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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여행의 새로운 핫스폿, 스펀十分 즐기기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6.04.04

    카테고리

    대만,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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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을 품은 사람들이 하늘로 띄워 올리는 천등. 뜻을 저 하늘의 누구에게 전하여 이루어지게 하고 싶은 마음들이 둥실 대는 곳. 대만의 스펀이다. 산골짜기 아주 작은 마을이 천등 띄우기로 요즘 인기 있는 관광지가 되었다.

     

     

    * 대만 여행의 새로운 핫스폿, 스펀十分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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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만 여행은 대만 근교로 나가는 상품 구성이 많다. 스펀, 지우펀, 진과스, 단수이 등이 그곳이다. 스펀은 시골같다. 검푸르게 느껴질 만큼 무성한 숲길을 구불구불 헤치고 들어가면 대만의 스펀이다. 스펀으로 가려면 열차를 이용한다. 타이베이 역에서 핑시선으로 갈아타면 된다. 2시간 정도 걸린다. 외진 산마을인 만큼 가는 교통 편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자유여행 때는 1일 여행상품 이용을 권한다. 물론 여행지와 시간상 자유도는 좀 떨어지나 1일 정도는 당일여행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여행 준비의 심적 부담과 피로가 줄어드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적당히 현지 1일 투어를 종종 이용하는 편이다. 예스진지 등의 이름으로 예류-스펀-진과스-지우펀 등의 1일 투어 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 스펀을 달리는 노랑 열차, 핑시선 平溪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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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등을 날리는 염원의 도시 스펀을 잇는 교통편. 이곳의 명물 중 하나가 단선 열차, 핑시선 平溪線 이다. 핑시선은 싼댜오링 三道嶺에서 스펀을 거쳐 징통菁桐 까지 약 13km를 왕복하는 단선철도다. 핑시선 1일 패스(한화 2천 원 정도) 면 충분하다. 기차여행의 낭만을 만끽하기 좋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핑시선이, 1시간에 1번 이상 허물어질 듯한 집들이 겨우 매어 달리듯 붙은 작은 마을, 스펀의 중심을 관통한다. 스펀에 도착하면 마을에 진입한 뒤, 상가거리 왼쪽으로 10여 분쯤 걸으면 이 열차의 역이 나온다. 워낙 작고 조그마한 거리라 길을 잃을 염려 없이 찾을 수 있다.

    철로길 좌우에서 사람들은 열차가 들어올 무렵 사진 찍기 바쁘다. 산골마을의 좁다란 철로로 달리는 병아리색 열차. 이 열차는 탄광촌의 역사를 증언한다. 1910년 일본이 대만을 식민지배할 때, 지룽하곡 탄광촌의 석탄을 운반하기 위해 핑시선이 달리기 시작했다. 1980여년 즈음 탄광업이 쇠퇴하고, 근처 촌락 규모도 작아지면서 핑시선은 존폐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영화 촬영지로 주목받고 핑시와 스펀에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탄광 열차는 관광열차로 거듭났다. 핑시선의 역 중 하나인 허우통은 고양이 마을로, 스펀 十分은 천등 날리기로, 징통 菁桐은 대나무에 소원 빌기로 인기다.

     

     

     * 스펀의 명소, 흔들 다리 장안교 靜安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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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펀 상점거리에 들어가 왼편으로 걸어 10여 분 정도면 높다랗게 걸린 다리가 나온다. 장안교 (靜安橋, 징안차오)다. 천등으로 잘 알려진 마을답게 천등 그림이 그려진 다리다. 128m의 다리로 핑시선이 지나는 스펀 기차역과 다리 너머의 마을을 연결하는 아찔한 다리다. 산은 짙은 안개가 피어올랐고, 연한 비가 흩뿌려지고 있었다. 다리 위로, 아래로, 비는 스미며 흐르며 떨구어졌다. 미끌리게 느껴지는 다리를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돌아 본다. 풍경, 이곳의 일상을 본다. 번들거리며 짙은 대조를 이루는 색깔이 다리 아래 스펀의 계곡과 대비되어 보였다. 안개가 가득하게 밀려들었던 날이다. 깊은 산중이라 구름이었는지도 모른다.

    다리 건너편에 도착하면 가까이 보이는 마을. 화려한 불빛으로 치장한 대도시를 벗어나 만나는, 한적하고 소박한 교외 모습은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 쭈글거리는 주름이 깊게 팬 손으로 천천히 걷는 노인들이 가끔 보이는 골목. 세월의 흐름이 패인 가옥들. 소리없이 낡아가는 풍경. 스펀도 그렇다. 긴 다리를 조용조용 가끔가끔 마을 사람들이 걸어 지나가고, 적막과 고요가 깊었다.

