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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최대의 잣나무숲으로 떠나는 여름나들이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5.07.02

    카테고리

    경기

     

    우리나라 최대의 잣나무숲으로 떠나는 여름나들이 

     

    * 가평 ‘경기도 잣향기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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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근교에서 가장 사랑받는 여행지 중의 하나가 가평이다. 조용히 들렀던 안개 낀 아침 고요수목원, 왁자하게 야유회로 들렀던 남이섬. 재즈페스티벌이 열렸던 자라 섬. ​가벼운 마음으로 당일로 다녀올 수 있을 거리에 울창한 산과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많이 등장하여, 가족과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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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평은 학부 때 야외 지질학 필드지였을 만큼 산이 많다. 솔숲이 아주 울창하다. 가평 숲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작년에 개장하여 올해 첫 여름을 맞이하였다. 싱그러운 나무향이 가득한 이곳, 아직 알려지지 않아 고즈넉한 분위기라 조용한 힐링 산책을 하기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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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평 ‘경기도 잣향기 푸른숲', 대한민국 최대의 잣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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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령산과 서리산이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어깨를 맞댄 곳에 형성된 숲은 잣나무가 주종이다. 가평 ‘경기도 잣향기 푸른숲’은 45만 평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에 가득 솟아 자라는 잣나무로 잘 알려져 있다. 수령 80여 년은 족히 되는 잣나무들이 쏟아지는 빛이 들지 않을 만큼 울창하게 자라있다. 원시림의 풍모마저 느껴진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잣나무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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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잣나무숲의 공식적인 이름이 바로 ‘경기도 잣향기 푸른숲’이다. 기존에 있는 숲을 사람들이 찾기 좋게 더 손질을 한 것이다. 2005년 이 숲을 정비하기 시작하여 10여 년에 걸쳐 삼림 치유 및 숲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손을 보았다. 사람들이 언제라도 찾기 좋은 산림휴양지로 이름을 걸고 지난 10월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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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가 서울 근교 맞나 싶을 정도로 짙은 녹색의 잣나무들의 위용이 대단하다. 어느 지방에 가나 지역 명소들은 팔경, 십경 등의 순위로 꼽아 놓는다. 이 잣나무 숲은 가평 팔경으로 꼽혀 ‘축령백림’으로 불린다.  해발 450-600m에 위치한 축력백림은 잣나무 뿐만 아니라 철쭉 군락 및 다채로운 야생화들이 피기에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보기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 가평 ‘경기도 잣향기 푸른숲’, 볼 것 많은 잣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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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련사 갈림길에서 잣 향기숲길, 잔향기 목공 방과 화전민 마을로 이어지는 길은 약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더 천천히도 좋다. 경기도 잣향기 푸른숲에는 물레방아, 너와집 등 옛 화전민 가옥, 계곡, 잣 박물관으로 오밀조밀 잘 꾸며져 있다. 숲 내부는 잘 정비되어 있으나 들어오는 초입은 도로포장 중이다. 곧 마무리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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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숲 내 축령백림관은 잣을 주제로 상시 전시가 열린다. 어떻게 잣을 수확하여 껍질을 까고 상품으로 만드는지 귀여운 다람쥐 모형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아이들이라면 다람쥐 인형의 귀여움이라든지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잣나무 둥치 등이 꽤 흥미롭게 보일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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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평의 특산물이 잣인 만큼 잣을 이용한 잣막걸리나 잣이 들어간 두부 등 다양한 모형 음식도 전시하고 있다. 가평 잣막걸리, 맛있다. 공주알밤막걸리와 함께 지역 특산물로 만든 막걸리 중 맛있기로 꼽는 막걸리다. 이 숲 인근의 음식점들은 잣두부니 잣막걸리를 내건 집들이 많아 내키면 쉽게 맛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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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관을 나와 화전민 마을에 접어들면 1970년대, 산을 불태워 살 터전을 만들고 밭을 일구며 살아가던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귀틀집과 너와집을 재현해 놓아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다. 불과 50여 년 전만 해도 이렇게 산  속에 집을 지었다. 진흙과 통나무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지금 보자면 ‘친환경’스러운 당시의 집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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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나무를 끼워 맞추듯하여 만든 귀틀집도 독특하다. 솜씨도 좋게 나무 모양을 살려 끼워 맞추었다. 귀틀집은 통나물을 우물정 井자 모양으로 쌓아올리고 귀를 맞추어 귀틀 방식으로 벽을 만든다. 그 틈은 흙으로 만들고 지붕은 굴피 등으로 마감한다. 산간지방에서 나무만 있으면 특별한 장비나 기술 없이도 튼튼한 집을 만들 수 있어 화전민들이 귀틀집을 짓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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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집은 지붕을 얹는 재료가 기와나 초가 대신 너와다. 산악지대인 만큼 초가지붕을 이을 볏짚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무의 껍질-너와를 지붕으로 이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 너와는 맑은 날에는 나무가 말라 수축하면서 바람이 잘 들어 시원하고, 비오는 날은 널판이 수분을 머금어 부풀며 틈을 좁혀서 비가 새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겨울에는 너와 위로 눈이 쌓여 내부의 온기가 밖으로 쉽게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한다고.  여러모로 산간 지방에 딱 맞는 집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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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 집 안에 외양간이 있는 것이 무척 특이하다. 산악지대라 추위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짐승이라지만 밖에서 키우기 안쓰러웠을까. 외양간이 집안에 있다. 그래서 동물들의 숨소리며 냄새 등을 모두 감수하고 정말 한 가족처럼 살았을 당시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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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옆으로는 나무를 태워 숯을 만들던 숯가마도 있다. 좋은 나무가 있는 곳에는 보통 숯을 구워 판다. ​빼곡하게 나무 기둥을 다듬어 세우고 태워 양질의 숯을 구워 팔고 필요한 옷가지며 먹거리들을 사들이며 살았을 것이다. 지금은 그 곁에 정자가 놓여 있어 찾는 객들이 여유롭게 쉬어가면서 산의 아름다움을 즐기지만, 당시의 사람들 삶은 참 힘들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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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전민 마을을 지나면 다른 한 쪽에는 명상과 쉼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목공예 체험할 장소도 있다. 예약을 하는 경우 체험할 수도 있어 가족들이 특별한 여행의 추억을 만들기도 좋을 법 하다. 또한 중간중간 잘 가꾸어진 꽃나무 곁에서 쉴 만한 장소들이 있어 걷는 길이 즐겁다. 알려지지 않아 살짝 걱정했었는데 만족스럽게 시간을 보냈다.

