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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성이 가득 담긴 일본라멘! 대학로 '마마라멘'

    요리엔탈 요리엔탈 2010.10.07

    카테고리

    한국, 서울, 음식




    정성이 가득한 일본 라멘집,

     

     

    대학로 '마마라멘' 

     



    일본의 케이블 TV에서 인상적인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젊은 청년 두 명이 일본 전역을 돌아 다니며 다양한 라멘을 맛본 뒤, 그 그릇을 수집해 '라멘 박물관'을 설립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라멘의 종류가 다양해야만 가능한 일이기에 그저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사실 일본 사람들이 스시보다 더 자주 접하는 음식이 바로 '라멘' 일 것이다. 일본에는 각 도시마다 제각기 다른 라멘이 존재하며, 라멘에 대한 일본인들의 자부심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맛의 육수가 존재하고, 면발 또한 전통의 방식으로 뽑아낸다. 한 그릇의 라멘을 만들기 위해 정말 온갖 정성이 들어가는 셈이다. 


    국내에도 '장인 정신'을 품고 일본 라멘을 만들어 내는 맛집이 몇몇 있다. 그중 오늘 소개할 곳은 대학로의 '마마라멘'! 서늘한 가을 밤에 뜨끈한 국물이 당길 때면 내가 종종 찾는 곳이기도 하다.

     

     


     

    대학로의 한적한 곳에 위치한 '마마라멘'은 단골이 아니면 쉽게 찾기 힘들다. 이곳에선 라멘 이외의 다른 음식은 일절 판매하지 않는다. 매일 아침 제분실에서는 면을 뽑아 내며, 육수를 뽑는 데에만 무려 이틀이란 시간을 들인다고 하니, 그 정성이 대단하다.




     

    [셰프의 노트 1. 일본 라멘의 유래]



    일본 라멘은 19세기 말 중국에서 전해져 왔다고 알려져 있다. 중국인들이 쓰던 '라이(來)' 라는 말과 '미엔' 이란 말의 합성어인 '라멘'은 중국의 볶음면 형태로 일본에 전해진 바 있다. 일본인들은 이런 볶음 라멘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끔 변경해왔는데, 일본 간장인 '쇼유'를 넣거나 고소한 '미소'를 풀어서 일본 식 육수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대학로 '마마라멘'의 실내는 좁다. 테이블이 서너개, 그리고 다찌에 의자 몇개가 전부이다. 하지만 규모와 상관 없이 이곳에선 제대로 된 라멘을 먹어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는 접시들과, 그 뒤에 정갈하게 놓여있는 반찬들을 보며, 한 눈에 주인장의 깔끔하고 정확한 성격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제공되는 모든 라멘의 가격은 5000원으로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아니, 저렴하다기 보다는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을 제공하고 있는 곳이다. 라면 외의 메뉴는 없는데다 기본적인 음료수까지도 취급하지 않고 있어 사실 약간 의아했지만, 라멘 하나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요리장님의 설명을 듣고는 그제서야 이해가 갔다.





    [셰프의 노트 2. 일본라멘의 비밀, 생면]



    일본 라멘에 들어가는 맛의 비결 중 하나는 바로 '생면' 이다. 이 생면에는 한국의 반죽과는 달리 '간수'를 사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는데, 두부의 응고를 위해 사용되는 염화나트륨계가 아닌 천연 간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면의 맛을 한층 더 탄탄하게 만들어 준다.  단순히 물만 넣고 반죽하는 면과는 달리, 면 자체에 탄력과 감칠맛을 더하고자 간수를 넣는 것이다.











