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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한 울진여행 2, 스탬프투어 따라 자연기행

    홍대고양이 홍대고양이 2016.07.14

    카테고리

    음식, 휴양, 풍경,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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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똘똘한 울진여행코스, 스마트한 스탬프투어 역사코스를 따라 울진의 진면목을 보는 여행. 동선이 길지 않고 명소들이 모여 있어 무리 없이 움직였다. 바닷가를 면하고 있는 절경 앞 누각들, 월송정과 망양정 그리고 대풍헌을 지나 이제 울진의 내륙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바다를 뒤로 하니 우리 앞으로 강과 산이 가까워졌다. 초록물이 뚝뚝 떨어지는 산길, 그 속으로 들어갔다.

     

     

     

    * 자연 속 탐험, 성류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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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강원도, 동해에는 경탄할 만한 석회 동굴들이 많다. 여기 울진에도 있다. 고생대 바다 속에서 퇴적된 석회암층들은 조개껍데기 성분이다. 석회암은 산도가 pH5.6내외인 빗물에 녹는다. 땅 속으로 스민 빗물에 석회암이 녹아 생긴 동공이 바로 석회 동굴이다. 고생대에 쌓인 퇴적층이 중생대, 신생대를 거치며 녹아 동굴이 생성되었고 여기에 지층이 솟았다 물속으로 가라앉기를 반복하며 기기묘묘한 동굴의 형상이 완성되었다. 이런 석회동굴은 가볍게 볼 것이 아니다. 수억 년 전부터 자연이 공들여 만든 이런 석회 동굴은 세계적인 석회 동굴들과도 견주어 부족함이 없다. 비록 입구의 음식점이며 기념품숍이 좀 번잡한 면이 없지는 않지만 소중한 자연 문화유산의 의미가 각별하다.

    울진의 내륙으로 파고들어 성류굴에 도착해 굽이쳐 흐르는 강물을 따라 걸어들어 갔다. 성류굴로 가는 길. 수직으로 결을 드러낸 지층은 과거 엄청난 힘에 의해 움직였음을 반증한다. 쪼개지고 갈라진 바위틈을 뜨거운 물이 흘러 석영 성분이 응결된 하얀 암맥이 보인다. 이런 바위 하나하나가 생동하는 지구의 흔적이다. 자연과학을 공부할 때 이런 말없는 무생물들이 전하는 수억 년의 이야기가 늘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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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류굴로 가는 길은 꽤 운치 있다. 아치형으로 만든 강변길은 데이트 코스 삼아 걸어도 좋겠다 싶다. 여름의 강가에는 낚시꾼들이 시간을 낚고 있다. 강물의 흐름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성류굴 매표소다. 여느 매표소와 달리 그 태가 참 멋지다. 강바람이 드나들고 초록 나뭇가지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곳, 이런 매표소라면 머물러 차라도 한잔해도 나무랄 바 없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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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류굴이라는 이름은 신라 31대 신문왕의 아들 보천태자가 굴 안에 사찰을 건립하고 머물러, '성 聖'스러운 사람이 '머물렀다 留'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표를 받아들고 나면 곧 안전모가 눈에 보인다. 성류굴은 자연동굴인 만큼 길을 예측하기 어렵다. 울퉁불퉁하고 솟아난 암벽에 머리를 부딛칠 위험도 크다. 그러니 답답하더라도 안전모 착용은 필수다. 운동화는 미끄러지지 않는 바닥의 신발이 좋고 난간 등을 잡을 수 있도록 손은 자유로운 편이 좋다. 성류굴의 내부는 걸을 수 있게 길을 잘 만들어 두었지만 주의를 기울여 조심히 걸어야 한다. 탄성을 자아내는 동굴 곳곳에 눈을 두느라 미끈미끈 젖어있는 길에서 몇 번 휘청거렸다. 안전은 언제나 최우선이다.

