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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철 보양식, 추탕(秋湯)의 전설 "용금옥"

    요리엔탈 요리엔탈 2010.09.16

    카테고리

    한국, 서울, 음식

     

     

     

    가을철 보양식, 추탕(秋湯)의 전설 "용금옥"

     

      

    소슬한 바람이 목깃을 파고들고,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것을 보니 어느새 가을이 온 것 같다. 사시사철 맛 봐야 할 음식들이 있긴 하지만, 가을이 지나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음식이 바로 이름에서부터 가을 내음이 나는 '추탕(秋湯)'이다. 그야말로 든든한 가을철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추탕'과 '추어탕'을 같은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엄연히 둘은 다르다. '지방의 추어탕'은 큰 가마솥에 미꾸라지와 배추, 토란등을 넣고 푹 끓이다가 파, 마늘 고추, 방앗잎, 산초등을 넣고 한번 더 끓여낸다. 반면 '서울의 추탕'은 들어가는 재료부터 완전히 다르다. 소내장이나 사골을 오랜시간 끓여낸 육수에 두부, 호박, 우거지 그리고 유부를 넣고 끓여낸 다음 손가락 크기의 미꾸라지를 넣고 완성해 내는 식이다. 남도식이나 경상도식의 추어탕에 길들여진 사람들이라면 서울식 추탕을 보고 왜 이런 육개장이 나왔느나고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속단은 금물이다.

     

      

     

     

    중구 "용금옥" 

      

     

     

     

     

      

     

     

    중구 시청 근처에 위치한 용금옥은 1932년에 문을 연 뒤 홍기녀 할머니로부터 맏며느리, 그리고 셋째아들까지 대를 이어나가며 맛을 지키고 있는 전통의 맛집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식 추탕을 맛보려면 이곳에 들러야 제대로 된 세월의 맛까지 느껴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미꾸라지가 통째 들어간 '통추탕'과 갈아서 만든 '추어탕' 두가지가 제공된다. 그리고 기본반찬으로는 조개젓과 마늘장아찌, 청양고추, 산초 장아찌가 나오는데 손수 만든 뒤 오랜 기간 절여서 손님들에게 제공되는 것이라 한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펄펄 끓고 있는 추탕이 뚝배기째 나왔다. 숟가락을 들고 휘휘 저은 뒤 삶아 온 국수와 송송 썰은 대파, 청량고추를 곁들여 준다. 그리고 산초가루를 반수저 정도 넣고 후추와 소금을 첨가하여 칼칼한 맛을 만들어 준다. 경상도식의 자극적인 추어탕과는 다르지만 서울 특유의 진한 국물이 인상적인 맛의 추탕을 완성한다. 서울식 추탕에는 유부와 추두부가 들어가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 육개장과 비슷한 진국에 물기를 흠뻑 머금은 유부의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그리고 물 속에 두부와 미꾸라지를 함께 넣어서 끓이면 미꾸라지가 두부 속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이름 붙은 '추두부'의 맛도 부드럽다.

     

     

     

     

     

     

     

     

    미꾸라지를 통째 넣고 끓인 추탕은 소 내장을 넣고 끓여낸 육수 때문인지 담백한 맛이 느껴지는데 미꾸라지와 소육수의 맛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부드러우면서 칼칼한 목넘김이 뭉근하게 끓여낸 재료들과 적절히 어울렸는데, 그 가운데서 한마리씩 미꾸라지를 건져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사실, 추탕이면 어떻고 추어탕이면 또 어떨까?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가을철, 든든한 몸을 챙기기 위해 서둘러 한그릇 비워보자~

     

     

     

     

    위 치 : 서울시 중구 165-1

    연락처 : 02) 777-1689

     

     

     

    덧붙이는 요리 이야기 - 추어탕과 추탕의 유래

       

    농촌에서는 추분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때 쯤이면 논에서 물을 빼기 시작한다. 그리고 논 주위로 길게 도랑을 치는데 물을 뺀 논바닥속에서 살찐 미꾸라지를 잔뜩 잡을 수 있었다. 이 미꾸라지를 이용해 끓여낸 탕이 바로 추어탕이었는데, 현재는 남원추어탕, 원주 추어탕, 경상도추어탕 정도가 예전의 맛을 간직하고 있다.

     

    여름 더위로 잃었던 원기를 회복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메뉴가 바로 추어탕이다. 양질의 단백질과 무기질이 피부를 보호하고 세균 저항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가을철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동의보감에 '미꾸라지는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어서 비위를 주고 설사를 멈추게 한다'라고 기록돼 있을만큼 오래 전부터 사랑받아 온 음식이다.  

     

    추탕의 유래도 재밌다. 조선시대 청계천의 다리 아래에는 거지들이 살았는데 거지의 두목을 '꼭지'라고 불렀다. 거지들의 조직적인 횡포가 심해지자 정부에서는 이들을 다스리기 위해 미꾸라지를 잡아 추탕을 팔수 있는 이권을 주었는데 그때부터 청계천 다리 밑에는 추탕을 비롯해 국밥을 파는 꼭지탕집이 생겨났다. 과거에는 서울시내의 청계천에서도 미꾸라지가 지천이었기 때문에 손쉽게 재료를 조달할 수 있었고, 그 때문에 장안의 명물이 되어 오늘날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요리엔탈

    요리팀 '7Star Chef' 소속으로 다양한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는 요리사다. 레스토랑 컨설팅을 진행하며 한국식 시그니처 메뉴를 완성해낸다. 20009 Spirit of Austrailia 를 통해 호주의 스타 셰프들과 레스토랑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방송활동으로는 LG텔레콤의 OZ핸드폰 CF 모델, Olive TV의 'Tasty Road 2', KBS 이현우의 'Spoon'을 진행하였다. 저서로는 '아주 특별한 저녁식사, 궁극의 메뉴판, 셰프의 노트를 훔치다'가 있으며 네이버 캐스트 '키친 스페셜'에서 맛있는 이야기를 연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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