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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테의 눈으로 피렌체를 여행하다

    한유림 한유림 2015.09.16

     

    단테의 눈으로 떠난 피렌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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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ORENCE. 꽃의 도시 피렌체. 피렌체는 온갖 최상급의 수식어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인간의 내면과 아름다움을 탐구하기 시작한 인문학의 고향이자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브루넬레스코 같은 천재들이 활동했던 도시.

    르네상스 이전 중세 천년의 유럽 역사를 '암흑의 시대'라 불리게 할 만큼 르네상스의 예술은 강력하고 찬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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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인본주의는 르네상스 시대정신의 출발점입니다.

    르네상스 이전에는 오로지 신에 대한 아름다움만이 장려되다가 단테의 <신곡>을 계기로 르네상스의 문화사적 지평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우리 인생길 반 고비에 올바른 길을 잃고서 난 어두운 숲에 처했었네’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신곡>은

    단테가 지옥, 연옥, 천국으로 이어지는 영혼의 순례를 담은 대서사시입니다.

     

    <신곡>에는 단테가 평생을 사랑했던 소녀 베아트리체가 등장합니다. 단테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데 바로 이 부분, 인간의 아름다움에

    매혹당하는 삶이 인정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작품이 갖는 의미가 매우 커집니다. 14세기 피렌체 르네상스의 첫 정신은 단테의 삶과 문학으로 표현됩니다.

     

    2010년 개봉한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주인공 그레고리우스는 스위스 베른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치며 단조롭게 살아가는 교사입니다.

    어느 날 투신하려는 젊은 여자를 구하게 되고, 그녀의 코트 속에 있던 <언어의 연금술>이라는 책과 리스본행 열차의 티켓을 손에 쥐게 됩니다.

    그레고리우스는 평소 자신이 하고 싶던 이야기로 채워진 책을 읽고 ‘운명적인' 끌림을 느끼게 되고, 리스본에 도착한 그는 책의 저자인 아마데우 드 프라두의

    자취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영화는 리스본 독재정권 시절, 아마데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네 남녀의 이야기와 그들을 통해 인생의 변화를 맞이하는 그레고리우스를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 속 그레고리우스에게 <언어의 연금술>이 주어진 것처럼, 우리에게도 <신곡>이 주어진다면, 피렌체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요?

    단테를 통해 바라본 피렌체는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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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테의 집 (Museo casa di Dante)

    피렌체에서 공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단테 관련 박물관입니다. 단테의 집(Museo casa di Dante)은 단테의 생가라고 추정될 뿐, 과연 단테가 살았던 집인가에 대한 논쟁은 여전합니다.

    그럼에도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된 과거 피렌체에 대한 설명-문서와 그림, 다큐멘터리 영상 등-을 볼 수 있고, 운이 좋으면 단테의 집 앞에서 <신곡>을 암송하는 연극배우를 만날 수도 있어요. 

    단테는 1265년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될 뿐, 유년시절을 비롯한 그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끝내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2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고난과 역경으로 점철된 거친 유랑 속에서 필생의 역작 <신곡>을 집필했다는 겁니다.

     

     

    # 트리나타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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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테는 당시의 관례에 따라 귀족가문의 젬마와 조혼을 하게 됩니다.

    결혼 후 트리나타 다리에서 여인으로 성장한 베아트리체를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이 장면은 여러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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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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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당 내부의 벽에는 도메니코 디 미첼리노의 <단테와 신곡>이 크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피렌체 시민들이 단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그린 작품으로 피렌체 사람들이 단테를 얼마나 끔찍하게 아끼는지 알 수 있는 곳이랄까요.

    성당과 붙어있는 조토의 종탑에 올라 바라보는 전경은 피렌체에서 꼭 봐야할 명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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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의 부르주아 계급들이 자신들의 돈과 권력을 정당화 하기 위해 예술과 건축에 막대한 투자를 했던 것처럼 피렌체의 시민들 역시 이 도시를

    ‘모범’이자 ‘르네상스의 본 고장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피렌체에서 수많은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비단 예술뿐 아니라 ’도시의 모범‘을 만들고자 했던 그들은 13세기 후반부터 시내의 건축물에 사용되는 벽돌의 크기와 색을 법으로 규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피렌체의 갈색 건물들은 그들의 자부심과 시민의식에서 시작된 도시계획의 일환이었던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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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팝업북을 펼쳐놓은것같은 입체적이고 그림같은 피렌체의 전경. 쿠폴라에 오르면 피렌체의 낭만을 한껏 담을 수 있습니다.

    피렌체하면 누구나 두오모를 떠올립니다. 피렌체의 상징인 두오모는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를 통해 피렌체를 한층 더 사랑과 낭만의 도시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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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테의 눈으로 피렌체를 담다.

    미술관에 가득 찬 르네상스의 보물들은 무엇부터 봐야할지 모를정도로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관심조차 없던 카라바조의 그림은 전율을 자아냅니다.

    눈에 보이는것은 죄다 500년 이상된 것들이라 마치 시간여행을 온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도시.

    피렌체의 분홍색 일몰과 낙낙한 사이프러스 나무 한그루까지 피렌체는 모든면에서 완벽했던 도시였어요.

    어쩌면 단테의 눈으로 피렌체를 보았기 때문에 피렌체를 더 좋아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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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렌체는 꾸준히 노력해서 섬세하게 표현한 도시입니다.

    조심스럽지만, 이 도시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감동을 노력해야합니다.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여행은 어떨까요.

    책은 우리를 연대하게 합니다. 그레고리우스가 <책의 연금술>과 함께 했던 것처럼 많은 이야기를 상상하고, 우연들을 사랑하고, 어떤 우연이 감동으로 돌아오는지 주의깊게 지켜보면서 말이죠.

     

    한유림

    비주얼머천다이저. 쇼윈도에 빠져 런던으로 떠난 것이 계기가 되어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했다. #피아졸라/마추픽추/우디 앨런 www.udimiblo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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