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 메뉴 바로가기
  • 하단 바로가기
  • 서울역 고가, 걸으면서 즐겨 봄!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5.05.21

    카테고리

    서울, 풍경, 에피소드

     

     150515 서울역고가 개방행사

    서울은 세계적인 대도시이자 역사문화도시이며, 다채로운 축제와 행사가 열리는 역동적인 도시다. 서울에서 펼쳐진 인상적인 행사가 있었으니 바로 '서울역 고가 시민개방 행사'다.  작년 10월 첫번째 개방, 그리고 올해 5월 두번째로 서울역 고가 시민개방 행사가 열렸다. 2015년 5월 맑은 일요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까지 서울역 고가에 사람의 웃음소리가 채워졌다.

     

     

     

    2

    차량이 통제되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서울역 고가에 차 대신 사람들이 걸으면서 즐거운 기운이 몽실몽실 떠 다니기 시작했다. 이 특별한 개방행사가 열리면서 옛 기차길이 공원으로 변신한 뉴욕의 High Line 하이라인 파크처럼 서울역의 늙은 고가에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 고가에서 봄, 고가를 되살려요

     

    3

    서울역 고가는 공덕/만리동 쪽에서 남대문까지 이어지는 도로다. 낡아 철거할 것인가, 공원화 등 변모시킬까의 기로에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열린 행사는 그 자동차 전용도로에 인조 잔디를 잠시 설치하고 시민들에게 쉼터를 만드는 행사였다. 사람이 중심인 보행자를 위한 서울로 거듭나기 위한 서울시의 의지가 담긴 행사다.

     

    박원순 시장이 이날 행사에서 <고가에서, 봄>의 서울역 고가도로 걷기 행사의 취지 등을 직접 설명하였다. 재개발 관련 투기로 돈을 버는 대상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원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전의 도시개발이라면 건물 등을 부수고 다시 짓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은 기존의 도로, 건물 등을 그대로 두고 '재생' 시키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5

    ▲ 홍대 연남동 주민센터 및 연남동 카페휴

     

    이는 최근 홍대 연남동의 골목길 정비 및 주민센터 건립과 맥이 닿아 있다. 집들을 그대로 두고 도로를 깨끗이 넓히고 마을주민 공간을 만들고 장터를 여는 등. 기찻길은 지금 막 멋진 공원으로 탈바꿈 했다. 활력이 솟는 삶의 공간들이 되었다. 기존 거주자들을 쫓아낸 뒤 그저 밀어버리고 비싼 건물을 세워 올리는 것이 아니다.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환경이 정말 '좋아지도록' 주변을 정비하고 되살리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 고가에서 봄, 고가산책단과 함께 해요

        

    6

    어떤 지역이 다시 정비될 때, 부동산 관련 투기 업자들이 아닌 지역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서울역 고가의 재생 역시 그러하였으면 좋겠다. 시민들을 위한, 시민들이 주인공인 그런. 이 행사는 시민을 주인공으로 하고자 하며 고가산책단이 이런 뜻을 펼치고 있다.

     

     

     

    7

    이 단체는 달리는 서울에서 걷는 서울로, 사람중심 미래도시 '서울'을 꿈꾸는 시민들의 모임이다. 고가산책단'은 작년 10월 첫 고가 개방 행사를 계기로 모이게 되었다. 서계동에 자리잡고서 지역주민 인터뷰, 설문 등을 펼치며 서울역 인근의 문제들을 다루는 '고가포럼'을 펼치며 그 소통매체인 '고가 리포트를 발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점은 '자발성' 이다. 시민참여 고가 보행로 전환과 시민주도 고가 보행로 운영을 목표로 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다.

     

     

     

    8

    이 모임에서 만든 무빙 파크 Moving park. 숨막히는 회색도시 서울에서 시민들이 스스로를 치유하는 프로젝트다. 도심의 오아시스, 초록 공유지. 이 공유지를 만드는 무빙파크프로젝트는 시민의 쉼터, 공연의 무대, 휴식처인 웃음공간을 꿈꾼다. 자동차가 점령한 도로에서 펼치는 도시 시민들의 낭만적이고 한량스러운, 즐거운 공간을 확보하기. 다름아닌 무빙파크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 고가에서 봄, 새롭게 보여요

     

    9

    고가를 '돌아 볼'까.  <돌아, 봄>은 퍼블릭 그라운드에서 준비했다. 사회적 보존을 위해 공공유산 보존관리에 대한 민간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퍼블릭 그라운드. 고가가 과거에서 지금까지 어떻게 변모해 왔는지, 그리고 미래에 어떠하면 좋을지에 대한 시민 의견을 담아내는 전시를 선보였다.

