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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의 문턱, 갤러리에서 커피를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0.09.03

    카테고리

    한국, 서울, 음식

     

    9월. 다릅니다. 낮의 뜨거움이야 여전하지만 밤 바람의 느낌이 살풋 다릅니다.

    선한 바람이 뺨을 스치면- 어디라도 가얄 듯이 마음이 설레죠.

     

    연인과 손을 꼭 잡아도 덥지 않은 기분 좋은 9월, 갤러리를 들러 커피 한잔, 어떠세요.

     

     

     

     

    ● 폐공장의 변신. 무연탄 (Anthracite)

     

     

    예전에는 공장이었습니다.

    공장이란 이름으론 을씨년스러워 보일지 모르지만 까페라니 빈티지한 멋스러움으로 다가옵니다.

    스위스 등 외국에서는 공단 지구에 문화인들이 모여 사는 문화마을이 꾸며지기도 한답니다.

     

     

     

     

    특정 공간에 대한 고정관념만 버린다면 공간은 다양하게 변신이 가능합니다.

    공간에 대해 고민하고 공간을 어떻게 사람들과 나눌지 고민한다면 공간의 의미는 풍부해 집니다.

     

     

     

     

    그런 공간 중의 하나가 폐공장이 변신한 커피 공장, 무연탄 (Anthracite)입니다.

    무연탄은 나무가 땅 속에 묻혀 세월을 지나면서 점점 석탄화되면서 만들어집니다.

     

    시간과 위에 놓인 땅의 무게를 견디고 견뎌서 만들어진 무연탄, 이름은 촌티날 지모르지만-

    이 공장도 시간과 삶의 무게를 견디고 이렇게 멋들어진 하나의 까페로 만들어졌으니,

    잘 어울리는 이름 아닐까요.

     

     

     

    ● 까페의 미덕이 살아있는 공간

     

     

    까페의 미덕은 조용하고 넓은 곳에서 나누는 다정한 이야기 아닐까요.

    차 한 잔 하지, 라는 말이 정말 차만 벌컥벌컥 마시자는 말은 아니니까요.

     

     

     

     

    객단가 높이겠다고 다닥다닥 공간 비좁게 탁자 놓는 주인장님이 아닙니다.

    좁고 복작대지 않습니다. 널찍널찍. 주인장님이 정말 시원스레 놓은 탁자 간격이란.

    옆 사람의 말소리가 절로 들려서 신경쓰이는 일도 없이 둘만의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습니다.

     

     

     

     

    큰, 아주 큰 소파는 집에 둥글게 앉아 친구들과 수다 떠는 맛을 즐길 수 있게 해 줍니다.

    드넓은 공간 덕분에 소모임을 하기도 좋습니다. 10명이 우르르 앉는다고 해도 넉넉합니다.

    탁자도 멋스럽게, 공장의 철제 문짝으로 만들었습니다. 한눈에 보이는 그림들까지 보입니다.

     

     

     

     

    게다가 커피콩을 직접 로스팅하기 때문에 커피 맛도 비교적 좋습니다.

    로스팅 기계가 보통 가게에서는 작은 머신이지만 여긴 정말 공간이 시원하니 기기도 시원스레 큽니다.

    커피 공장이라고 말을 해도 어색하지 않을 크기랍니다.

     

     

     

     

    한가로이 넓은 공간에서 맛 좋은 커피를 곁들인 다정한 이야기,

    9월의 한 때를 보내기에 좋은 곳이 아닐까요. 

     

     

     

    ● 문화를 느끼는 공간

     

     

    미술관은 꼭 멀리, 날잡아야만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버리세요.

    홍대 까페에서 작지만 톡톡 튀고 새로운 전시를 함께 하는 곳도 많거든요.

     

    홍대 까페 앤트러사이트에서는 그림을 전시합니다.

    지금은 김은곤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2010.08.25~2010.09.10)

    손때가 눅진하게 묻은 오래된 도마 위에 그린 그림들이 한면 가득히 자리합니다.