     

         

    * 스펀 천등 날리기 十分 臺灣燈會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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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산골짜기, 일제 침략기 시절 개발된 탄광업이 쇠락한 후 탄광촌은 폐촌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영화 촬영지 등으로 주목받으며 관광업이 흥하면서 마을은 사라지지 않고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스펀 十分도  그런 곳 중 하나다. 무엇보다 소원을 담아 하늘로 띄워 날리는 천등의 마을로 알려졌다. 바람을 품은 사람들의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니 천등날리기는 스펀 여행의 꽃이다. 무엇인가 하늘로 날려 보내는 건 먼 곳. 인간계 아닌 곳에 머무는 신 또는 귀신에게 인간의 뜻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즉, 기원 또는 주술적인 의미다. 제사를 지낸 후 종이에 글을 적어 만든 신주 - 시방을 불태워 날리거나, 혼을 부르던 옷을 태워 날리는 것 등. 신에게가 아니라면 인간이 인간에게 뜻을 알리는 방편이기도 하다.


    오늘날 대만은 정월 대보름인 원소절에 천등제라는 축제를 연다. 대만 등축제는 세계 최고 축제 중 하나라며 미국 디스커버리 채널이 꼽았을 정도로 대만 전역에서 성대하게 즐긴다. 대만 전역에서 성대하게 열리는 등 축제는 크게 두 가지다. 지역에 따라 불꽃놀이와 천등제 Sky Lantern Festival 臺灣燈會로 나뉜다. 간단히 "남쪽의 불꽃놀이, 북쪽의 천등제 Fireworks in the South, Sky Lanterns in the North."라고 한다. 대만 남부 타이난 완수이 지역은 불꽃놀이를 한다. 도시의 질병을 몰아내고 악마의 위협을 벗기 위해서다. 대만 북부 핑시 平溪 Pingxi 지역에서는 수천 개의 천등을 띄워 올린다. 핑시지역 천등의 목적은 '알림'이다. 핑시지역 천등은 원래 소원 빌기가 아닌, 옆 마을에게 해당 마을의 무탈함을 알리는 알림의 목적으로 천등을 띄웠다고 한다.
     
    대만 타이베이 외곽, 스펀의 '하늘에 날리는 등불'인 천등 天燈 은 현재는 소원 빌기의 이유지만 과거엔 알림의 방편이었다. 대만은 굴곡 많은 산악지대다. 게다가 수목도 울창하여 길이 힘들다. 첩첩산중 굽이굽이 돌아가야 하는 지역이다. 연락이 닿기 힘들다. 그러므로  산속에 자리한 조그마한 마을끼리 손쉽고 빠른 연락 방법의 일환으로 등을 띄워 적의 침입 등의 변고와 안녕 등의 소식을 전했을 것이다.

     

     

     * 스펀 천등의 색깔? 소원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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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의 뜻과는 달리 오늘날은 기원을 담아 날리는 등이 천등이다. 밤이 제격이다. 반짝이는 불빛은 밤을 위한 찬사다. 그러나 밤에 띄우긴 쉽지 않다. 여행객은 낮밤의 때를 딱 맞게 방문하기 여의치 않다. 1일 예류-스펀-지우펀-진과스 여행 투어를 골랐다면야, 밤에 스펀에서 등을 날리는 일정과 홍등이 켜진 밤의 지우펀 여행 일정은 힘들다. 오늘은 '다행히' 잔뜩 찌푸린 하늘 덕분에 낮이라도 등의 불빛이 보다 잘 보일까- 싶었다. 사진 찍기가 목적이라면 다른 색보다 붉은 단색 천등이 명징하게 잘 찍혀 나온다. 보통은 다양한(!) 소원을 다 담을 수 있는 4색을 많이 고르는 듯싶다.

    천등 날리기 비용은 천등의 색에 따라 다르다. 천등의 색깔 별로 건강, 금전운, 사업운 등의 의미가 있다. 돈에 관련되면 노랑, 희망은 파랑, 연인운은 붉은색 등이다. 단색으로 고르면 보다 저렴하고(150 TWD, 한화 약 6천 원), 4가지 색-즉 4가지 운을 모두 비는 것은 더 비싸다(200 TWD, 한화 약 8천 원). 천등 날리기 가격은 스펀 마을의 철로 좌우로 길게 이어진 가게들 모두 동일하다.
     
