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국도 따라간 국내 여름 휴가지

Get about 201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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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상, 여름

7번국도 따라간 국내여름휴가지 : 울진여행 가볼만한곳

초여름이라기보단 늦봄에 가까운 무렵부터 올여름엔 단단히 놀아주겠다며 벼르고 있었건만 가족들끼리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아 여름휴가가 계속 미뤄지고 있던 중 폭염주의보니 폭염 특보니 하는 재난문자에 이렇게나 어마무시한 습기와 더위라면 서울에도 최소한 망고쯤 되는 열대과일이 열려줘야 인지상정 아니냐 투덜거리면서 짐가방을 챙겨 훌쩍 집을 떠나왔습니다.

어디로? 경상북도 울진으로요~

이왕 떠나는 국내여름휴가라면 남들 다 가는 해운대, 경포대보다는 덜 붐비면서 물놀이를 기본으로 온천이나 트레킹도 할 수 있는 지역이 없을까-하며 알아보다 해수욕+삼림욕+온천욕 = '울진 3욕'에 대한 정보를 보자마자 이거다! 싶어졌거든요.

저마다의 일로 바쁜 언니, 동생 셋이 의기투합해 여름휴가 스케줄을 맞추느라 길지 않은 가족여행 기간이지만 울진 워터피아 페스티벌 시기에 맞춰 해수욕과 온천욕과 삼림욕 모두를 누리고 올 수 있는 일정으로 고고고~

요 몇 년간 이맘때 즈음의 극성수기에는 집 밖으로 아예 나가지를 않거나 일찌감치 한국보다 서늘한 곳을 찾아 다른 나라에 가 있거나 해서 국내여름휴가는 참 오랜만인 것 같은 기분이에요.

해외로는 그렇게 나다니면서 대한민국에서는 수도권 붙박이에 가까운 편파적인 활동구역 탓에 울진여행 역시 처음 가보는 것이었던 만큼 이번에 생생하게 보고, 듣고, 겪은 여행 팁과 울진의 가볼만한곳을 추천해볼까 합니다

저처럼 국내 여름휴가지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요.

:: 울진 여행 동선 정하기 ::

1. 서울에서 울진까지

극성수기 중에서도 이른바 <골드시즌>이라 손꼽히는 8월 첫 주의 주말이었던 만큼 휴게소 잠깐 들렀다가 강원도의 경계를 지나치는 순간 서울 출발로부터 여섯 시간이 지나 있었어요.

주차장 같은 영동고속도로를 벗어나 그나마 7번 국도로 들어서며 상대적으로 좀 달리는 것 처럼 달린다 싶은 속도가 되었는데도 저희가 묵었던 울진 백암온천지구의 호텔까지는 약 일곱 시간 정도 소요된 셈입니다.

평소라면 동서울터미널-울진 종합터미널까지 서너 시간이면 닿았을 거리이니 명절 민족대이동 수준의 어마무시한 정체였지요.

대중교통으로 울진 권내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동서울 터미널-울진 종합버스터미널까지 운행하는 고속버스가 제일 나았고 울진 터미널에서 숙소나 관광지까지는 다시 버스 or 택시가 최선이더라고요.

동서울-울진간 고속버스 : 편도 25700원

(잔여좌석 및 여정, 예약은 ▶울진 종합버스터미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두 명이 가는 여행이라면야 대중교통편을 이용하는 것이 여행경비 절약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최소 3인 이상의 가족 단위가 여름휴가로 울진을 갈 때엔 자가용이 오히려 이득인 셈이에요.

이런 시즌에는 유명 국도나 고속도로를 피해 소통 원활한 비주류 도로들로 우회하는 것이 훨씬 이득인데다 직접 보고 겪은 울진은 아는 사람만 아는, 혹은 나만 알고 싶은 멋진 곳들이 문자 그대로 숨어있는 여행지였던 것까지 감안해 울진만큼은 대중교통보다 되도록 자가용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2. 7번국도 따라가는 국내여름휴가지 - 울진여행 일정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하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많은 욕심쟁이라 결국 7번국도를 타고 저 아래 울진 후포에서 백암으로 들어갔다가 울진읍-공석항으로 거슬러 올라오게 되면서 지도상으로 묘한 삼각형 형태가 되었어요.

7번국도 드라이브-백암온천지구-백암산 트레킹-신선계곡-성류굴-망양정-울진 염전해변-워터피아 페스티벌-공세별장(현내항)

처음에는 좀 빡빡하려나 싶었지만 결과적으론 대만족이었습니다!

