의 소들, 헬로를 외치는 눈이 큰 인도 아기들이 무척 그리울 것 같다. 바라나시. 바라나시. 바라나시.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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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사탕

    도시여행자 도시의 순간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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