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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된것, 고즈넉한것, 단아한것-오카야마의 세가지

    한유림 한유림 2016.01.31

     

    <오카야마 두번째 이야기>

    오래된것, 고즈넉한것, 단아한것 - 오카야마의 세가지

     

    온화한 세토내해를 배경으로 일본의 남부 해안 교통의 요지, 포도와 복숭아를 비롯한 과일 생산지로 유명한 오카야마. 오카야마는 일본의 전형적인 소도시의 이미지와 닮아있지만 사뭇 다른 풍경, 전형적이지만 생소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오카야마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본스러운 세 곳을 소개할게요. 오카야마현의 남동부에 위치한 비젠지역의 오카야마성과 고라쿠겐 정원, 그리고 서부에 위치한 키비츠 신사입니다.

     

    오랜 이야기가 담겨있는 곳, 오카야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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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라쿠엔과 다리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있는 오카야마 성은 까만 판자로 올려 놓아 까마귀성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오카야마 성의 천수각 전망대에 올라 샤치호코(호랑이 머리에 등에는 가시가 돋친 물고기)라고 불리는 용마루의 장식물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오카야마 시내를 한눈에 조망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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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수각은 소실되어 현재는 잔재만 남아있고, 지금의 천수각은 1966년 재건된 것이에요. 천수각에 올라 멀리 오카야마 시내와 고라쿠겐 정원으로 이어지는 풍광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고 여유로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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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여유, 고라쿠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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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라쿠엔 정원은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이자 미슐랭 그린가이드 재팬에서 별 3개를 취득한 회유식 정원으로, 에도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채 현재까지 전해져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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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조나무와 동백나무, 매화림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풍경이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형태의 정자와 잘 어우러져 일본 정원의 정적인 미학을 과감없이 뽐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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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락을 삼각형 형태로 만들어 빗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원두막은 이들의 실용적인 단면을 나타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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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기둥에 수북이 깔린 이끼는 300년이라는 세월의 흔적을 대신 말해주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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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아한 자태로 오카야마를 묵묵히 지키는 곳, 키비츠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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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비츠 신사는 단아하고 우아한 자태로 신사로서의 제 몫을 묵묵히 하고 있습니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영화 <가구야 공주 이야기(Story of Princess Kaguya , 2013)>는 <타케토리 이야기>라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감성 판타지라는 슬로건으로 8년이 넘는 제작기간이 소요된 대작중 하나입니다. 수런수런 흔들리는 수양버들이나 만개한 벚꽃 나무가 연상되는 "서정적인" 영상미에 일본 전통 화풍의 붓터치가 섬세하게 녹아든 아름다운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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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구야 공주 이야기처럼 키비츠 신사에는 복숭아(모모)신에 얽힌 설화를 간직하고 있어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버전이 전해지고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비슷합니다. 어느날 뺄래를 하던 자식없는 노파에게 거대한 복숭아가 발견되었고 그 안에서 어린아이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 아이의이름을 모모타로라 짓습니다. 몇년 후  약탈을 일삼은 요니(도깨비)를 없애기 위해 모모타로는 오니가시마 라는 섬으로 가게 되고, 여행을 하면서 만난 개와 원숭이, 꿩과 함께 괴물을 무찌르고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새 친구들과 함께 살았다는 이야기로 키비츠 신사는 이 모모토리를 신으로 모시고 있는 신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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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종류의 많은 신을 모시는 일본의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역사를 이해하는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과거부터 자연재해나 침략과 약탈이 많았던 이들에게 웅장한 신사나 절대적인 신은 필요하지 않았어요. 무병 장수와 관련된 매개체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어딜가든 신들이 지켜줄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이들이 모시는 신은 동물이나 과일, 채소가 될 수도 있었어요. 토토로나 가오나시 같은 개성강한 캐릭터가 나올 수 있는 이유 역시 일본이 이러한 문화적 배경에 기인한게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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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카야마에서는 도시에서 좀처럼 느낄 수 없던 일본 시골 사람들의 푸근한 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Our Little Sister, 2015)>는 전형적인 일본 소도시의 조그만 바닷마을을 무대로,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이복 여동생의 존재를 알게 된 세 자매가 가족이 되어 간다는 포용과 이해,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뻔한 플롯의 영화처럼 보이기 십상이지만 적어도 억지를 강요하지는 않는 서정적인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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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카야마에는 교토의 고풍스러움과는 또다른 소박하고 조용한 멋이 있습니다. 과장없이 소박한 모습 그대로, 오카야마라는 도시가 어떻게 스스로를 지키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지, 오카야마를 여행하며 이 도시의 푸근한 정을 느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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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 : Get About 트래블웹진, 하나투어, 일본 오카야마현의 지원으로 다녀온 여행기입니다.

     

     

    한유림

    비주얼머천다이저. 쇼윈도에 빠져 런던으로 떠난 것이 계기가 되어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했다. #피아졸라/마추픽추/우디 앨런 www.udimiblo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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