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최대 거리행진축제 칭게이 퍼레이드

다양한 민족이 조화롭게 사는 나라 싱가포르. 짧은 시간에 다양한 문화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은 여행자들에게 큰 매력이죠. 싱가포르의 민족 화합을 도모하고 이곳에 사는 다양한 민족들의 문화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최대의 국가 행사가 있어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바로 칭게이 퍼레이드(Chingay Parade)입니다. 매년 음력 설 다음 주 금, 토요일에 열리므로 혹시 이 기간에 싱가포르를 여행하실 분들이라면 꼭 구경해보시길 권합니다.

칭게이란 분장과 가면의 기술이라는 중국어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리콴유 총리재임시절인 1973년 처음 퍼레이드가 개최되었고 올해는 싱가포르 독립 50주년을 맞아 사상 최대 규모로 행사가 열렸습니다. 총 160개 공연 단체의 참가, 10,000명이 넘는 퍼포머들, 550,000명의 싱가포르 거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1,000,000개의 꽃들, 600,000만 명의 현장 관중 마지막으로 35,000,000명의 TV 시청자들. 이 정도면 칭게이 퍼레이드의 규모와 명성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시나요? 싱가포르 총리와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뭐 말할 것도 없고요. 그야말로 온 국민이 함께 즐기는 축제 중에 축제입니다.

칭게이 퍼레이드는 F1 빌딩에서 열리는대요. 이곳은 유료 티켓이 필요하지만 시내 중심가를 통제하고 시민들이 볼 수 있는 곳들도 마련되어 있어서 충분히 무료로도 관람이 가능합니다.

▲ 칭게이 퍼레이드의 한 장면

올해 칭게이 퍼레이드의 테마는 'WE LOVE SINGAPORE'입니다. 그래서 관중석 아래에도 올해의 테마가 쓰여 있네요.

▲ 비닐봉지를 이용한 의상과 퍼포먼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글쎄 버려진 비닐봉지를 재활용해 장미로 만들어 F1 빌딩을 온통 장식했더라고요. 이 장미를 거주민들이 사전에 백만 개를 만든 것이죠. 싱가포르에 보내는 감사의 의미로 장미를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퍼레이드를 하는 퍼포머들 의상에도 이 장미가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퍼포머들은 전문 퍼포머가 아닌 지역 커뮤니티센터 어르신들도 많았고요. 오히려 참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문퍼포머가 더 값진 의상을 입고 더 현란한 퍼레이드를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화합의 의미로 마련된 퍼레이드인 만큼 일반 시민들이 버려진 비닐봉지로 장미를 만들고 퍼포머로 출연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이 말이죠.

▲ 카 퍼레이드

싱가포르 유명 기업들의 화려하고 거대한 카 퍼레이드도 이어졌습닙다.

▲ 아시아 국가들의 퍼포먼스

내국인들의 퍼레이드가 끝나고 나니 인터내셔널 그룹의 퍼레이드가 시작되었습니다. 말레이시아, 인도, 일본 등 다른 나라의 퍼포머들도 싱가포르 독립 50주년을 축하하며 성대한 그리고 화려한 퍼레이드카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 한국의 퍼레이드

그렇게 아시아 국가들의 퍼레이드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드디어 한국의 사물 놀이패도 등장을 해서 많은 한국인들의 갈채를 받았지요. 그러나 수많은 관중과 현장의 빵빵한 스피커 덕분에 사물놀이 장단은 크게 들리지 않았고 퍼포머들과 장비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 부족해 조금은 허전해 보였던 퍼레이드여서 조금은 아쉬웠답니다.

▲ 축제의 피날레

그렇게 퍼레이드도 마무리가 될 무렵 피날레로 다시 한번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퍼레이드 카가 등장했습니다. 피날레는 지금의 싱가포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준 선구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의미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싱가포르 역사상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 리콴유 총리가 싱가포르 독립 50주년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네요.

서울 크기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거대한 국민 화합 이벤트를 매년 열 수 있는 걸까요? 외국인인 저마저도  싱가포르에 대해 좋은 인상이 마구마구 심어지더군요. 그리고 소수의 선택받은 몇 명 만이 참여하는 퍼레이드가 아닌 남녀노소 정말 많은 시민들이 참가한 의미 있는 행사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민족이 모여살지만 화합할 수 있는 나라 싱가포르. 싱가포르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INFORMATION

- 칭게이 퍼레이드 공식 홈페이지 : https://chingay.org.sg/welc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