    자, 준비하고 출발해 볼까. 후아-  좁은 굴 입구로 허리 숙여 들어가자마자 숨이 한결 편해지고 시원해진다. 피서를 따로 어디 멀리 갈 이유가 없다. 한여름에도 섭씨 15도 내외인 서늘한 동굴. 살짝 소름이 돋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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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의 솜씨에 낮은 탄성을 지르며 더욱더 동굴 속으로 깊이 걸어들어 갔다. 울진 성류굴은 1963년 천연기념물 155로 지정되어 이렇게 우리가 찾아들 수 있게 되었다. 삼국유사에 장천굴로 기록되어 있고 신라의 보천 태자가 수도하며 민심을 다잡았다고 하는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수도를 한 곳이라고도 한다. 안타까운 역사기록으로는, 임진왜란 당시 이곳의 주민 500여 명이 이곳에서 숨을 잃은 일이 있다. 왜군이 굴의 입구를 막아, 성류굴로 피난 간 사람들을 굶어 죽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슬펐던 과거의 흔적들은 지금 없다. 오롯하게 자연의 흔적만이 남아있다. 쭉 뻗어있는 듯 앞으로 직선형으로 뚫린 굴은 길이만 장장 870m에 달한다. 이중에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270m 남짓이다. 길고 유장한 동굴, 저 너머의 신비는 더 찬란할 듯싶다. 이렇게 유려하게 일렁이는 선들을 보면, 건축가 가우디가 이런 동굴 모습에서 그의 건축적 영감을 받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인간은 자연을 모방하지만 자연은 인간이 넘을 수 없는 웅장하고 신기한 면모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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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수록 화려한 곡선들의 흐름에 발걸음을 더 자주 멈추게 된다. 울진의 성류굴의 경우 약 2억 5천 만 년 전이라고 한다. 연간 석순의 성장속도는 0.4mm 정도이니, 이를 바탕으로 여러 방법으로 연대를 추정한 결과다. 2억 5천 만 년은 공룡의 시대인 중생대가 시작된 시기이며 지구의 각 대륙들은 거대한 하나의 판게아에서 떨어져나가 오늘날처럼 이동했던 때다. 

    자연 탐방을 무척 좋아하는데다 석회 동굴은 참 흥미로워 꼭 들르는 편인데, 제주의 용암동굴 등 정말이지 우리나라의 석회동굴들은 특별함이 크다. 자연이 오랜 시간 동안 빚은 성류굴은 호수 물속에 잠긴 석순과 석주들이 인상적인 동굴이다. 물에 탄산칼슘 녹은 물이 떨어지면 석순이 생길 수가 없으니, 이는 먼저 석순이 생기고 이후에 물이 들어왔음을 알려 준다. 한반도가 해수면보다 낮았다가 높아졌던 지각운동의 흔적 또는 빙기와 간빙기의 교호 증거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은 30m 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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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은 빛이 들지 않아 생물이 살 수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그 환경에 적응한 생물들의 보금자리다. 성류굴에는 박쥐, 곤충류가 무려 54가지 종이나 살고 있다고 한다. 새우류, 거미류, 노래기류, 나방류 등이 있다. 특히 눈이 퇴화되거나 없고 촉각이 대단히 발달한 곤충류가 특히 많다고. 동굴의 조명으로 살아가는 걸까, 자세히 보니 솜털 같은 파르란 이끼가 석주에서 자라고 있다. 생명력이란 이렇게 대단하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석회암 성분, 탄산칼슘이 빗물에 녹았다가 다시 굳어지면서 만들어진 기기묘묘한 형상들. 위에서 자라서 내려오면 종유석, 아래서 자라서 올라오면 석순, 둘이 붙어 기둥처럼 되면 석주라고 부른다. 그 오묘한 형태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조명이 좀더 멋졌으면 좋겠고 그리고 돌들의 형상에 보다 동감 가는 이름을 지어 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동굴을 탐방했다. 이런저런 모습에 셔터를 누르며 시간이 빚어놓은 지하 형상에 한껏 빠져들었다. 한여름에 이보다 더 시원하고 좋은 곳이 또 있을까 싶다. 특히나 하루 중 가장 더운 낮 1-3시의 탐방 코스로 강력 추천이다.      

     

     

         

    * 자연 속의 명상, 불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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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류굴을 나와 30분 남짓 차를 달리면 불영사에 닿을 수 있다. 불영사로 가는 길이 참 인상적이었다. 높이 솟은 산들 가득 빼곡하게 자라 푸르디 푸르게 손 뻗고 있는 나무들. V자 계곡의 흐름을 따라 구불대는 도로는 산세의 험악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길이다. 실제로 불영사 계곡은 근남면 행곡리에서 금강송면 하원리까지의 15km 내외의 길이며, 1979년 명승 6호지로 지정될 만큼 빼어난 모습을 자랑한다. 피서지로, 드라이빙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는 것!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려 도착한 불영사. 불영사로 들어가는 초입, 일주문을 지나면 바로 고요한 명상의 길이다. 절 까지는 산 너머 물 건너 약 20여 분 정도 가야 한다. 조금 땀에 젖을 수 있지만 마다할 이유가 없는 길이다. 우거진 초목이 여름의 열기를 머금고 더욱 더 짙어지고 있는 길을 천천히 따라 들어갔다. 걷는 자체가 명상이자 수도 아닐까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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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가는 길을 자동차로 휙 지나가버리지 않은 게 이렇게 다행일 줄이야.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나온다. 불영교다. 다리 중간에서 고개를 돌리면 깊은 청록과 맑은 초록이 한껏 뽐을 내고 있는 불영사 계곡이 보인다.

