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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제인의 후예가 만든 기업 곤고구미의 오사카성과 시텐노지

    노을지다 노을지다 201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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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칸사이

     

    백제인의 후예가 만든 기업 곤고구미의 오사카성과 시텐노지 

     

     

     

    곤고구미(金剛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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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고 구미는 578년 일본 최초 불교 사찰 시텐노지(四天王寺) 건립을 위해 일본 쇼토쿠(聖德)태자의 초청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곤고 시게 쓰미(金剛重光, 한국명 유중광)를 비롯한 3명의 백제 장인에 의해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였다. 곤고(金剛)는 당시 왕이 하사한 성이며, 이름은 그대로였다.

    그들의 후손이 오사카성(大阪城)과 호류지(法隆寺) 증개축 공사를 맡음으로써 명실공히 일본 대표 사찰 건축 보수업체로 명성을 떨쳤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때도 곤고구미가 건립한 사찰 가이 코인戒光院의 대웅전만큼은 멀쩡했을 만큼, 일본 및 백제의 장인정신을 보여주는 회사였다. 하지만 무리한 부동산 사업영역 확장으로 2006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였던 곤고 구미는 파산했다.

    오사카성과 시텐노지는 오사카 전통의 상징이다. 시텐노지는 일본 최초의 사찰로 그 의미가 크고, 오사카성은 전국을 제패한 도요토미 가문의 가성으로 지금까지도 일본 대표 명성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속에 백제인의 장인 정신이 깃들어 있다.

     

     

     

    일본 권력의 중심, 오사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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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는 공식적인 수도는 아니었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카와 이에야스 등 권력자가 군림했던 실질적 행정수도(?)였다. 일본의 여러 성 중 단연 으뜸이었기에 권력자의 권력만큼 화려해지고 방대해졌다. 도도한 땅값을 자랑하는 도심 속 노른자 땅이지만, 그 규모가 여전히 방대하니 오사카성의 위용이 느껴진다. 인근 지하철역만 무려 5곳, 여느 입구로 들어가도 성까지 최소 10분 이상은 걸어야 한다. 과거에는 미니기차가 운행할 정도였지만, 불미스러운 사고로 없어졌다. 

    성 주변은 거대한 정원이다. 조경이 아름다워 정원과 어우러진 오사카성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이토록 아름다운 정원이 과거 치열한 전쟁터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맑은 날이면 오사카성에 종종 놀러 가곤 했다. 아마도 내 기억에 벚꽃과 단풍시즌이 가장 아름다웠다. 

     

     

     

    난공불락의 요새, 도쿠카와 이에야스의 권모술수로 하루아침에 무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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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주변의 높은 해자와 거대한 수로 덕분에 오사카성은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후 권력을 잡은 도쿠카와 이에야스는 화친 일지어도 도요토미 가문을 훗날 원흉으로 생각했다. 도쿠카와 이에야스는 도요토미 히데요리 (히데요시의 아들)에게 역모죄를 뒤집어 씌어 도요토미 가문의 가성인 오사카성을 공격한다. 많은 군사력을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난공불락의 요새는 굳건했다. 도쿠카와 이에야스는 도요토미 히데요리에게 거짓말로 화해를 요청하고 그 대가로 오사카성 해자를 메우게 요청했다. 해자가 사라진 오사카성은 더 이상 난공불락의 요새가 아니었다. 히데요리는 결국 자결하고 오사카성도 함락된다.

     

     

     

    오사카성, 통일 일본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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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16세기 말 오다 노부나가가 죽자 열도를 처음으로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오사카혼간지라는 절터에 오사카성을 세워 권력을 확대해나갔다. 오사카성은 곧 통일 일본의 상징이자 권력이었다. 오사카성의 권력이 강해질수록 성은 점점 더 화려하고 커져갔다. 물론 그 사이에 낙뢰와 화재 같은 손상도 있었지만, 복원과 증축 작업은 항상 백제 후손들의 건축회사(?)인 곤고 구미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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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성의 반전은 아마 엘리베이터일 것이다. 오래된 옛 성을 생각했던 여행자들에게는 실망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편리한 건 사실! 천수각 정상에 올라서면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대지의 능선까지 섬세하게 조망될 만큼 주변 전경을 시야에 담을 수 있다. 아마 권력자들은 이 자리에서 일본 열도를 호령했을 것이다. 그들이 섰던 자리에 올라서니 감회가 남다르다.  

     

     

     

    오사카성 니시노마루정원 (西の丸庭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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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성에는 항상 정원이 공존한다. 교토의 정원처럼 아기자기한 멋은 없지만 규모만큼은 넓디넓다. 벚꽃 시즌이 되면 가장 아름다운 오사카성을 만날 수 있다. 

     

     

     

    곤고구미가 건설한 일본 최초의 불교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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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3년 불교를 나라 통치이념으로 여긴 쇼토쿠태자에 의해 설립된 일본 최초의 불교 사찰. 당시 일본에는 사찰을 지을만한 기술력이 없었기에 유중광을 비롯한 백제 장인 3명을 초청했다. 일본 왕실은 보답으로 유중광에게 곤고金剛라는 성을 하사하고, 유중광은 곤고구미金剛組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를 창시하게 된다. 아마 한국인이라면 교토의 사찰보다 시텐노지에서 좀 더 익숙함을 느낄 것이다. 추측건대 백제 사찰 양식이 시텐노지에 베여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간사이 지방의 오랜 전쟁과 자연재해로 여러 차례 소실되었지만 항상 곤고구미에 의해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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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심가람은 정방향 사각형에 오중탑, 금당, 강당이 일직선으로 배치되어 있다. 돌정원으로 이루어진 바닥도 인상적! 이러한 양식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건축양식이다.

     

     

     

    동서양의 정원이 조화를 이루는 시텐노지 혼보정원 四天王寺 本坊庭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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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토에 필적할 만한 명원이 오사카의 시텐노지 혼보정원이라 주장한다. 정원은 자연을 절묘하게 살려 사찰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다. 사찰은 지극히 일본적인데, 의외로 유럽의 감성도 담았다. 동서양의 감성이 크로스오버된 정원은 묘한 느낌마저 준다. 따사로운 햇살을 흡수하며, 새소리 물 소리에 감각을 집중한다.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한참을 멍 때리며 앉아있다 마치 바람결에 휘날리듯 다음 여행지로 향한다.

     

     

    노을지다

    어린 시절부터 철도원을 꿈꾸던 여행인. 기차타고 떠나는 마을 산책을 사랑한다. 현재 코레일명예기자로 활동중이며, 기차여행과 마을 산책 블로그 (blog.naver.com/noeljida)를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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