온천이나 트래킹, 물놀이 중에서 무엇 하나만 빠졌어도 두고두고 아쉬웠겠다-싶었을 정도

제가 여행한 순서와 반대로 움직이면 신나게 놀고 마지막에 온천으로 피로를 푼 뒤 귀가하는 동선이라 어르신들 모시고 가는 여름휴가에 적합한 루트가 될 것 같고요.

:: Day 1. 국내여름휴가지 - 울진 백암온천지구 알뜰하게 즐기기 ::

울진 3욕을 모두 클리어하겠다는 기세이긴 했으나 엇비슷한 나이의 엇비슷하게 골골대는 여성 3인조인 저희 자매단은 온천욕과 해수욕의 '물놀이'에 조끔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어요.

참 수도권 촌것에 국내여름휴가 백치답게 울진여행을 준비하면서도 부산만큼은 아니어도 강릉이나 경주랑 비슷한 정도의 숙박업소들이 있겠거니-하며 무려 8월 첫 주 주말이라는 여름휴가 초!!!! 성수기에 출발하기로 결정만 땅땅 해 놓고 D-day까지 일주일이 채 못되는 시점에서야 발을 동동 구르면서 온천 주변과 울진 워터피아 페스티벌 행사장 근처에 있는 숙소를 고집하니 쉽게 구할 수 있을 리가 없었지요.

비성수기의 2배 이상까지도 책정된 성수기 요금은 기본에 그 비싼 숙박비임에도 불구하고 빈 방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게다가 같은 가족여행이라도 가족 단위의 여행과 형제자매 여행객이 선호하는 숙소가 분명 다를 텐데도 울진여행 자체가 젊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가 아니라서인지 몰라도 저희에게 참고가 될 만한 정보가 거의 없다시피 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거든요.

숙소에 대한 만족도가 여행의 전체적인 만족도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데 울진숙소는 이렇게까지 정보가 없을 줄이야

1. 울진 백암온천지구 숙박정보 : 백암스프링스호텔

백암온천은 다른 지역의 망설여지는 숙박비에 비하면 훨씬 합리적인 가격으로 머물 수 있는 호텔이나 콘도들이 밀집해 있고,

그 덕분에 치킨집이나 술집, 노래방, 편의점 등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편의시설이 많다는 장점과 워낙 오래된 곳이라 시설들이 전반적으로 세월이 느껴지는 컨디션이란 아쉬움이 함께 하는 곳이었어요.

그러나 이런 성수기에 백암스프링스호텔은 온천이용 포함 2인실 온돌방이 6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었음을 생각하면 (1인 추가시 20%추가 - 최대 4인까지 가능)

시설이야 뭐, 나름 감수할만한 오래됨이었다고 생각됩니다.

2. 백암스프링스호텔 온천탕 운영시간

월요일 06:00 ~ 21:00 / 화~토요일 05:30 ~ 21:00 / 일요일 05:30 ~ 19:00

마감시간 1시간 30분 전에는 들어가야 여유 있게 온천욕을 하고 나올 수 있겠죠.

비수기에는 조금 먼저 마감한다고 해요.

저희처럼 저녁 늦게 도착해 온천 마감시간 전에 이용하기가 어려웠다면 익일 오전에 호텔 리셉션에서 새 입욕권을 수령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어요.

룸 키나 방 호수를 대면 확인 후에 위의 사진 같은 입욕권을 내주십니다.

온천은 남탕 여탕 모두 스프링스호텔 지하 1층에 있고, 온천 뒤에 매점에서 과일을 통으로 갈아 만들어주는 블루베리주스(5000원)로 마무리하면 완벽한 하루의 시작입니다.

#울진 백암온천지구 가볼만한곳

워낙 큰 기대 없이 정한 호텔임을 감안해도 가성비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고 근거리에서 백암산 트레킹과 함께 진짜 '나만 알고 싶은' 국내여름휴가 비밀 장소로 기억되는 신선계곡 물놀이까지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생각해요.

백암산 주차장에서부터 신선골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선시골을 거쳐 합수곡까지 올랐다 되돌아오는 정식 트레킹 코스는 왕복 5-6시간이 소요됩니다.

