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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섹시한 클래식을 만나다! 앙상블 DITTO!

    리즈 리즈 2010.09.13

    카테고리

    한국, 서울

     

    2010 한중일 문화셔틀 콘서트

     

    앙상블 디토 Ensemble DITTO




    '클래식' 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시나요?

    지루함,  정숙함, 나른한 잠 기운...?



    최근 클래식 공연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컨셉 있는 공연(베토벤 특집 같은), 해설이 있는 공연 등..

    대중을 향한 클래식 연주가들의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노력만큼 큰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없을 것 같군요.

    섹시한 꽃미남 4인방이 악기를 연주하는 매력적인 일 말입니다.

    항간에는 클래식 계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이들,

    바로 '디토 (DITTO)'의 공연 리뷰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제1악장: 가을의 초입, 여우비가 내리던 어느 날

     


    이번 디토 공연은 2010년 9월 5일 2시 30분에 있었습니다.

    서울 공연이면 늘 그렇듯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가을이 오려고 이렇게 비님이 오시는지.. 이 날은 여우비가 내렸습니다. 

    쨍쨍한 파란 하늘을 보여주다가도 언제 그랬냐 싶게 비가 주룩주룩...

    이 날 우산이 없이 뛰어 온 크레양은 비를 다 맞았답니다.





    그러고는 언제 그랬냐 싶게.. 또 하늘은 무척이나 화창해지더군요..

    그럼 날씨 얘긴 이쯤에서 접고,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봅니다~






    2악장: 앙상블 '디토'를 소개합니다!




    디토는 2007년에 결성된 '실내악 프로젝트 그룹' 입니다.

    비올리스트인 '리처드 용재 오닐'이 만든 스페셜 그룹이지요.


    제가 처음 디토를 만난 건 2008년이었는데요, 그 시작은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공연이었죠.

    클래식계에도 종종 혜성처럼 등장하는 신예 스타급 연주자들이 있는데,

    디토 역시 그해 젊은 남성 연주자들 가운에

    가장 호평을 받거나 실력이 두드러지는 맴버를 영입합니다.






    이번 한중일 디토 공연에서 연주한 멤버들은,

    용재오닐과 지용, 그리고 스테판, 다쑨 장, 마이클 니콜라스, 샤토 슌스케입니다.


    작년까지 참여했던 쟈니 리와 패트릭 지를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좀 남았습니다.

    생동감 넘치는 두 사람의 연주를 어디서 들어야 할런지요.


    어쨌든, 디토가 한국의 클래식계에 미친 영향은 꽤 큽니다.

    이 남자들을 보기 위해 클래식을 공부하는 사람도 생겼고,  

    대중과는 다소 거리가 있던 '클래식'이란 장르를 친숙하게 바꿔 준 일등공신이랄까요?




     

    제3악장: 감동의 선율이 객석에 흐르는 시간

     

    신나게 수다를 떠들던 세 여인이 조용해집니다.

    그들이 나올 시간입니다~두둥!

    무대 위의 피아노와 악보 네개가 두근거리듯 반짝입니다.


    우선 프로그램을 소개해야겠군요~







    오늘의 프로그램은 지난 7월 저를 울게 만들었던 드보르작의 피아노 5중주 Op.81과

    그 의미가 남다른 한중일 소품곡 모음!

    마지막으로 저를 사로잡았던... 2008년 그때 그 첫 만남에 들었던 '송어'입니다.



    우선 드보르작_피아노 5중주 Op.81의 경우에는 7월의 연주자가 그대로 연주합니다.

    아래 보이는 사진에는 아쉽게도 슌스케가 없지만,

    이들의 연주는 이번에도 완벽 그 자체입니다.







    1장인 Allegro Ma Non Tanto의 경우 이 장만 들어도 마치 전 곡을 다 들은 듯 합니다.

    곡 안에 절정이 담겨 있고 마지막까지 떨리는 여운까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비올라, 바이올린 그리고 첼로가 하나가 되는 그 순간!

