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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 서악서원에서 하룻 밤

    토종감자 토종감자 2015.03.25

    카테고리

    한국, 경상, 숙박, 풍경

     

    경주 서악서원에서 고택체험, 하룻 밤

     

    조선시대의 작은 서원, 경주 서악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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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경주. 유명한 지역이라 멋지고 좋은 숙소가 많이 있지만, 고택체험으로 진정한 문화 여행을 완성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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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도산 아래 위치한 서악서원은 조선시대의 작은 서원이었다. 서원이란 선비들이 모여 학문을 논하고, 충절로 죽은 사람들의 제사를 지내던 곳인데, 원래는 여자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남자들만의 공간이라고 한다.

    서악서원도 예전에는 금녀 구역이었겠지만, 지금은 신라 문화원에서 고택체험 프로그램의 한 장소로 이용하고 있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되었다. 대문을 들어서자 커다란 영귀루가 있어 그간 이용했던 고택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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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귀루 위에 오르니 정면에 시습당이 보이고, 양쪽으로 동재, 서재가 차분하게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일반 주거용 한옥과는 다르게 마당에 흙이 아닌 잔디가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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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귀루에는 고급스러운 나무 책상이 하나 놓여 있다. 전망도 좋고, 바람도 좋은, 이런 기분 좋은 분위기라면 어느 누구라도 공부가 쏙쏙 잘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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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 넘어 보이는 나무에 모과가 탐스럽게 열려있고, 저 뒤쪽으로는 선도산이 푸근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 서원은 조선시대에 김유신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설립했는데, 후에 유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설총과 최치원의 위패도 함께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원래의 현판은 퇴계 이황 선생이 직접 서악정사라 이름짓고 썼지만, 아쉽게도 임진왜란 때 모두 불타버리고, 현재의 것은 1602년부터 중건에 들어갔을 때 당시의 명필 원진해 선생이 다시 쓴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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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던 시습당은 방이 크므로 대인원에 적합하고, 서재 뒤쪽으로 위치하고 있는 고직사와 사랑채, 행낭채는 2인이 머물기에 적합한 작은방들을 가지고 있다.

     

     

     

    사계절 아름답고, 운치 있는 한옥에서의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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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묶었던 고직사의 작은 방으로 드는 아침햇살

    요즘은 다 편리하게 개조되어 큰 불편은 없는데, 한가지 현대 가옥과 다른 점은 대부분의 고택은 위 공기가 차다는 것이다. 보일러가 빵빵해서 방바닥은 뜨끈뜨끈 한데, 윗공기가 차가와서 익숙하지 않다면 약간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그건 어떤 명품 고택에 가도 정통 한옥이라면 마찬가지니 참고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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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은 역시 아침이 가장 빛난다. 창호지 문으로 스며드는 화사한 햇살에 누군가 깨우지 않아도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문을 열면, 행낭채가 마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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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보는 우물이다. 근데, 뭔가 생긴 게 테마파크의 가짜 우물같이 생겼다. 그러나 물을 펌프로 끌어올리는 진짜 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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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채 뒤쪽으로는 공용 욕실과 화장실이 있다.  한옥의 화장실이라 하면, 옛날 한옥의 재래식일까 두려워(?) 하시는데, 요즘엔 아무리 시골이라도 그런 화장실은 정말 드물다. 하물며 돈 받고 빌려주는 숙소에 재래식이 있을 리가 만무. 욕실과 화장실을 다른 투숙객과 공용으로 써야 하긴 하지만, 깨끗하고 따뜻한 물 콸콸 나오는 현대식으로 큰 불편은 느끼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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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낭채 사이로 난 문으로 나가면 소박하게 꾸며진 안뜰이 나온다. 아직 정원을 만들어 나가는 모양인지, 군데군데 흙이 쌓여 있고 꽃이 좀 두서없이 자라고 있었지만, 다 정리가 되어 봄이 짙어지면 아주 아늑한 느낌을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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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고 한옥에 오면 어김없이 놓여있는 고무신들
    평소에 신고 다니라면 질겁할 거면서, 한옥집에 민박을 오면 고무신부터 두리번 거려 찾는다. 그러면 어김없이 대청이나 디딤돌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고무신 두 쌍. 흡족하게 발을 끼워 넣고, 기념샷을 남기면 그제야 마음이 놓인다. 

     

    이곳에서 공부를 하고 학문을 논하던 선비들과 그 모양새는 조금 다르겠지만, 우리도 이곳에서 옛 문화를 배우며 서원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올봄, 경주에 벚꽃이 필 무렵, 서원에서의 하룻밤은 어떠신지?

     

     

     

    INFORMATION

    서악서원 경주고택
    -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서악동 615
    - 전화 : 010-3570-1950
    - 홈페이지 : www.gjgotaek.kr (온라인 예약)
    - 가격 : 4만~12만 (홈페이지 참고)
    - 주의사항 : 가족을 제외한 미혼 남녀의 혼숙 불가

     

     

     

     

     

    토종감자

    티스토리 우수블로그 '토종감자와 수입오이의 여행노트’ www.lucki.kr 을 운영하고 있다. 2004년부터 세계를 유랑하고 있는 유목민으로 한국일보 여행 웹진, 월간 CEO, 동원블로그, 에어비엔비, 투어팁스, 서울대치과대학 소식지 등 온오프라인 여러 매체에 여행칼럼을 기고했다. 도시보다는 세계의 자연에 관심이 많아 섬여행이나 오지트래킹, 화산, 산간지역 등 세계의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닷 속 이야기를 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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