한나절을 다 투자하기에는 시간도 체력도 부족한 저희는 아침 일찍 서둘러 신선계곡 언저리까지만의 약식 트레킹 코스로 삼림욕을 만끽하고 내려오는 길에 더위를 피할 겸 신선계곡 물놀이를 즐겼습니다.

트레킹 후 호텔로 돌아와 온천으로 피로를 풀면 단시간에 백암온천지구를 아주 알차게 즐길 수 있지요.

:: Day 2. 국내여름휴가지 - 울진 워터피아 페스티벌 알차게 즐기기 ::

△ 울진 워터피아 페스티벌 모래조각

이번 국내여름휴가 최대 목표인 해수욕을 위한 목적지는 울진 워터피아 페스티벌!

울진워터피아 페스티벌이 열리는 장소가 울진 염전해변이고, 울진 염전해변~망양정 해수욕장 근처 왕피천 하구 일대와 울진의 손꼽히는 관광명소인 망양정-성류굴은 같은 동선으로 묶을 수 있었어요.

1. 성류굴

△ 사진 속 정자가 울진 성류굴 매표소

INFORMATION

성류굴 입장료 (할인 전)

어른 3000원 / 청소년 2000원 / 어린이 1500원

울진 워터피아 페스티벌 행사장에서 나눠주는 유명 관광지 및 체험비 할인쿠폰을 받으면 입장료를 50%나 할인받을 수 있다는 것을 체크하면 예산 절감에 쏠쏠하게 도움이 됩니다.

급작스레 좁고 낮아져서 종유석에 부딪힐 위험이 있는 구간이 있고 불시에 물방울이 정수리를 가격하기도 해서 입구에서는 헬멧을 쓰는 것이 권장되고 있었어요.

성류굴 안도 습하긴 한데, 밖은 습한데다 덥기까지 해서 관람줄이 끝도 없이 늘어선 굴 안이 훨씬 쾌적하게 느껴졌습니다.

땡볕 받으며 걸어다니기 지치셨다면 할인쿠폰 찬스로 성류굴 피서를 즐겨보세요.

△ 울진 성류굴의 1호 명물 용바위

2. 망양정 (운영시간 : 오전 6시 ~ 오후 8시)

더운 날씨라는 것도 잠시 잊을 정도로 탁 트인 경치가 최고라 숙소의 위치가 일출을 보기 조금 곤란한 곳이라면

일출시간에 맞춰 잠에 덜 깬 얼굴로 뒹굴다 해맞이공원이나 망양정해수욕장으로 조금 이른 산책을 나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리라 생각합니다.

3. 울진 워터피아 페스티벌

INFORMATION

축제 기간 : 2015.08.01(토) ~ 2015.08.09(일)

장소 : 울진군 염전해변

입장료 : 무료

▶ 울진 워터피아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울진 워터피아 페스티벌은 울진의 여름 대표 축제라고 합니다.

공식 홈페이지상으로는 공연부터 여러가지 체험 프로그램까지 준비되어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

제기 여행을 준비하며 검색했을 때엔 국내여름휴가로 울진을 염두에 둔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가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서도 신나게 체험하고 왔던 만큼 할 얘기가 너무 많고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아쉬웠던 행사가 바로 이 울진 워터피아 페스티벌이었습니다.

:: Day 3. 국내여름휴가지 - 아름다운 항구마을 공석항 & 현내항 ::

저는 대한민국에는 무엇과 비교하기 힘든 한국만의 오묘한 아름다움이 있고, 딱 그 매력이 무엇인지를 표현할 수 있는 오롯한 수식어를 찾았을 때 비로소 사람들이 알아서 그곳을 찾아가게 되는 힘이 생긴다고 믿어서인지 한국의 나폴리니 한국의 산토리니니 하는 해외 명소를 빗댄 여행지를 썩 선호하지 않는데요.

긴 해변도로로 공석항-현내항을 주욱 잇는 이 조용한 어촌마을의 아름다움을 설명하면서'나폴리보다 아름답다'는 말씀에 그냥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뭐라 설명해야 할지 적절한 단어를 고르지 못할 정도로 좋은 곳이었어요.

# 울진 맛집

먹는 재미없이 산다는 건 숨 쉬지 않고 산다는 것과 비슷하다 믿어 의심치 않는 독거노인 자매단 3인 전원을 만족시킨 울진 맛집 딱 두 곳을 골라 소개합니다.

1. 울진 대게 - 백암 대게 회마트

먹는 재미가 사는 재미의 최소 80%라 믿어 의심치 않는 저희들이 출발 전부터 벼르고 있던 것은 바로바로바로 대게!