    이 멋진 남자들의 재능이 부딪히는 그 순간!

    숨죽이던 관객석으론 감동의 전율이 찾아듭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2악장 Dumka(Andante Con Moto)였습니다.

    바이올린의 주제연주가 지나간 그 자리에 그렁그렁 고였던 눈물이..

    이어 피아노로 다시 그 주제가 연주되었을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지난 7월 공연에도 꽤 울었는데, 이 곡 2악장을 들으면 왠지 이 때 감동이 다시 살아나는 것만 같습니다.


    Andante라는 이유로 조금 지루할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서정적이어서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말이 필요없는 3악장 Scherzo와 4악장 Finale를 지나

    그들의 연주가 일단 마무리 되고... 이제 잠시 휴식 시간을 보내 볼까요?


    인터미션 때는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공연 때문이 아닌, 관객들로 인한 불평인데요...

    공연 시작 전에 에티켓에 대한 안내가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악장 사이마다 박수를 치고...

    휴대폰 전화벨과 이리저리 뒤척이는 소리, 잦은 기침 등...

    공연을 보는 관객들의 태도도 보다 성숙해졌음 하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어쨌든 다시 공연으로 돌아와 한*중*일 소품곡 모음이 연주됩니다.

    첫 곡은 일본의 소품곡인 '해변의 노래'입니다.

    이 곡은 나리타 타메조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굉장히 서정적이고 유연한 음악이었습니다.


    두번째 곡은 'Galloping Horses'라는 중국 소품곡!

    몽골의 전통축제인 '나담축제'의 말 경주를 표현한 곡이라고 해요.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곡이라고 하는데, 듣기에 리듬이 빠르고 생동감 넘치는 곡이었습니다.


    이윽고 마지막 곡은 우리의 '섬집아기' 였습니다.

    어린시절 자장가로 듣던 이 곡을 바이올린과 비올라, 그리고 더블베이스의 연주로 들으니 

    왠지 낯설지 않고 익숙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특히 오랜만에 만난 '다쑨 장'의 더블베이스 연주는 

    낮으면서도 단정한 느낌이라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조율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리고 마지막은 슈베르트의 피아노 5중주 '송어'!!!

    앙상블 디토의 송어가 특별한 이유가 궁금하신가요? 

    기존의 구성에서 제 2 바이올린이 빠지고 콘트라베이스를 추가했다는 점이 인상적인데요,

    그래서인지 기존에 듣던 것보다 다채로운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콘트라베이스 특유의 묵직한 느낌이 한결 더 마음을 안정시키는 듯 했습니다.


    이번 연주회를 통해 원곡을 개성 있게 편곡했을 때

    색다른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됐네요~ 원곡과는 또 다른 맛!

    그리고 전반적으로 오늘의 공연은 굉장히 섬세하고 잘 다듬어진 듯 했습니다.






    4악장: 뜨거운 앵콜!



    처음 클래식 공연감상에 맛을 들였을 때는...

    본 공연보다 앵콜 공연을 더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


    본 공연은 모르는 곡일 때가 많고, 귀찮다는 핑계로 공부하지 않고 가면

    낯선 곡들을 따라가기가 굉장히 버거웠기 때문이었죠.

    그러다 보니 앵콜로 나오는 익숙한 소품곡에 열광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리스트의 '사랑의 꿈'이나 베토벤의 '비창' 같은

    귀에 익숙한 소품곡이 짧게 편곡돼 연주되면 무한 감동이 밀려오는 것이죠...


    이날 제게 또한번의 감동을 준 앵콜곡은 'B Rossette'였는데요,

    2008년에도 같은 곡을 연주했었죠~ 

    당시 드라마 '하얀거탑'의 인기와 더불어 대중적 인기를 끌었던 곡이기도 합니다.

    영상을 잠시 보여드립니다. 즐감하세요~!




    [youtube gimwNa8z2SU]


     

    원곡을 들을 때도 무척 좋은 곡이라고 생각했는데,

    열정적인 이 남자들이 연주하는 B Rossette는 감동, 그리고 소름 그 자체였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공연 후 디토의 사인회 줄이 길게 늘어섭니다.