     




    [셰프의 노트 3. 일본 라멘의 핵심! '육수']



    일본 라멘의 맛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육수(스프)'다. 실제 육수 맛에 따라 라멘 맛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기본적으로 육수는 닭과 돼지를 이용한다. 닭에는 아미노산계의 지미가 있고 돼지고기에는 이노신산계의 지미가 있기 때문에, 재료에서 나오는 맛이 둘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또 진한 육수를 만들기 위해선 닭발을 넣는데, 이는 닭발이 지닌 젤라틴 성분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그외에 해안지역에선 가다랭이를 중심으로 무수히 다양한 육수를 만들어 쓰기도 한다. 각 지역의 특산물로 제각기 다른 맛을 만들어 내는 일본라멘의 육수의 맛.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돈고츠 라멘








     

    미소 라멘

     

     





    메뉴를 주문하기에 앞서 오늘 가장 괜찮은 것으로 준비해달라고 부탁하니 요리장님께서 화를 내신다.


    "저희는 항상 완벽한 라멘을 준비하지 않으면 가게 문을 열지 않습니다. 메뉴판에 있는 라멘을  준비하기 위해 며칠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마음에 드시는 것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맛에 대해 자부심을 나타내는 말씀에 깜짝 놀랐다. 그가 이토록 자신 있어 하는  육수의 맛은 대체 어떤 맛일까? 고츠 라멘과 미소라멘 두그릇을 주문해 본다.












     

     

    돼지고기 동그랑땡, 계란 지단, 파, 목이버섯이 고명으로 올라간 라멘 두 그릇이 놓였다. 육수의 맛이 궁금해 맛 보려하자 요리장님께서 면발부터 권하신다. 면발과 육수의 조화를 즐기며 먹으려면, 고명이 흐트리기 전에 면발을 먼저 후루룩 들이켜야 제맛이라고 한다. 탱탱한 생면의 맛. 쫄깃한 듯 하면서도 또각 또각 끊기는 생면의 맛은 참 뛰어났다.

     

    그리고나서야 맛 본 육수의 맛! 먼저 돈고츠 라멘의 국물을 들이켜봤다. 걸쭉하면서도 담백하다. 돼지고기의 맛이 분명 맞지만 자극적이지 않아 좋다. 다만 육수를 들이켰을 때 가슴이 훈훈해질 정도로 뒷맛은 진했다. 부산지역의 돼지국밥-제주 지역의 고기국수의 맛과 거의 흡사할 정도로 감칠 맛이 듬뿍 들어가 있다. 다른 일본 라멘집과 비교해 볼 때 확실한 맛의 차이가 느껴졌다. 


    무엇보다 돼지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았으며, 쇼유의 배합이 좋아 혀 끝에서 적당히 간간한 맛이 느껴졌다. 쇼유가 그 이상 들어갔다면 입안을 텁텁하게 했겠지만, 이날 맛본 라멘은 잘 고와낸사골 국물을 먹고 난 듯 개운했다. 미소 라멘 역시 돈고츠 라멘과 견줄만한 맛을 냈지만, 한층 가벼운 맛이 났다. 육수에 미소의 부드러운 맛을 잘 배합했고 면발을 후루룩 들이킬 때의 식감도 좋았다.




    요리사가 음식을 만들 때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마음가짐이 바로 "정성" 이 아닌가 생각한다. 자신의 '지극한 정성'을 담아낸 음식은 식재료를 막론하고 맛있는 맛을 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로 '마마라멘'을 알게 되어 행복하다.  당분간 이곳을 자주 찾을 듯한 예감이 든다.

    요리엔탈

    요리팀 '7Star Chef' 소속으로 다양한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는 요리사다. 레스토랑 컨설팅을 진행하며 한국식 시그니처 메뉴를 완성해낸다. 20009 Spirit of Austrailia 를 통해 호주의 스타 셰프들과 레스토랑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방송활동으로는 LG텔레콤의 OZ핸드폰 CF 모델, Olive TV의 'Tasty Road 2', KBS 이현우의 'Spoon'을 진행하였다. 저서로는 '아주 특별한 저녁식사, 궁극의 메뉴판, 셰프의 노트를 훔치다'가 있으며 네이버 캐스트 '키친 스페셜'에서 맛있는 이야기를 연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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