INFORMATION

경북 울진군 후포면 금음리 212-1번지

전화 : 054-788-3110

TIP : 울진 대게 먹는 법

1. 몸통에서 털 제거

2. 몸통과 다리 분리

3. 마디 방향 따라 양 끝을 평행한 사선으로 자르기

4. 잘라진 다리의 가느다란 부분을 같은 다리의 잘린 굵은 부분에 밀어넣기

5. 다리 속살 손쉽게 분리 성공

대게는 시가로 계산되어서 정확히 얼마라고 말하기 어렵고,

저희는 제철 수획된 홍게를 쪄서 얼려 둔 것을 먹었고 수조에 살아 움직이는 대게들은 러시아산이라고 합니다.

요즘 시기에는 1인당 각 1-1.5마리 + 매운탕 + 게딱지 볶음밥 코스로 먹으려면 6-7만원정도 예상해야 할 듯 해요.

아, 참고로 울진 대게빵은 블루베리 대게빵(2000원), 호두 대게빵(1500원)으로 나뉘고 블루베리 대게빵 두 개에 호두 대게빵 네 개를 합쳐 만원짜리 선물박스로 구입할수도 있어요 :)

반죽에 울진 대게가 들어있다는데 새우깡에도 새우 들어있었지, 정도로 유하게 받아들이면 맛보다는 향이 더 먼저 와 닿아서인지 호두랑 블루베리 둘 다 크게 튀지 않고 잘 어울리는 편이었어요.

호두과자와 비슷한 익숙한 식감에 특이한 모양, 확실하게 느껴지는 대게의 뉘앙스가 절묘해서 여행 선물로 주변에 나눠드리니 반응이 상상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2. 울진 횟밥 - 현내항 횟집, 갈매기 회센타

INFORMATION

주소 : 경상북도 울진군 울진읍 연지리 204-0번지 갈매기회센타

예약전화 : 782-3775

현내항 근처에 위치한 요 집 - 갈매기 회센타가 이번 여행에서 만난 아주 보물같은 맛집이었습니다.

공석별장 사장님께서 강력 추천해주셔서 일찌감치 청소를 끝내고 산책삼아 공석별장에서 현내항까지 저만치 보이는 정자를 목적지 삼아 슬슬 걸어가니 아주 쉽게 발견할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전복죽이랑 회밥이나 물회 골고루 주문해야지-했는데 전복죽이 없다 하셔서 미련없이 명물로 입소문 난 횟밥을 주문했습니다.

횟밥도, 물회도 가격은 13000원.

고추장+초장 조합을 얼마나 황금비율로 맞춰 비비느냐에 따라 회밥의 감칠맛이 좌우된다고 해요.

횟밥에는 엄청 못생긴 생선구이 하나와 엄청 못생긴 또 다른 생선이 들어간 매운탕 하나가 기본으로 따라나옵니다.

뭔데 이렇게 못생기고 이렇게 맛있나 싶어 사장님께 여쭤보니 못생긴 생선구이는 일명 볼불락이라 불리는 '열기'이고 매운탕에 들어간 못생긴 애는 '퉁수'라고 대답해주셨어요.

그 날 출항했다 돌아온 배에서 구입한 생선들로 음식을 내 주신다고~

△ 오늘 갓 잡아 상에 올라온 열기

초등학생 입맛인 저도, 회밥이나 물회류를 썩 좋아하시지 않는 언니도, 건강한 식생활 전문가&해산물 러버인 막내도 생선 맛있다고 입을 모았어요.

주말 출근이 겹쳐서 이번 자매단 여행에 못 온 한 명까지 마저 데리고 다음번엔 전복죽 먹으로 꼭 다시 오자고 마악 먹어치운 열기가 채 소화도 되기 전부터 다음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울진 여행이 무엇이 좋으냐, 왜 많고 많은 국내여름휴가 명소 다 놔두고 울진이냐 묻는다면-

이번 여행을 함께 한 셋이 다 다른 입맛을 가지고 있었는데 대게부터 회밥, 후식인 울진 대게빵까지 두루두루 기분좋게 배부를 수 있었던 것을 1번 이유로 놓고 한결같이 사람이 너무 없어도, 너무 많아도 질색인 성격인 이 셋을 공평하게 만족시켜 준 곳이 다름 아닌 울진이었다고 덧붙여 대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