    후에 저녁 공연이 있었기 때문에 사인회를 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관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시간 상 사인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디토의 공연은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니까요.


    대신 오랜 만에 만난 친구들과 기념으로 수다나 즐길 목적으로 예당의 '모짜르트'로 향합니다~

    공연의 뒷맛은 역시 여운을 '함께' 즐기는 데서 더욱 진해지는 법이죠~

    서로의 감상을 나누고... 곡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것도 즐거운 일일 듯 합니다.



    자자~ 그럼 모짜르트로 함께 가시죠~





     

    @ 모짜르트 IN 예술의 전당



    모짜르트는 예술의 전당 안에 있는 레스토랑 및 카페입니다.

    콘서트홀 맞은 편에 있는 곳이죠!

    식사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식사를 하시려고 하면 시간을 잘 정해서 가셔야 합니다.



    그 공간 자체로도 매력이 있지만, 저는 특히 이곳의 음료와 디저트 종류를 무척 즐깁니다.

    이곳에서 나오는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무척 많은데요~

    제가 알기로는 공연 보러가시는 분들을 배려해 한 잔 이상은 팔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맥주 주문 시 기본 안주가 하나 나온다는 건 팁입니다~






    제가 먹은 메뉴는 아메리카노 위에 휘핑크림을 올린 아인슈페너(5,000)!

    그리고 미니 크로와상 샌드위치(6,000) 였는데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휘핑크림과 깔끔한 아메리카노의 궁합이 좋더라구요.

    미니크로와상 샌드위치도 특별히 무언가가 많이 들어간 샌드위치는 아니었지만,

    맛이 깔끔하고 오히려 가벼워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해물 토마토 스파게티도 나오는 길에 한 입 했는데, 꽤 푸짐하고 괜찮더군요.

    아!!! 이 곳에선 무선인터넷도 잘 됩니다~


    사실 2주정도 남은 오카야마 여행 계획을 세우러 이 곳에 들어갔는데요,

    능력자 크레양이 일본 숙소를 전화로 예약해 준 것은 또 다른 소득이었죠~ ^^







     

    에필로그


    좋은 공연을 감상하고, 그 날 그 날의 기억을 기록하다보면,

    같은 연주자를 다시 만났을 때 예전의 감동까지 들춰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이번 공연을 보고 리뷰를 쓰면서도, 

    지난 7월의 벅찬 공연과 2008년의 풋풋했던 디토 공연까지 아련하게 생각나더군요.

    디토 프로젝트는 이제 단순히 '앙상블 디토'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멤버들이 사진집도 내고, 디토란 그룹 자체가 티켓파워를 갖게 되면서, 

    클래식 공연 역시 상업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죠!


    그래서 사실 우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만났던 2008년의 순수했던 디토와,

    오늘 재회한 2010년의 디토가 너무 달라져버린 건 아닐까 하고요...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정말이지 혼신을 다해 연주하고 있고,

    서로 호흡을 맞추며 공연하는 것을 즐기는 듯 보였습니다.


    디토가 아름다운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런 열정과 재능을 갖춘 젊은 연주자들의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잘생긴 외모'와 '잘빠진 몸매'는 살짝 더해진 옵션 같은게지요..! ㅎㅎ



    그럼 2010 디토 시즌 4 'Bohemian' 공연의 티저 영상을 보여드리며,

    오늘 리뷰를 갈음합니다~



    [youtube Rlfg8GFJ0Eg]





    리즈

    보고, 듣고, 마시고, 먹고, 읽고, 느끼는 수동적인 즐거움을 몹시도 즐깁니다. 수동적인 즐거움을 만나기 위한 능동적인 그 어떤 행위도 좋아합니다. 이를테면 여행 같은 게 있을까요? 제가 만난 그 수동적인 즐거움을 함께 느껴보시죠..ㅎㅎ--------------------개인 Blog : http://blog.naver.com/godfkz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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