    미술관 걸어다니다 보면 허리와 다리가 아프지 않던가요. 소파에 앉아서 편히 그림을 감상해 보세요.

     

     

     

     

    도마그림. 어머니가 새끼를 먹이려고 물 좋은 고등어를 손질한 도마.

    도마 위에 자식들의 허기진 위장을 채워줄 음식이 가득합니다.

     

    자식의 생명을, 가족의 삶에 담뿍 영양을 공급해 줄 음식을 만드는 칼과 도마. 

    어머니의 칼은 금속의 것들이 가진 삶에 반-하는 성질은 한점 없고, 삶에 가장 준-하는 성질을 갖고 있죠.

     

     

     

     

    어머니가 새끼 먹이려고 꺼낸 시큼하게 겨우내 묵은지.

    내 어머니가 해 주는 음식만큼 맛있는게 또 어디 있으며

    내 어머니가 해 주는 음식만큼 그리워지는게 또 어디 있을까요.

     

    연인의 손을 잡고 와도 좋지만,

    어머니와 함께 까페를 찾아서 함께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나눠 보는 건 어떨까요.

    엄마랑은 일상의 이야기만 하지만 이런 전시로 새로운 이야기 소재를 나누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여기선 벽면 가득히 시원스레 채운 그림이 주는 느낌을 만끽하세요.

    폭포를 눈앞에 실제 크기로 볼 때와 손톱만한 사진으로 볼 때의 감명은 분명 다르지요.

    마찬가지로 그림을 직접 보아야 하는 이유는, 크기가 압도하는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입니다.

     

     

     

     

    2층 까페 공간에서 전시와 까페를 하고 있지만 1층 공간에서도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1층의 전시도 색다르니 놓치지 마세요!

     

     

     

    ● 문화를 전하는 공간

     

     

    문화 소식을 전하는 메신저의 역할도 하고 문화 공연을 하는 장소도 겸하고 있습니다.  

    여러 문화 소식지가 자리하고 있고 관련 잡지들이 있어 정보를 접하기에 좋습니다.

    때때로 공연도 합니다. 한켠에는 기타와 더블베이스가 누워있습니다.

    악기들이 살아 노래하는 시간을 잘 잡아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 9월, 가을에 만나는 까페 & 문화공간

     

     

    폐-라는 말이 더이상 어울리지 않는 공장. 문화가 가진 힘이 아닐까요.

    죽은 공간을 살려내고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사람들의 감정과 마음을 움직이는 문화의 힘 말입니다.

    이 곳처럼 서울 곳곳에 있는 폐공장을 지역 주민들을 위한 까페이자 문화공간으로 만든다면

    우리의 일상이 더 감성적이고 즐겁게 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9월입니다.

    커피 향이 깃들어있는 문화공간에서 멋진 가을 하루를 보내세요!

     

     

     

     

    ● 홍대 까페 앤트러사이트 Anthracite 정보

     

     

    - 주소 : 서울 마포구 합정동 357-6

    - 위치 : 합정동 당인리 발전소 맞은편, 두영 이지안 아파트 뒤쪽 (합정역/상수역 도보 15~20분 내외)

             합정역 7번출구 > 한국마트에서 우회전 > 거리 끝까지 가서 유니타워 쪽으로 좌회전

             > 두영이지안아파트 골목으로 좌회전

    - 주차 6대 가량 가능 

    - 메뉴 : 에스프레소 더블 3500, 에스프레소 콘파나/마끼아또 4000, 핸드드립/라떼 5000,

             카라멜마끼아또 6000, 아포가또 7000, 오랜지 주스/아이스티/밀크티 6000 등

             아이스/리필 시 1000 추가, 선불

             쿠키 1500, 스콘 3000, 브리우니/치즈케이크 4000, 베이글 & 크림치즈 4500, 크로와상 샌드위치 6000

             맥주류 6000~9000, 커피콩 100g 5000

    - 전화 : 02-322-0009

    - www.coffeanthracite.com (현재 공사중)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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