     

     

     

    10

    그럼 고가를 '걸어 볼'까. 공덕역 쪽에서 시작하면 문화역서울284, 즉 구 서울역사가 보이며 롯데마트에 이어 새로운 서울역이 보인다. 좀더 걸어가면 서울역에 내리는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던져 주던 옛 대우빌딩과 서울 스퀘어가 보인다. 그 반대편으로는 연세재단의 푸르게 번쩍이는 세브란스 빌딩이 자리하고 있다.

     

     

     

    11

    빠르게 지나가며 보았던 건물들을 찬찬히 걸어가면서 보니 정말 색다른 기분이 든다. 푸른 태양아래 번뜩이는 건물들. 이제는 새로운 건물에 바통을 넘긴 서울역 인근 늙은 건물의 얼굴도 보인다. 익숙한 얼굴들이라도 다시 시간을 들여 보니 보지 못한 모습들이 들어온다. 내가 살아온 서울- 나의 도시가 새롭게 보인다.

     

     

     

    * 고가에서 봄, 다채로워요

     

    14

    걸어가는 내내 고가는 북적였다. 차량 차단이 시작되는 공덕역 쪽에서 부터 무빙도시락 판매, 푸드트럭, 이동서점, 어린이존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공연 B가 열리는 구간에 이어 도시락미팅, 안내부스, 산책버스정류장, 공연 A 구간 등이 잔디구간에 연이어 있다. 우리나무 체험존, 초록어린이 우산재단, 퍼블릭 그라운드 '돌아, 봄' 등이 있고 이어서 에코존이 있었다.

     

     

     

    13

    마술공연도 펼쳐지고 도시락 까먹는 재미를 만끽하는 사람들도 있고. 도로는 그리 길지 않았지만 볼거리나 즐길 거리는 충분했다. 북적이는 사람들에 걸음이 늦추어지기도 했지만, 축제같은 분위기였다. 서울역 고가에 모여든 사람들을 이해 축제같은 분위기를 만들며 이들의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채운 건 사회적 기업가와 청년 사업가들이다. 비영리 단체, 사회적 기업 등 세상을 좋게 바꾸기 위해 애쓰는 사업가 팀들이다. 선한 의지로 즐겁고 신나게 세상을 바꾸는 중이다.

     

     

     

    15

    친숙한 이름이 눈에 보인다. 곤약국수를 사 먹으면서 인사한 홍대카페 슬로비의 대표님. 슬로비에서는 도시-농촌의 건강한 유대를 바탕으로 음식을 만든다. 그 밖에 후암동 소월길 밀영, 쾌슈퍼, 공장공장, 구레페, 아트플랏츠, 비씨커피, 베리스트리트키친 등이 참여했다.

     

     

          

     

    * 고가에서 봄, 즐겨 주세요

     

    16

    고가에는 '봄'이 많다. 쉬어봄, 돌아봄, 먹어봄, 들어봄, 걸어봄, 놀아봄. 봄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다양하게 변신할 수 있다니. 봄으로 신나게 채워진 도로다. 산책버스, 할말부스, 한평책방, 도시락미팅까지 흥미로운 코너가 많다. 햇살은 뜨거웠지만 걸어가면서 도로 주변을 보고 그리고 이 도로를 채운 사람들을 보았다. 서울이 정말, 색달라 보였다.

     

     

     

    17

    사회적 기업가와 청년 사업가들이 채운 이 거리의 주인공은, 단연 즐기러 나온 '시민'들이다. 볼거리, 먹거리 등등 이 모든 것들을. 인간에게 광장이란, 공원이란 얼마나 소중한가 싶다.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와 공원을 만끽하고 있다. 즐기고 만끽할 것들은 연이어졌다. 고가에서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 A는 선우정아, 착한밴드 이든, 조순종 트리오, 박선영 트리오가 등장했다. 공연 B는 야마가타 트윅스터, 오대리, 후추스, 전용현 DJ 등이 있도록 꾸몄다.