    가게마다 가볍게 권하는 정도로 말 걸며 발길을 붙잡는다. 철로 길 옆으로 즐비하게 늘어선 천등 가게들은 단색 또는 4색의 등을 팔며 어느 가게나 가격은 같으니 한산한 가게를 고르면 된다. 즉, 기다릴 필요 없는- 사람 적은 곳을 선택하면 된다. 능숙하게 한국어로 가격, 의미를 알려주고 카메라를 주면 날리는 모습도 여러 장 잘 찍어 준다. 스펀 마을에는 천등 날리기와 천등 펜던트 판매일 뿐만 아니라 또한 띄워 올린 천등을 수거하는 일도 있단다. 스펀의 천등 덕분에 스펀 마을 사람들은 '재운'의 천등은 날리지 않아도 될 듯하다. 그저 이렇게 찾아드는 사람들에게 웃음과 천등을 건네주면 충분할 듯싶다.

     

     

     * 스펀 천등 날리기, 네 소원을 말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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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여 분 정도면 충분히 천등에 소원을 써서 날린다. 난 4가지 색깔의 천등을 골랐다. 능숙하게 가게 점원은 내 몸만한 천등의 종이를 색깔별로 옷걸이 행거 같은 바에 걸어 준다. 색깔별로 착착 펼치고 집게로 집어 주어서 붓으로 쓰기 좋게 펼쳐 준다. 뚝뚝 떨어지는 검은 물. 글자 따라 흘러내린다. 이 정도면 충분한 하루하루 아닌가 싶다가도 이럴 땐 바람이나 염원이 어디선가 쑥쑥 솟아 나온다. 이것도, 저것도. 모든 바람은 결국 나와 나의 소중한 이들의 행복이다. 건강하고 무탈하길, 하는 일 잘 되기를- 그런 것들이다.

    행복의 정의는 제각각이다. 성취와 입신양명을 원하는 이가 있고 건강하면 족한 이도 있다. 여하간 소중한 이들이 그 자신들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만족스러운 날들이기를 바란다. 바라여 주고 싶은 사람도 바라는 것들도 크게 변함없다. 재운, 연애운, 학업운- 각 색깔에 사람들의 이름을 붓으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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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적었다고 하면, 점원이 등을 펼치고 한 뭉치의 종이를 커다란 천등 안에 넣어 불을 붙인다. 불이 붙으면 천등 안 공기가 데워지고 열에너지를 얻은 공기 분자운동이 활발해지면서 공기 밀도가 낮아진다. 주변보다 천등 안의 공기 밀도가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천등 내부 공기가 가벼워진다. 천등 안쪽 공기가 데워질수록 점점 동실동실한 모양을 갖춘다. 사람 크기만 한 기구라고나 할까. 천등 하단을 잡고 있다가 천등이 충분히 커졌다 싶으면 놓는다. 순식간에 하늘로 날아오른다. 가벼운 몸짓을 하며. 파란 하늘이었다면 색색의 천등이 더 멋졌겠다-하지만 회색 하늘이면 어떠랴, 누군가 바람을 들어준다면 높이 떠올라 그에게 닿기를.

    마음을 하늘로 보내고 철로를 따라 걸었다. 선한 마음을 떠올려 보는 기회라 여긴다. 덕분에 내 따뜻하고 각별한 사람들을 새김해 보고 좋은 앞일을 기원한다.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바라지 않을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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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온 지인은 공부 중인 친구에게 건네겠다면서 천등 펜던트도 골랐다. 마음 예쁘다. 바람을 써서 바람에 날려 보내는 일. 점원이 찍어준 사진 보니 멋쩍기도 하지만 수년 후 이런 바람을, 이런 사람을 마음에 품었구나- 하고 상기하는, 오래되었어도 달콤한 추억의 마들렌이 되어줄 듯싶다. 타이베이는 10여 년전 여행을 했었다. 다시 온 대만, 다른 모습으로 즐겁게 이곳저곳을 다녔다. 최근에는 대만 근교 여행이 좋다는 말을 듣고 짐을 꾸렸다. 조그만 산간 마을들을 들르거나 해안가로 가는 일. 도시를 벗어나 맛보는 대만의 또 다른 모습들이 적이나 좋았다.

     

     

    INFOMATION

     + 핑시선 일반노선 local Train 요금 : 52TWD (한화 2천원 가량)
     + 타이완 철도 관리국 홈페이지 : twtraffic.tra.gov.tw/twrail/English/e_index.aspx
     + 스펀 천등날리기 : 단색 천등 150 TWD, 4색 천등 200 TWD
        (한화 8천원 정도, 사진 찍어줌, 모든 가게 가격 동일, 5~10분 정도 소요)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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