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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 - 사람이 묻어나는 여행

    소담 소담 2010.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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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서울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혹시 '여행'이 번거로운 느낌이 든다면, 어디론가 '잠시 떠나는 것' - 산책이나 소풍 정도 - 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하기를 꿈꾼다. 그리고 아름다운 장소에 가면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우와, 여기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곳에서 산다고 해도 언젠가는 또 여행을 꿈꾸게 될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자유로움을 꿈꾸지만 일상을 완전히 떠날 수는 없기에.

     

     

     

    단 한 번의 일탈이라 생각하고 여행을 떠난 사람이 있다. 그 여행을 다녀오면 예전처럼 다시 일상에서 생활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첫 여행에서 그는 '사람'들을 만났다. 반복되는 삶 대신 떠남의 연속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 후 언젠가는 인도 캘커타에 있는 마더 테레사의 집으로 갔다. 다른 이들과 함께 자원봉사를 하며 그곳에서 지냈다. 그리고 세계 곳곳을 떠돌아다녔다. 여행은 언제나 에너지가 넘쳤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그 무엇이었다. 길을 구하기 위해서만이 아닌데도, 그는 계속 떠날 수밖에 없었다.

     

    여행이 꼭 미지의 세계를 찾아가는 모험길이어야만 할까? 아니,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익숙한 곳이라 해도, 그곳에 사는 친구의 일상을 잠시 함께 공유하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미묘하게 변화하는 삶의 소소한 부분들을 퍼즐처럼 찾아내는 여행 또한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결국 가장 멋진 여행은 언제나 사람을 찾아가는 여행인 법이니까…….   -p.103

     

    여행을 떠나서 만난 풍경과 잠깐 스쳐지나간 사람들이 적힌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여행기들이 주류라고 한다면, 이 책은 친구를 만나기 위해 떠난 길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을 그린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제목이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인지도 모른다. 친구 부부를 만나기 위해 바젤로 가는 기차 안에서 만난 청년, 눈부신 영혼을 가진 이들의 아름다운 공연에 반해 기차를 타지 않고 서커스단과 함께 했던 이야기, 리베라에 사는 형과 같은 편안한 친구, 자신을 이끌어주는 친구들에게서 빛을 보았던 히말라야 등반길- 상처를 치유하고 친구를 만나고 우정과 사랑을 느낀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여행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들과 풍경은 사진으로도 등장한다. 그리고 시각은 시인의 언어와 결합하여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던 감정들을 끄집어낸다. 어느새 그 날, 그 장소로 가서 그 친구들을 만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부럽다, 나도 이런 여행을 하고 싶다!

     

    누군가에게서 받은 책은, 선물을 준 사람의 향기가 배어있다. 자유를 꿈꾸는 사람이 내게 선물했던 이 책은, 그가 그리는대로- 그리고 누구나 한 번쯤은 동경하는 것처럼 바람을 담은 삶을 보여준다. 그동안 꿈꾸어왔던 자유의 발자취가 현실로 뛰쳐나온다. 나 여기에 있다고, 너도 여기에 함께 할 수 있다고. 작가 조병준 씨의 블로그를 보면 그는 50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일 년 중 대부분은 일상 생활을 하고, 나머지 몇 개월은 여행을 떠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상을 이루어나가는 이의 여행을 보며- 바쁜 생활에 쉼표를 찍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소담

    책과 문화 & 외국 드라마, 아이폰, 다양한 리뷰 http://bookan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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