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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모로코의 신비로운 시장, 마라케시 '제마 엘프나 광장'

    숑숑 숑숑 2010.09.10

     

     

    그래도 명색이 아프리카인데, 설마 춥기야 하겠어?

    지난 1월, 그렇게 아프리카의 뜨거운 여름을 기대하며 출발했던 모로코.

    하지만, 모로코의 첫 도시였던 카사블랑카마라케시는 보란듯이 나에게 매서운 추위를 안겨주었다.

    무릎이 시릴 정도의 추위 덕분에 마라케시의 첫인상은 무척이나 무뚝뚝했고, 의욕도 급저하.

    과연 이렇게 춥고(?) 썰렁한 아프리카에서 뭐 볼만할 게 있을까.... 그냥 집에 가고 싶다....

     

     

    그러고보니 여행을 떠나와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난생 처음인 것 같다.

    우리나라처럼 아예 확 추운 것도 아니고 그냥 오슬오슬 그닥 유쾌하지 않게 추운 날씨에

    난 그만 만사가 귀찮아진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 만났던 그곳 덕분에, 난 첫날의 싸늘한 느낌은 한순간에 잊어버리고,

    그렇게 모로코에 오롯이 몰입하기 시작했다.

     

     

    바로 마라케시의 상징, 제마 엘프나 광장이었다. 

     





     

     

    와아.... 드디어 내가 제마 엘프나 광장에 왔구나.

    광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그 신기한 느낌이라니!!! 

    "도대체 왜 이렇게 추운 거야? 여기 진짜 아프리카 맞아?"

    밤새 리야드에서 덜덜 떨면서 겨우 잠을 청한 뒤, 다음날 아침 느지막히 나온 우리는

    연신 궁시렁대며 광장을 향해 걸어갔다.

    더없이 생경한 풍경과 낯선 사람들 틈에서 살짝 긴장하면서 말이다.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는 시장이라는 "제마 엘프나 광장(Djemaa El-Fna)"은 그렇게 우리와 처음 만났다.

     

     


     

     

     

     


     

     

    사실 알고보면 제마 엘프나 광장은 아픈 역사를 지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곳이었다.

    심지어 1050년에는 죄수들의 사형이 집행되는 장소로 사용되면서

    '죽은 자의 광장(Assembly of de Dead)'이라 불리우기까지 했단다.

    그런 깊은 슬픔을 지닌 광장이 2010년,

    지금은 전세계의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재미있는' 시장이 되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모로코의 아프리카답지 못한 추위에 영 못마땅해하며 광장 입구에 들어선 우리의 귀에

    제일 먼저 신비로운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의 한 장면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기묘한 피리 소리다.

    자석에 끌린 듯 그 피리 소리를 따라가보니.... 정말 아라비안 나이트의 한 장면처럼 뱀 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와우~ 말로만 듣던 코브라가 머리를 곳추세우고 피리 소리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춤을 추는 광경이라니!!!

     


     

     

     

     

    뱀이 우리에게 휘리릭 달려들기라도 할 것만 같은 긴장감에 부랴부랴 그곳을 떠나

    광장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한 좌판을 발견했다.

    세상에.... 이 아저씨는 이빨을 판다.

    신기한 마음에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찰칵 누르는 순간,

    착한 얼굴로 조용히 이빨을 팔던 아저씨가 벌떡 일어나서 나에게 다가오셨다.

    헐~ 도착하자마자 욕부터 먹겠군...

     

     

    잔뜩 긴장해서는 사과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저씨는 한없이 착하고 너무나 선한 웃음을 띠신 채

    나에게 손을 쓰윽 내미신다.

    사진을 찍었으니 모델료를 달란다.

    그것이 마라케시의 제마 엘프나 광장이 나에게 준 첫 선물이었다.

     

     


     

     

     

     

    광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오렌지 쥬스 마차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십 개의 쥬스 마차들이 줄지어서 관광객들에게 손짓한다.

    마차마다 아예 상점(?) 번호까지 있다.

    쥬스 한 잔을 마시면, 자기 번호를 가리키며 이 번호를 기억해달란다.

     

    모로코에 오기 전 인터넷에 찾아본 바에 따르면 마차마다 가격이 다르니 저렴한 곳을 잘 골라서 가라고 했지만,

    막상 가보니 한 잔에 3디르함(약 450원), 정찰제다.

    광장에 도착한 기념으로 일단 제일 잘생긴(?) 아저씨 마차에서 한 잔 마셔보았다.

    와우~ 100% 원액 오렌지 쥬스다.

    물론 한국이나 홍콩에도 이런 오렌지 쥬스가 많지만, 마라케시의 오렌지 쥬스는 차원이 다르다.

    일단 걸쭉할 정도로 진하고, 신 맛이 전혀 없이 완전히 달달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위생상태... 살짝 지저분해보이는 유리컵....

    하지만 어찌 하리. 여긴 아프리카 땅, 모로코인데....

    여기에서는 깨끗함은 잊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ㅋㅋ

     

     


     

     

     

     

    친구와 나, 둘이 떠난 모로코 여행은 그렇게 천천히 시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첫날 만난 제마 엘프나 광장은 모로코가 나에게 속살을 겨우 1mm쯤 보여준 것에 불과했다.

     

     


     

    숑숑

    여행을 사랑하고, 글쓰기를 사랑하고, 상담심리에 꿈을 지닌 블로거입니다. "I Love HongKong(아이 러브 홍콩)", "홍콩 쇼핑 산책", "금요일에 떠나는 베이징"을 썼습니다. http://blog.naver.com/jakpoom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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