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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고택기행 2 - 낙숫물 긋고나니

    nomana nomana 2010.09.17

    카테고리

    한국, 충청


     




    낙숫물 긋고나니...

     


    무언가 靜的인 휴식의 소재가 무엇인가 궁리 끝에 

    그늘 드리운 고택의 서늘함이 떠올랐다.

     

    고택여행은 꽤 오래전부터 생각속에 맴돌던 소재라

    사전 조사는 미리부터 돼있어 쉽게 떠날 수 있었다.

    가까운 충남과 충북지역에서 고즈넉한 고택여행을 시작했다.

     

    충북 보은군 장안면 개안리, 선병국가옥 가는길에서

    여름 장대비를 만났다.  고택에 비오는 풍경...

     

    굵은 빗줄기가 시야에 사선을 그으며 고택옆 노송을 쳐댄다.  

    여름 더위에 장대같은 소나기는 시원함을 더해  오히려 서늘함마저 든다. 

     




     


    고택지붕 기와골에 뿌리내린 잔풀을 뒤흔들며

    장대같은 소나기는 마치 시대를 질타하듯

    간단없는 빗물 부딪는 소리로 기와장을 치고 내린다.



     



     








    지붕과 처마를 타고 내린 빗줄기는 노송 색감에

    점점이 물방울을 뿌리며 청량감을 더한다.

     





     



    빗물은 돌을 때리고 안마당 흙바닥에 낙숫물을 떨군다.


    낙숫물 긋고나니...



     



      



     






    선병국가옥은 구한말 근대의 풍경이 묻어나는 고택으로

    세간에서 말하는 아흔아홉칸 규모의 고택이다.



    한여름 찌는듯한 더위에 대청마루에서 얻어마신 매실물 맛은

    아마 평생 잊지못할 시원함으로 기억될것이다.



    더위 때문인가 적당히 배어난 매실맛은 청량감을 더해주었다. 

    여행객에게 베푼  안주인의 친절에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한다.

     

     









     


    고택 문틀 프레임으로 가득한 여름나무 녹색풍경이 서늘하다.




    장맛비가 약해지며 하늘은 이내 개이기 시작한다.

    비그친 뒤 정원 돌확에 담긴 물에 몸을 띄운 초록잎,  

    물기는 그위에서 도르르 몸을 감아낸다.

     

     




     




     

     


    장대비 기세에 숨었던 매미울음 슬그머니 들려오는 사이 

    탱자도  매미소리에 몸을 흔들어 빗물을 턴다.

     

     







     



    비 온 끝에 충남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 추사고택을 찾았다. 

    추사고택은 18세기 중엽 김정희의 증조부 월성위(月城尉) 김한신(金漢藎)이 지은

    전형적인 양반가옥으로 안채와 사랑채 두채가 풍치있게 배치돼있다. 

     

     

    이곳에는 김한신과 화순옹주 부부의 합장묘와 정려문, 김정희의 묘가 있으며 

    고택입구엔 예산의 백송(천연기념물 106)이 있다.

     

     

    백송은 김정희가 청(淸)의 연경에서 돌아올 때 붓대 속에 종자를 숨겨와

    증조부의 묘 앞에 심었던 희귀한 수종이다.

     





     




     

    추사 김정희, 1786년 6월 3일 충남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에서

    영조의 부마이신 월성위 김한신의 증손이며, 병조참판인 김로경의 아들로 태어나

    백부 김로영에게 입양되었다.  

     

    선생은 파격의 예술인 추사체를 창조했고  당대의 문화 체제를 파격하고 

    고증학이라는 새로운 학문과 사상을 받아들여

    노쇄한 시대의 기운을 개창하려 한 새로운 시대 지식인이며

    시대를 앞서간 인물이었다.  



     




     


    파격과 절제의 문향이 배어난 추사체 편액이 남아 고택의 미를 더해준다. 

    추사 고택엔 추사체의 맥을 잇는 서예인과 예인들의 발길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추사고택엔 선생의 색다른 유물이 남아있다.

    바로 그림자로 시간을 가늠한 일종의 해시계인데

    석년(石年)이라 각자된 석주가 있다.



    이 석주는 그림자를 이용하여 시간을 측정하는 해시계로

    추사가 직접 제작하였다고 알려진다.



     



     




     

     
    질감느껴지는 石柱의 刻字는

    추사의 정형을 파격하는 추사체의 예술적 감각을 드러낸다.

    당시 정형적 권위를 깨고 새로운 조형미의 서체를 개창한 그의 예술적 탁견이 느껴진다.


     

     

    '여름 고택 기행 1 - 윤증 고택' 편 바로가기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26060

     

    nomana

    생각은 흐르는 강물처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스며들어 時空을 타고넘나든다. 마치 여행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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