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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산도 명품마을, 상서마을

    엄턴구리 엄턴구리 2015.04.30

    카테고리

    전라

     

    청산도 명품마을, 상서마을 돌담길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_상서마을 (2)

    느린섬 청산도를 둘러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나 도보다.

    총11코스,  100리(42.15km)에 달하는 슬로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 길을 따라 산과 들, 논과 밭, 바다 그리고 마을을 만나게 된다.

    상서마을은 청산도의 대표적인 명품마을로 슬로길 7코스:돌담길-들국화길(거리 6.21km, 소요시간 136분)의 시작에 자리한다.

    돌담길은 마을 전체를 구불구불 감싸고 제각각의 돌들은 아다리가 딱 맞아 빈틈은 촘촘하다.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_상서마을 (3)

    4월 한 달, '청산도 느리게 걷기 축제'기간 동안 청산도의 각 마을에는 각종 특산물을 판매하는 마을 장터가 열린다. 

    상서마을의 초입, 청산도 서쪽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번잡함이 '웰컴' 환영인사를 건네온다.

    김, 미역, 말린 전복부터 콩자반, 각종 짱아치류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둘러보면 절로 침이 고인다.

    금강산도 식후경, 우선은 주린배 해결이 시급하다.

    상서마을 장터 양쪽으로 2개의 식당이 자리하니 '어느 곳을 고를까요...' 무작정 입으로 중얼거린다.

    (마을 초입의 식당은 축제가 끝난 후에도 영업을 지속한다. 상시영업)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_상서마을 (10)

    부른 배를 두들기니 그제야 마을을 둘러볼 여유가 생긴다.

    하늘을 올려다 보면 빛깔은 푸르고, 그 집 옥상의 빨랫줄은 여유가 넘치다 못해 쓸쓸하다. 빛바랜 빨래집게는 지나치게 가지런하고, 비어버린 옷걸이는 덩그러니 하늘만 매단다.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_상서마을 (43)

    나무 살이 창문을 가로막은 이곳은 가축을 기르는 축사다. 상서마을에 돌담 외 유명한 것이 또 있다면, 그것은 바로 '소'라니.

    어둠속을 빼꼼히 들여다 보면, 흑염소 한 무리가 여물을 뜯고 있다. 

    흩어진 똥들을 즈려밟고 먹이를 찾아가는 배고픈 흑염소의 눈빛이 어둠 속에 둥둥 떠다닌다.

    옆집 소 누렁이는 단독 축사를 쓰던데 흑염소 팔자한번 상서롭게 대차구나 ~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_상서마을 (12)

    그 집의 우체통은 어느 사연을 품었기에 이다지도 붉으스름한가~! 립스틱 짙게 바르고 내일이면 잊으리 꼭 잊으리, 애달픈 사연 하나 품었으니 별이지고 이 밤도 가고 나면 그 사연 잊혀는 질런지...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_상서마을 (17)

    낡은 창고 앞에 흐드러진 그것은 보아하니 호박잎 스럽다. 소고기 썰어 넣고 청양고추 향을 품을 강된장 한 종지면 밥도둑이 따로 없으련만, 괜스레 침 한 번 꿀꺽 삼켜본다.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_상서마을 (19)

    '파란 대문'은 그 집에서 유난히 눈에 띈다.

    한적한 시골 길 유난히 두드러진 파란대문만 보면 동명의 영화가 떠오른다. 평화로운 파란대문(1998)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 런진 대문 밖의 나는 모를터다.

    손을 뻗어 대문을 밀치고픈 욕망을 기어이 참아낸다. 지나는 이는 대문밖에 존재해야 마땅한 법이니까...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_상서마을 (23)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_상서마을 (21)

    담벼락에 방치된 낡은 담배간판,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에 먼지 쌓인 우체통은 어떤 사연을 품고 있을까? 골목의 사소함이 일촉즉발 도화선이 되어 상상의 방아쇠를 당긴다.

    재미로 걷는 골목길은 언제나 흥미롭다.

     

    청산도 상서마을 논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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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_상서마을 (28)

    상서마을은 청산도 슬로길과는 별개로 마을 둘레로 산챌로 비슷하게 코스길이 조성되어 있다.

    크게 마을 둘레길과 논두렁 트랙킹로 나눌 수가 있는데, 마을이 크지 않아 구석구석 누비는데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별 무리가 없다.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_상서마을 (34)

    상서 마을 돌담길을 따라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마을 중간에 아담한 찻집이 자리한다.

    마침 주인은 급한 용무가 있는지라 잠시 부재중 이고, 닫힌 문에 걸린 팻말은 앙증맞다.

    마당에 놓인 벤치테이블에 앉아 주인을 기다린다. 앙증맞은 돌담별관은 상서마을 작은 박물관이다. 길어진 기다림에 그곳을 기웃거린다.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_상서마을 (41)

    유채밭 너머로 멀리 청산의 바다가 보인다.

    신흥리 해변으로 일출이 아름다운 명소(풀등해변 너머 항구)가 있다니 내일은 간만에 부지런을 떨어볼 참이다.

     

    청산도슬로우걷기축제_상서마을 (53)

    커피 한 잔의 여유가 한가로운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한다.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 박수로 알려진 기혁의 시는 호기롭고 정의로운(순전히 주관에 기인한다) 그 점이 청산을 닮았다.

    마을을 부는 바람이 책장을 스르르 넘긴다.

    그림을 그리는 주인장의 붓질도 샤르르 캔버스에 녹아든다.

     

    INFORMATION

    상서 돌담마을 : 슬로길7코스의 시작

    www.slowcitywando.com

    도청에서 마을버스 혹은 순환버스를 타고 상서 돌담마을에서 하차

    마을회관에서 간단한 식사 후 돌담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자.

     

     

     

    엄턴구리

    용의 머리가 되고 싶은 뱀의 꼬리로 ‘잡다함’이 지나쳐 자칫 ‘너저분함’으로 치닫는다. 미대를 졸업해 그림을 그리며 교양 있게 살줄 알았는데 생뚱맞게 연극과 영화미술에 빠진 탓에 한 몇 년을 작살나게 고생만 했다. 그러다 운 좋게 환경디자인 회사에 취직을 하지만 그저 좀 ‘무료’하단 이유로 지복을 날로 차고, 지금까지 몇 년 째 시나리오 작가가 되겠다며 되도 않는 글들을 끼적이고 있다. 밥먹고 사는 일은 자유로운 기고로 이어진다. 문화 예술 칼럼을 비롯해 다양한 취재 원고를 소화하고 있다. 한 번의 긴 여행과 몇 번의 짧은 여행을 무한 반복 중이다. 덕분에 적당히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견문은 넓혀진 것도 또 아닌 것도 같다. 쉽게 마음이 동하는 갈대 같은 호기심에 뿌리 깊은 나태함이 더해져 도대체가 갈피를 못 잡는다. 여행과 생각, 사람과 글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blog.naver.com/waste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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