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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의 숨겨진 보석, 밤베르크

    arena arena 2015.10.08

     


    독일의 숨겨진 보석, 밤베르크를 소개합니다.

     

     

     

    독일의 소도시들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곳을 먼저 여행해본 이들에게서 수도 없이 들어왔다. 그래서 이번 여행을 앞두고, 온전히 독일에만 여행 일정을 집중시킬 수는 없었던 탓에, 그 많은 도시들 중 어느 곳을 골라야 할지 정말 고민이 많았다. 아무리 소도시가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베를린과 뮌헨을 빼놓기는 싫었고 그래서 소도시는 두어 곳만 다녀올 생각이었기에 더더욱 고민이 많았고, 그런 와중에도 이상하게 별 망설임 없이 첫 번째로 선택하게 된 도시가 바로 밤베르크(Bamberg)였다.

    한국인들이 그리 많이 찾지 않는다는 도시, 하지만 독일인들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여겨진다는 도시, 좁은 골목골목에서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을 불쑥 불쑥 만나게 된다는 이 도시는 그 이름만으로도 왠지 내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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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베르크 구시가지는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그래서 그 안으로 들어서면, 스타벅스도 맥도날드도 찾아볼 수 없다. 선택할 수 있는 숙소의 범위도 그리 넓지 않아서, 구시가지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숙박하게 되었는데, 오가는 길이 좀 성가시지 않을까 했던 생각과는 달리, 오히려 이 선택에 나에게 너무나 평화로운 산책의 시간을 주었다. 호텔에서부터 구시가지까지 쭉 연결되어 있던 숲, 그리고 호수. 덕분에 밤베르크는 나에게 이렇게, 휴식의 공간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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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한참을 걸어서 도착한 이곳. 밤베르크의 구시가지 여행은 '성 마르틴 교회(St. Martins Church)'에서 시작해도 좋다. 이 교회는 밤베르크의 구시가지에 위치한 많은 교회들 중, 유일한 바로크 양식의 교회이다. 독일의 착한 교회들답게 입장료는 받지 않으니 조용히 들어가서 아름다운 내부 장식을 둘러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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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앞에는 이렇게 상인들이 가판대를 펼쳐놓고 꽃이나 과일들을 팔고 있다. 때문에 이 길로 들어서면, 그저 조용하고 평화롭게만 느껴지던 밤베르크가 얼마나 활기찬 도시인가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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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활기찬 분위기를 만끽하며 조금 더 길을 걸으면, 곧 녹색시장(Gruner Market)이 나타난다. 이 광장에 위치한 포세이돈 분수를 빙 둘러싸고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서 지친 발걸음을 쉬어 가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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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밤베르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밤베르크 대성당'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내 마음을 끌었던 것이 바로 이 성모 교회였다. 외부는 엄격하고 소박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크 양식 특유의 화려함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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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세한 장식들도 무척 아름답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 둘러보아도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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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성모 교회로부터 밤베르크 대성당을 찾아가는 길은 전혀 어렵지 않다. 왜냐하면 성모 교회로 올라가는 길 골목에서, 밤베르크 대성당의 첨탑이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밤베르크 대성당의 첨탑은 도시 어느 곳에서도 잘 보이기 때문에, 골목 안에서 길을 잃기 쉬운 밤베르크에서 일종의 길잡이 노릇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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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베르크 대성당은 높이 솟아오른 네 개의 첨탑이 아름다운 성당이다.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 옮겨가는 과도기의 대표적 성당이기 때문에, 이 두 양식이 혼합된 매우 독특한 양식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1004년, 하인리히 2세의 명으로 건축되었지만 그 후 화재로 일부가 전소되었다. 이후 13세기에 개축된 것이 지금의 밤베르크 대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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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모 교회와는 무척 다른 분위기의 대성당 내부. 밝고 화려하기보다는 웅장하고 엄숙하다. 때문에 안으로 들어서면 발걸음 소리도 더 조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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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베르크 대성당 안에는 하인리히 2세와 왕비 쿠네군트, 교황 클레멘스 2세의 무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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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성당을 나서면 왼쪽 옆으로 넓은 광장이 펼쳐져 있는데, 이 광장이 바로 '대성당 광장'이다. 이 광장에 들어서면 어느 곳으로 시선을 돌려도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볼 수 있는데, 왜냐하면 이곳은 밤베르크의 대성당과 구궁전, 그리고 신궁전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 속에 보이는 것은 신궁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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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것은 신궁전과 마주보고 서 있는 구궁전의 정원.

    사실 밤베르크는 카톨릭의 흔적이 매우 짙게 남아 있는 도시이다. 11세기 초부터 이 도시에는 주교구가 설치되어 종교의 중심지로 발달했다. 당시 이곳에 카톨릭 주교구를 설치한 이가 바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던 하인리히 2세이다. 구궁전은 이 하인리히 2세의 궁전이며, 밤베르크 대성당의 건축을 명했던 이도 바로 이 하인리히 2세이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지금도 밤베르크 시민의 80%는 카톨릭 교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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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구궁전 안으로 들어서면 낮고 소박한 궁전의 건물과 함께 그 뒤편으로 높이 솟아오른 대성당의 첨탑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전혀 다른 매력의 두 건축물이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그 풍경은 바라보고 있는 내내 감탄사를 터트리게 될 만큼 묘한 매력을 풍긴다. 이 정원을 둘러보는 데는 입장료가 들지 않으니 반드시 안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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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 궁전을 나서면 바로 마주 보이는 것이 신궁전이다. 11세기, 대성당이 화재로 소실되었을 때 구궁전 역시 피해를 입었는데, 그 구궁전을 대체하기 위해 신궁전이 지어졌다.

