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의 생활문화 옅보기,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 광복 70주년 특별전 '징비록', '추억의 거리', '어린이 박물관' 등 인기
지하철을 타고 그렇게 광화문, 종로 언저리를 지나다녔고, 독특한 맛집을 가고자 그렇게 삼청동을 드나들었건만
정작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에는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어느 한가로웠던 아침, 부지런을 떨며 삼청동 나들이를 나섰다가 외국인들이 단체로 우루루 국립민속박물관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서야
나도 겨우 발걸음을 옮겨보게 되었던 곳, 그러나 나올 때는 그 누구보다도 알찬 시간을 보낸 느낌에 뿌듯한 마음을 안고 나왔던
<국립민속박물관>을 소개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의 생활민속문화를 보여주는 우리나라 대표 생활사 박물관으로, 실내 전시관, 어린이 박물관, 추억의 거리,
전통문화배움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를 들어서니 탁 트인 야외에 전시된 옛 건축물들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박물관 동쪽 야외에는 웃음소리와 사진촬영이 끊이질 않는 '추억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1899년 1968년까지 서울의 중심을 지나다녔던 전차의 모형이 인상적이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거리에서 전차가 다니는 거리로 변화했던 시대를 생각하며 어르신들은 옛 추억에 많이 잠기시는 듯했다.
그 옆으로는 1960-70년대 근현대기의 다방, 식당, 만화방, 레코드점, 이발소, 양장점, 사진관 등 요즘은 구경할 수 없는,
촌스러움이 물씬 풍기지만 동시에 정감도 듬뿍 느껴지는 상점들의 거리가 있다.
만화방에 붙어 있는 책 표지와 다방의 메뉴판 등까지 세심하게 구경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어린이들은 생소한 놀이인 굴렁쇠 굴리기와 물 펌프질하기 등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듯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인 어린이 박물관도 어린이 손님들로 북적였다.
상설전시인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이야기에 빠져 각종 전시물을 진지하게 체험해보는 아이들의 눈빛이 예뻐 보였다.
야외마당에선 제기차기, 굴렁쇠 굴리기, 팽이치기, 투호, 그네 타기 등 다양한 우리 전통놀이를 경험할 수 있었다.
굴렁쇠 한번 잘 굴려보겠다고 아이들 틈을 땀 흘리며 뛰어다녀보았지만, 발 빠르고 균형감 좋은 아이들에게 전반적으로 뒤처졌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지 뭐.
의외로 실내 전시관에 외국인들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영어 일어 중국어 음성 안내기도 있고
또 도슨트의 외국어 해설도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징비록>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8월 5일~9월 30일).
징비록은 조선 중기의 문신 유성룡(柳成龍)이 임진왜란 동안에 경험한 사실을 기록한 책으로,
친필로 쓴 징비록 초본 등 국보급 유물 30여 점도 공개되어 있어 흥미로웠다.
마지막으로 큰 기대 없이 기념품 샵에 들렀다가 독특한 디자인 문구류 등에 매료되어 큰 돈을 쓰고 뿌듯하게 나왔다.
(개인적으로 박물관 구경 중 기념품샵 구경이 백미라는 생각을 할 때도 많다.)
이번엔 갑자기 들러보게 되어 2시간가량 가볍게 둘러보고 나왔지만, 마음먹고 가면 반나절 이상을 보내기에도 좋은 곳 같았다.
‘가볼 만한 곳’이라기보다는 ‘꼭 가봐야 할 곳’, 너무 늦게 방문해서 미안함이 드는 곳이었다.
[관람 정보]
- 주소 : 서울 종로구 삼청로 37
- 관람료 : 무료(매주 화요일 휴관)
- 홈페이지 : www.nfm.go.kr
주중에는 한 대학교의 홍보담당 직원으로서, 주말에는 지구별 방랑자로서 성실하고 즐겁게 그리고 둥글게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청년으로 살아가길 희망한다. 서핑에 입문해 좌충우돌 했던 이야기를 담아 2012년 여름, '서핑에 빠지다'를 출간했다. www.wildbutmi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