     

    * 가평 ‘경기도 잣향기 푸른숲’, 걸을수록 걷고 싶은 잣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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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졸 흐르는 개울물 위로 햇살이 방울처럼 떨어진다. 조그만 야생화들이지만 그 색은 선연하고 곱다. 고요하게 그렇지만 부지런하게 오늘의 삶을 사는 작은 생명들이 가득한 이곳은 걸을수록 걷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떤 작은 꽃의 이름은 알지만 어떤 꽃은 모른다. 하나하나 이름을 찾아 불러 주고 싶어진다. 제각각 나름대로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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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걷기 편하도록, 유치원 꼬마도 조금 기운을 내면 쉽게 오를 수 있게 나무 계단과 산책로가 잘 이어져 있다. 하늘로 우뚝하게 치솟은 나무 사이로 야생림을 파고드는 기분이란! 훤칠한 키의 나무 끝으로 겨우 햇살이 비집고 내려온다. 공기가 맑다. 싱그럽다. 방금 전만 해도 회색의 수직선으로 가득했던 도시 한가운데에 있었다는 사실은 잊은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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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을수록 건강해지는 듯싶다. 경기도 잣향기 푸른숲은 걸을수록 건강해 지는 기분이 드는 것이 정말 사실이란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2014년 경기도에서 나무들이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내뿜는 삼림 휴양지로 꼽은 곳이 이 숲이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놓는 물질로, 우리에게 숲이 ‘상쾌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싱그러운 향으로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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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한 도시 공기를 마시다가 초록이 뚝뚝 흘러내릴 듯한 숲에서 피톤치드를 마시니 상쾌하다. 여름이 깊어지는 숲 속.  짙은 그늘 아래에서 시원하게 자리를 펴고 앉기도 하며 쉬엄쉬엄 걸었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길게 이야기를 하면서 걷는 시간을, 걷는 공간을 천천히 깊이 느끼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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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많은 이가 찾지 않는다. 그래서 더 마음에 꼭 들었는지 모른다. 나무 사잇길로 조금은 땀이 날 만큼 걷고 나니 간만에 운동도 했다는 뿌듯함도 느껴진다.

    휴가철이 되면 어디론가 가고 싶지만 붐비는 사람들, 먼 거리의 부담에 휙 떠나기 망설여질 때가 있다. 그럴 때 가벼운 마음으로 건강한 기운을 가득 채우고 돌아오기 좋은 곳, 바로 경기도 잣향기 푸른숲이 아닐까 싶다.

     

     

    * 경기도잣향기푸른숲 정보

    - 경기도잣향기푸른숲 주소 : 경기도 가평군 상면 행현리 산92-1번지 일원 (축령로 289-146)

    - 경기도잣향기푸른숲 운영 : 9:00-18:00(동절기 ~17:00), 화요일 휴장

    - 경기도잣향기푸른숲 입장료 : 어른 1000원, 청소년 및 군인 700, 어린이 500원 / 무료주차

    - 프로그램 예약 : 031-8008-6769, 6770(목공반)

    * 2016년 3월까지 입장료 무료 / 숲으로 진입하는 초입부분의 도로는 현재 포장 중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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