    신궁전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바로 사진 속의 '장미 정원'이다. 여름마다 장미가 만발하여 장미 정원이라 불린다고 하는데, 실제로 안으로 들어서면 정원을 가득 채운 장미 때문에 화사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신궁전 내부는 현재 국립 도서관과 국립 미술관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장미 정원은 무료로 입장 가능하지만 미술관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표를 구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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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신궁전을 나서면 이제 성 미하엘 수도원을 향해서 올라갈 차례이다.

    밤베르크가 워낙 크지 않은 도시이다보니 모든 곳이 도보로 이동 가능하지만, 방심하면 금세 엉뚱한 골목으로 들어설 수 있다. 그러므로 지도 구비와 틈틈이 거리 이름을 숙지하는 것은 밤베르크 여행에서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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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밤베르크에는 아름다운 건물들도 많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이러한 골목들이 운치있다. 성 미하엘 수도원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약간의 오르막길을 오르는 건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올라가는 골목골목이 무척 아름다우니 풍경을 즐기면서 올라가는 것도 충분히 즐겁다. 물론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 대성당 광장에서 910번 버스를 타면 미하엘 산 역까지 단숨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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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이 성 미하엘 수도원이다. 언덕 위 넓은 지대를 차지하고 있는 이 수도원의 내부 또한 대성당의 내부만큼이나 아름답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을 찾았을 때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내부 입장을 막고 있어 아쉽게도 건물 안은 둘러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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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 수도원까지 오른 이유는 내부를 보고 싶어서였다기 보다는 밤베르크 시내를 내려다보고 싶어서였다. 높은 건물이 거의 없는 밤베르크에서,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가 바로 이 성 미하엘 수도원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이곳에 올랐다면, 꼭 수도원을 한 바퀴 빙 돌며 아름다운 밤베르크의 전망을 감상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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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미하엘 수도원의 전방에서 뒤쪽으로 한 바퀴 빙 돌면, 대성당 광장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표지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표지판을 따라 몇 개의 계단과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금세 대성당 광장에 다시 도착할 수 있다.

    사진 속 골목길은 대성당 광장에서 카롤리나 거리를 향해 걸으며 찍은 것. 카롤리나 거리는 밤베르크의 아름다운 골목들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는 골목이다. 조용하고 운치 있는 골목보다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나열된 골목에서 좀 더 매력을 느끼는 여행객이라면, 바로 이 거리를 밤베르크에서 가장 즐거운 곳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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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카롤리나 거리를 쭉 따라 걸으면 밤베르크를 가로지르는 레그니츠 강(Regnitz River)를 볼 수 있고, 그 강 위로는 오버 다리(Obere Bridge, 위쪽에 위치한 다리라는 뜻)와 운터 다리(Untere Bridge, 아래쪽에 위치한 다리라는 뜻)가 놓여있다. 그리고 그 두 개의 다리 위에 지어진 이 독특한 건물이 바로 밤베르크의 구 시청사이다.

    사실 독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시청사는 단연 뮌헨의 신시청사이지만 (이 건축물은 정말로 놀랍고도 압도적이다.), 가장 독특하고 재미있는 시청사는 역시 강 위에 떠 있는 이 밤베르크의 구시청사가 아닐까 싶다.

    밤베르크의 구시청사가 이렇게 독특한 형태로 지어진 데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야기에 따르면, 강 위쪽은 주교의 영역이었고 강 아래쪽은 밤베르크 시민들의 영역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14세기 중반, 시청사를 짓기로 결정했을 때 각자는 서로의 영역에 시청사를 세우고자 했다고 한다. 결국 타협 안으로 그 중간 영역에 시청을 짓기로 했고, 그곳이 바로 오버 다리와 운터 다리 사이였다는 것이다.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시청사 건물은 밤베르크라는 도시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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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역시, 밤베르크 여행의 핵심은 바로 이곳. 밤베르크를 '독일의 베네치아'라고 불리게 만든 '작은 베네치아(Little Venice)'일 것이다. 때문에 나는 이 작은 베네치아를 가장 마지막으로 둘러보았다.

    작은 베네치아는 이름 그대로 아주 짧은 거리(?)이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 역시 작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 강을 따라 걸으면, 작고 예쁜 목조 주택들 덕분에 눈이 즐거워진다. 그런데도 이 강변에는 제대로 된 카페나 레스토랑 하나 지어져 있지 않아, 나는 이곳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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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베르크는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진 동안에도 피해를 거의 입지 않은 도시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역사적 건축물과 예술품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유네스코에서는 이 가치를 인정하여 시가지 전체와 2,000여 개의 건물들을 모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그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다른 대도시들처럼 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으지는 않는 곳이다. 덕분에 더욱 더 독일의 '숨겨진 보석'처럼 느껴지는 이 도시.

    만약 유럽 여행 중, 아름다운 소도시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다면 바로 이 밤베르크에서 기분 좋은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INFORMATION

    찾아가는 길:

    -뮌헨에서 밤베르크까지 직행 열차가 있다. 2시간 정도 소요. 열차 티켓은 독일 철도청에서 예매 가능하다.
    -베를린에서는 직행 열차도, 직행 버스도 없다. 때문에 여행객들은 뉘른베르크 등의 도시를 거쳐 밤베르크로 들어간다.

    관광안내소:

    레그니츠 강 위의 작은 섬 안에 위치해 있다.

    홈페이지:

    http://www.bayern.kr/city/city07.php

    독일 바이에른주 관광청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밤베르크 여행 정보를 구할 수 있다.

     

    arena

    '살면서 여행하기'를 모토로 좋아하는 축구를 좇아 세계 각국을 유랑했다. 축구 전문 미디어 '스포탈코리아'와 전문 잡지 '풋볼위클리'에서 객원 기자로 활동했으며 그 밖에도 다양한 미디어에 시민기자로서 투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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