     

     

     

    18

    보통날의 대단함을 '할말'로 녹음하기도 했다. 뉴욕에서도 이렇게 시민들의 '모노로그'를 녹화하는 부스가 곳곳에 있다. 우리는 보통의 삶이 참 심심하고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보통의 날들은 그 시대의 생활상, 문화상 등 많은 것들이 녹아있어 알고보면 '엄청난' 보통날이다.

     

     

     

    19

    역시 먹거리도 빠질 수 없다. 식도락을 즐기며 주전부리를 먹으며 걷는 즐거움 :) 도시락은 만리시장과 남대문 시장의 식재로 만든 지역도시락이다. 그 밖에 서울역의 고가 위에는 이동매대가 있었다. 핸드드립 커피 수레도 등장했으며 소프트아이스크림 등 간식거리를 팔았다. 매콤달콤하게 무친 실곤약 국수로 만든 비빔국수, 도시락 등등 선택항이 넓었다. 

     

     

     

    * 고가에서 봄, 참여하세요

     

    12

    공간은 이렇게 눈부시게 바뀌었다. 무채색의 공간이 유채색으로 바뀌었다. 사람들 덕이다. 한쪽에서는 벽화로 생기를 불어 넣었다. 금호타이어에서는 가족사랑 가드닝 행사를 펼쳤다. 시민들의 참여로 꽃을 폐타이어에 심는 행사였다. 검은 타이어 위에 색색깔의 꽃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게 되었다.

     

     

     

    20

    행사 또는 축제를 위한 시민참여도 중요하지만 의견 수렴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고가에서의 봄을 기획한 사람들은 고가에서 펼쳐지는 이 행사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한다. 고가 시민개방행사의 좋았던 점이나 보강할 점 등 의견들을 피력할 공간에서 그 의견들을 모았다. 이럴 때 적극적인 의견 표명이 필요하다. 곧 시민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1

    시민들과 마주 앉아 도시락 먹으며 '도시락 미팅'을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공간도 있었다. 남대문 시장 상인, 서계, 공덕동 시민들을 초대하여 시 공무원, 고가산책단, 지역전문가가 소통하는 자리였다. 서울의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그 뜻에 따라 이 고가의 미래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 고가에서 봄,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꿈꿀 수 있을까

     

    22

    고가를 걷기 위해 온 많은 사람들. 서로 배려 하여야 이런 멋진 행사가 멋지게 유지될 것이다. 고가에서는 우측 통행을 하고, 위험할 수 있으니 난간에는 기대지 말고, 아이들의 손을 잘 잡고 다니고. 동물들의 배설물을 치우고 쓰레기는 봉투에 넣어 에코존 Eco zone에 가져다 주어 성숙한 공원 문화를 만드는 등.

     

     

     

    IMG_1462

    ▲ The HighLine, New York, USA

    서울역 고가는 뉴욕 하이라인 파크를 꿈꾸고 있다. 뉴욕에서 머물 때 하이라인 파크를 두어번 들렀다. 뉴욕은 방치되었던 옛 철길을 공원 '하이라인 파크'로 만들었다. 도시 재생의 좋은 예가 되고 있다. 흉물스럽던 곳은 이제 관광 명소이자 도시미관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하이라인 친구들'과 부동산 업자와 뉴욕시가  협업한 결과다.

     

     

     

    25

    지금 이 고가는 앞으로가 어떻게 변화될지 결정되지 않았다. 공원화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남대문 일대 상인들은 고가가 없으면 상권이 죽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여러가지 이권과 서로다른 관점들이 뒤엉켜 있다. 이 문제들을 잘 해결하기 위해 하이라인의 친구들처럼 고가의 친구들이 되어 이곳의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 하나의 지역이 개발 및 정비 될 때는, 협의와 토론, 그리고 많은 조사 등을 통해 공공선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1

    서로의 이익을 조금씩 양보하고, 시민에게 더 좋은 쪽으로 이 고가가 변모했으면 좋겠다. 이런 축제와 같은 멋진 개방행사가 앞으로도 이어지길 바란다.  뉴욕 하이라인보다 더 시민에게 사랑받는 그런.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같이 보기 좋은 글

    서울의 인기글

    홍대고양이 작가의 다른글

    전체보기

    SNS 로그인

    복잡한 절차 없이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댓글을 남겨보세요!

    겟어바웃 에디터라면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