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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캘리포니아, B&B에서의 하룻밤

    wild but mild wild but mild 2015.08.31

    카테고리

    미국, 숙박, 에피소드

     

    자꾸 생각나는 캘리포니아 B&B에서의 하룻밤

    - 호텔과는 다른 추억, 가정집의 정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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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은 라스베이거스를 갈 계획이었고 오늘 밤에는 롱비치에 사는 친구와 롱비치 인근에서 저녁을 함께 하려는 날이었다.

    그리고 나의 숙소는 친척 집이 있는 샌디에고. 저녁을 먹고 샌디에고로 돌아갔다가 다시 다음 날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하는 동선은

    너무 낭비가 심했다. 그리하여 롱비치 인근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친구와 늦게까지 수다를 떨다가 다음 날 일행들에게 나를 픽업해서

    라스베이거스로 가자고 요청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롱비치 인근에서 하루 머물 숙소가 필요하게 되었다. 늦은 밤 입실하여 잠을 잘 것이고, 다음 날 아침 식사가 제공되면 좋겠고,

    그리고 아침 바다를 보기 위해 (나에게는 차가 없었으므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적당한 가격의 숙소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호텔을 사용하기에는 호텔의 부대시설을 사용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아까웠고,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하기에는 너무 평범한 기억만이

    남을 것 같아 섭섭했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이용하게 된 B&B(Bed&Breakfast).

    나는 그 집에서의 하룻밤을 종종 떠올리며 그리워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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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achrunners’ Inn, Long Beach, California

    www.beachrunnersinn.com

     

    우선 위의 조건에 맞는 집이었고,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의 평이 나쁘지 않았으며, 페이스북 페이지도 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봐서

    믿을 수 있는 집 같았다. 가격은 호텔보다는 쌌고 게스트 하우스보다는 비쌌다(하루 숙박료 100$~135$).

    에어컨이 없고 천장에 선풍기만 있어 불편했다는 평이 있었으나 더위를 별로 타지 않는 나로서는 걱정할 일은 아니어서

    호텔 예약 사이트를 통해 예약했다. 늦은 체크인에는 추가 비용이 붙을 수 있다고 하여 사전에 이메일로 몇 시쯤 도착할 것이고

    짐을 두고 나갔다가 늦게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하니 친절히 안내해주셨다. 손님을 받을 수 있는 방이 5개인 집이다 보니 개별 손님에 대해

    세심히 관심을 써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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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자나무로 둘러싸여 있는 집을 찾아 초인종을 누르니 주인아주머니께서 반갑게 맞아 주셨다. 카페트가 깔린 거실을 지나

    살짝 삐걱거리는 계단을 올라 2층 방에 도착했는데 방을 구경하는 재미가 은근 쏠쏠했다.

    적당히 갖춰 놓아도 될 법하다고 생각했는데 작은방 안에는 손님을 위한 용품들이 구석구석 갖춰져 있었다. 알람시계, 세면용품, 식수,

    티슈, 안대, 귀마개, 메모지&볼펜, 침대 조명 등등. 이 집 주인이 이 일을 정말 얼마나 정성껏 하시는지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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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아침 식사도 감동이었다. 손님들이 취향껏 먹을 수 있도록 각종 빵과 음료, 과일, 요거트 등이 준비되었고,

    감자 소시지 그라탕과 스크램블 에그 등이 막 조리되어 제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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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로운 식사 테이블 앞에서 B&B 손님들은 이야기꽃을 피웠다. 내일 결혼식이 있어서 모인 예비부부와 가족들,

    결혼 30주년을 맞아 여행 중인 부부 그리고 한국에서 온 나. 낯선 사람들끼리도 한참을 이야기를 나눴다.

    다 푸근한 가정집의 정취와 가정식에 빠져서 그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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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 좋은 식사 덕이었던지 아침 산책길 발걸음도 가벼웠다. 조용한 마을, 따뜻한 캘리포니아의 햇살, 출근하는 사람들,

    운동하는 사람들... 두리번거리며 걷기에 좋았던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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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 후, 집 구경을 조금 하고 라스베이거스로 떠났다. 벽난로 위에 놓여 있던 가족사진과 크리스마스카드, 오래되었지만 잘 관리된 가구

    그리고 따뜻한 주인아주머니의 인사를 뒤로하고 떠나는 마음 한켠에는 다시 놀러 오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B&B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기에 좋았던 하룻밤이었다.

     

    wild but mild

    주중에는 한 대학교의 홍보담당 직원으로서, 주말에는 지구별 방랑자로서 성실하고 즐겁게 그리고 둥글게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청년으로 살아가길 희망한다. 서핑에 입문해 좌충우돌 했던 이야기를 담아 2012년 여름, '서핑에 빠지다'를 출간했다. www.wildbutmi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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