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하는 한겨울 제주도에서의 여유

해비치 호텔 앤 리조트

저에게 있어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단연코 숙소를 고르는 것입니다. 마음에 쏙 드는 숙소는 여행지의 만족도를 배가시켜주기 때문이죠.

지난 겨울, 오랜만에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숙소는 어디로 정할지 즐거운 고민에 빠졌습니다. 상상속에서 제주도에 있는 웬만한 숙소에는 다 가 본 것 같아요.

이런 길지만 결코 지루하지는 않은 시간들을 지나 저희 가족의 숙소로 낙점된 곳은 해비치 호텔 앤 리조트 제주였습니다. 제주도 동남부, 표선해수욕장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 곳으로 이름에서 짐작 가능하듯 호텔과 리조트가 함께 운영되고 있는 곳입니다. 

해비치 호텔 앤 리조트 제주는 바다 바로 옆에 위치해 내 집 앞 산책나가듯 제주도의 바다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 리조트 내부에 아이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리조트 지하 1층에는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실내 시설, 놀멍 키즈 존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놀멍'은 제주도 방언으로 '놀다'라는 의미라고 해요. 아이가 생기니 숙소를 고르는 기준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호텔 내부도 최대한 심플하게 디자인 되어 있어 왠만해서는 아이가 걷다가 부딪힐만한 요소도 없어 보여 더욱 안심이 됐습니다. 바닥이 대리석인 점은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어디 호텔 바닥에 유아용 매트가 깔려 있는 곳이 있던가요?

저희 가족이 머문 호텔동 로비의 모습입니다. 건물 가운데가 1층부터 천장까지 뻥 뚫려 있어 시원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줍니다. 저녁이 되면 1층 한가운데에 있는 바가 화려한 색상을 내뿜으며 일약 변신을 하고 라이브 음악도 연주되는데,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객실층 통로를 따라 여행 기간 동안 우리의 보금자리가 되어줄 공간으로 향합니다. 다행히 객실층에는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어 아이가 넘어지더라도 크게 다칠 염려가 없어 좋았습니다.

세미 더블베드 두 개가 마련되어 있는 디럭스 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침구를 만져봤는데, 하얗고 뽀송한 게 마음에 쏙 들었어요. 우리집 침구도 누군가가 이렇게 매일 깨끗하게 관리를 해주면 좋겠지만, 이런 소원은 여행지에나 가서 성취해야 하는 거겠죠?

소파는 없지만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의자 하나는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이 의자는 우리집 꼬마 왕자님이 가장 애용하고 왔습니다. 이 의자에 앉아 제법 의젓하게 책(버튼을 누르면 음악이 나옵니다)도 읽고 간식까지 먹더군요.

여행지에서는 컴퓨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하지만, 필요시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책상도 마련되어 있네요. 객실내 와이파이도 물론 무료고 IT 강국 호텔 답게 거침없이 터집니다.

깔끔한 욕실. 호텔에 가는 또 하나의 기쁨은 깨끗하게 닦여진 욕조에 몸을 푹 담그고 반신욕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샤워캡, 화장솜, 빗, 면봉 등 하룻밤 머물면서 필요한 대부분의 세면 도구는 다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만, 칫솔, 치약, 면도기는 추가 금액을 내야만 사용 가능하니 미리 준비해 가는 게 좋겠죠? 참고로, 샴푸, 트리트먼트, 바디솝, 바디로션은 록시땅 제품이었습니다.

객실 내에서도 커피나 차 등은 만들어 마실 수 있게 준비되고 있고, 하루에 물 한 병도 무료로 제공됩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더없이 깔끔하고 있을 건 다 있는 방 자체도 마음에 들었지만, 저희 가족이 머물렀떤 방이 마음에 쏙 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창문을 열면 펼쳐지는 환상적인 제주 바다 풍경! 바다를 향해 난 발코니에는 의자 두 개와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여유롭게 앉아 제주 바다를 만끽하기 그만입니다.

드디어 아침이 되고, 동쪽으로 창을 낸 객실에 머무는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침대에 누운 그대로, 혹은 온 몸에 대충 이불을 감고 베란다로 나가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것! 방금 잠이 깨 부시시한 우리 세 가족은 제주 바다를 딛고 떠오르는 해를 보며 오늘 하루도 신나게 놀아보자 결심을 했습니다. 이런게 여행의 맛이 아닐까요.

자, 이제 그럼 저희 가족이 해비치 호텔에 머문 가장 큰 이유 중 하나, 수영장으로 가볼까요?

서울에서 추운 겨울을 나고 있노라니 따뜻한 곳에서 마음껏 물놀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그래서 겨울에도 운영하는 야외 수영장이 있는곳, 그리고 키가 1미터도 되지 않는 꼬마를 위한 아이용 수영장이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주도 내의 호텔이 추려지더군요. 가는 길에, 아이가 좋아하는 자동차 구경도 실컷 한 후 수영장으로 향했습니다.

해비치 호텔 앤 리조트의 수영장은 해비치 호텔 투숙객, 해비치 리조트 투숙객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합니다. 다만, 호텔 투숙객의 경우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고 리조트 투숙객은 1회 10,000원을 내고 이용 가능합니다. 실내 수영장의 물은 제주도의 지하수를 이용한다고 하는데요, 레인이 있는 수영장의 경우에는 반드시 수영모를 착용해야만 이용 가능합니다. 깜빡하고 수영 모자를 가져가지 않았다면 대여할 수도 있습니다.

* 수영모 대여료 2,000원.

실내에는 유아용 수영장과 작은 자쿠지도 있습니다. 실내 답게 물 온도며 공기의 온도가 상당히 높아 한겨울에도 마치 한여름처럼 마음 놓고 물놀이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하지만 실내 수영장보다는 실외 수영장을 좋아하는 꼬마를 둔 부부는 서울보다야 분명 따스하지만 여전히 겨울을 느끼게 하는 바람을 맞고 실외 수영장으로 향합니다. 날씨에 따라 실내수영장과 실외수영장을 바로 연결하는 문이 열리는 경우도 있다지만, 한겨울에는 열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희 가족은 심호흡을 하고 용기를 그러모아 칼바람을 맞으며 실외 수영장으로 뛰어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외 수영장의 물 온도가 조금만 더 높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실외 수영장과 실외 자쿠지를 번갈아 가며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왔답니다.

우리 부부 사이에 첫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여행지 숙소를 고르는 기준도 자연스레 달라졌습니다. 숙소의 위치나 가격, 청결도는 예나 지금이나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입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숙소 자체의 디자인적인 요소에 중점을 두고 머물 곳을 골랐다면, 이제는 걷는 것부터가 서툰 아이가 혹여 숙소에서 넘어질 경우 아이를 다치게 할 만한 요소는 없는지부터 유아 침대 같은 아이를 위한 물건이 제공되는지까지 꼼꼼히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숙소 내에 아이와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금상첨화지요.

해비치 호텔 앤 리조트는 이런 기준으로 봤을 때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숙소였습니다. 아마도 다음에 제주도를 방문하게 되어도 다시 가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INFORMATION

해비치 호텔 앤 리조트 제주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민속해안로 537

 + 전화번호 : 064 -780-8100

 + 홈페이지 : https://www.haevichi.com/hr/je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