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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화 이미화 2016.07.22

    마우어파크, 베를린의 일요일을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

         

    여행을 하다보면, 그들만의 여유로운 일상에 녹아들고 싶어진다. 여기서 사진을 찍을 것이 아니라 나도 저 속으로 들어가 기꺼이 피사체가 되고 싶어진다. 하지만 여행자의 신분으로 현지 사람들의 일상에 틈입하기란 쉽지 않다. 베를린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일주일에 단 하루이긴 하지만 현지인들처럼 여유를 부리며 시간을 낭비할 수 있는 날이 있다.  ​일요일의 마우어파크에서는 느긋하게 공원에 누워 공연을 보거나 그릴을 즐길 수 있고, 직접 플리마켓의 셀러가 되어 현지인들과 소통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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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를린 최대의 플리마켓 Flohmarkt im Mauerpark

    Mauer(마우어)란 독일어로 '장벽'을 의미한다. 마우어파크는 과거 장벽 주변의 안전지대였던 곳에 벽이 허물어진 뒤 공터로 남게 된 곳이 공원으로 조성된 곳으로, ​이곳에 플리마켓이 들어서면서 베를린의 일요일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공원이 되었다. 베를린에는 부러 찾아나서지 않아도 우연히 만날 수 있을 정도로 플리마켓이 자주 열리지만 그 중에서도 마우어파크 플리마켓은 자타공인 베를린 최대의 벼룩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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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룩시장'이라는 말에서 풍기는 분위기 그대로를 마우어파크 플리마켓에서 느낄 수 있다. 빈티지 소품, 엔틱가구, 예술가들의 작품부터 낡았지만 누군가에게는 보물이 될 수 있는 아이템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굳이 사지않아도 그 분위기만으로도 들뜨고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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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먹거리부스도 빠질 수 없다! 길게 줄을 늘어서서 생선구이를 먹는 진풍경은 물론 베를린에서만 즐길 수 있는 맥주와 커리소시지의 조화도 빠트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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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마우어파크 그릴  Grillen im Mauerpark

    플리마켓을 다 구경했다면 이제 출출해진 배를 채울 차례다. 소세지Wurst의 종주국(?)답게 베를린은 그릴 문화가 굉장히 발달되어 있다. 그릴 한번 하려면 비싼 장비를 구입하거나 캠핑장에 가야 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베를린에는 간단하게 그릴을 즐길 수 있는 일회용그릴 Einweggrills을 판매한다. 가격도 2.99€로 저렴한 편. 동봉된 종이에 불만 붙이면 손쉽게 고기나 소세지를 구울 수 있다. 개인적으로 고기보다는 독일소세지와 야채를 빵에 넣어 만드는 수제핫도그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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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것이 바로 2.99€ 일회용 그릴(Einweggrills). 베를린 곳곳에 있는 대형 마트에서 구입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젓가락, 소세지, 라이터는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크기가 큰 편은 아니지만 일회용그릴도 전혀 나쁘지 않다. 2~3명이서 즐기기에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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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리마켓과 그릴이 전부라면 굳이 마우어파크가 아니어도 된다. 마우어파크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락페스티벌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다양한 상황이 연출된다. 자리를 잘 잡으면 그릴을 하면서, 혹은 잔디에 누워 낮잠을 자면서, 책을 읽으면서 수준급의 버스킹 공연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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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의 종류도 다양하다. 조용히 포크송을 부르다 자리로 돌아와 아이들에게 기타를 알려주는 영화같은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지기도 하고, 기타연주는 물론이고 스페인 남성의 열정적인 드럼 연주도 즐길 수 있다. 일단 연주가 시작되면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축제장이 된다. 앉아서 가볍게 리듬을 타는 사람도 있고 드럼 앞으로 나와 자유롭게 춤을 추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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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속에서는 주위 시선을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누구인지, 통장 잔고는 얼마가 남았는지, 돌아가야 할 날이 언제인지, 모든 걸 잊은 채 내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에만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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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가라오케 Sonntags Karaoke im Mauerpark

    마우어파크의 마지막은 오후 3시부터(느긋하게 즐겨도 아직 3시 밖에 안됐다!) 원형무대에서 열리는 가라오케를 즐기는 것이다. 마우어파크에는 농구대 건너편에 디오니소스 원형극장과 같은 무대가 있는데 매주 일요일 이곳에서 '가라오케Karaoke'라 불리는 공개노래자랑대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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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기사에서는 사전 신청을 받는다고 나와 있는데 직접 관람해본 결과 즉흥적으로 하고싶은 사람이 손을 들면 사회자가 마이크를 넘겨주는 게 대부분이다. 팝송이나 독일 노래는 웬만하면 다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 내가 본 가라오케 공연 중 단연 최고는 타이타닉 OST 'My heart will go on'의 떼창이었다. 후렴구를 몇번이나 반복해서 부르더니 마지막에는 기립박수까지 터져나왔다. 노래 실력과 상관없이 함께 부르며 웃을 수 있는 분위기다.

     

    이미화

    길을 잘 잃습니다. 삶의 방향도 마찬가지. 베를린에서 무사히 살아낸 2년의 기록 <베를린 다이어리>와 여행에서 마주한 영화 속 순간들을 담은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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