    곳곳에 전설이 숨어있다는 불영사 계곡. 울진 월송정과 망양정에서는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가 만나고 있었다면 울진 불영사 계곡에서는 초록 숲과 초록 강이 만나고 있었다. 장마가 한번 지면 저 강은 무서운 기세로 불어 한껏 속도를 내어 월송정과 망양정 쪽을 향해, 바다의 품속으로 거침없이 흘러들겠지. 곧 여름 휴가철이 되면 아이들의 웃음으로 가득 차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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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어 들어갈수록 고요가 깊어진다. 절이 있기는 한가 싶을 때 즈음 스님들이 머무는 건물이 보인다. 희운당, 법운당, 백운당, 청납당 등 스님들의 기거, 공부 공간은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어디까지나 방문자는 객이다. 예의를 지켜 돌아보고 나오는 것이 맞다.

    조금 더 들어가면 드디어 불영사가 본모습을 드러낸다. 천축산 불영사는 광천이 휘돌아 감아 산태극과 수태극을 이루어 두 기운이 더해지는 길한 자리에 있다. 절은 참 고즈넉하다. 이러한 절의 분위기, 은근하게 휘감아 흐르는 향내음, 마음의 번잡함과 소요가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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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밭을 지나고 나서 고개를 돌리곤 잠깐 멈추었다. 연잎이 무성한 연못과 그 위에 우아하게 자리한 누각. 범종과 목어가 여름바람을 맞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이곳이 바로 울진을 대표하는 사찰, 불영사의 연못 불영지다.

    불영지에서 더듬는 불영사의 역사. 불영사는 신라 진덕여왕 5년, 의상대사가 세운 사찰이다. 전설이 없을 쏘냐. 역시 이곳에도 신묘한 이야기가 있다. 의상대사가 백암산에 올라 아홉마리의 용을 쫓아낸 다음 절을 지어 구룡사라고 불렀다고 한다. 세월이 지난 다음 사찰 서쪽 산 위에 부처를 닮은 부처바위가 절 앞 연못에 그 모습을 드리웠기에 불영사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산세가 서역의 천축산과 닮았으며 절의 이름은 불귀사 또는 불영암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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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해가 모로 기울며 그 기세가 꺾였지만 그래도 더위는 여전하다. 안 그래도 갈증이 났는데 맑게 흐르는 물이 보인다. 목을 적시는 물, 몸으로 그대로 스며든다. 감로수가 따로 있을까- 시원하게 물을 받아 마신다. 해갈이 된다.

    땀을 닦고 발걸음 속도를 더욱 늦추며 경내를 둘러보았다. 여느 명산의 사찰들처럼 많은 관광객이 찾는 편이 아닌 듯하다. 그래서 더 달갑다. 한적한 여행길의 풍취가 좋다. 일상은 소란하고 번잡하게 마련이다. 잠시 그곳에서 멀어졌다면 그곳의 북적임에서도 벗어나고 싶다. 그렇다면 불영사는 참으로 적합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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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의 중심은 대웅전이다. 위압감 느껴지지 않는 담담한 표정의 건물이다. 불영사 역시 다른 역사적 건물들처럼 역사의 파고를 넘어야 했다. 조선 건국 시기, 태조 5년 1396년 화마에 할퀴었다. 이듬해 소운 법사가 재건했으나 임진왜란 때 영산전을 제외하곤 모두 불탔다. 다시 화재와 재건을 거듭하며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아들이고 있다.

    보물 1201호인 대웅보전 앞에는 삼층석탑이 있고 그 주변에 청향헌, 불영산방, 황화실, 성보관, 설법전 등이 있다. 대웅보전의 아래에는 독특하게도 기단을 받치고 있는 거북 머리가 둘 있다. 불의 기운을 누르는 거북들이다. 대웅보전 뒤에는 산신각이 있다. 우리네 민간신앙을 껴앉은 산신각에선 호랑이를 쓰다듬는 산신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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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영사는 크지 않지만 오밀조밀 참 곱다. 비구니들이 기거하는 사찰이라고 하던데 그 손길로 가꾸어져 그럴까,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눈길이 가는 곳들이 많다. 가람배치가 특이하게 여겨진다. 부처의 그림자가 어렸다는 연못 불영지를 중심으로 명부전, 의상전, 보물 730호인 응진전, 칠성각, 법영루 등이 나란하게 이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중 의상전은 순조 10년, 벌써 150여 년 훌쩍 넘은 건물로 불영사의 역사 1300년 동안 절에서 수도한 고승들을 모시고 있다. 응진전은 석가모니 부처와 제자들을 모시는 곳으로 아담한 크기다. 조선 전기와 조선 중기의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는 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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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더 해가 기운다. 더위가 한풀 꺾이고 햇빛은 느긋하게 연잎 위를 거닐고 있다. 불영지의 법영루에 다가선다. 목어는 매달려 바람 속을 헤엄치고 있고 범종은 매달려 울릴 때를 가늠하고 있다. 가만히 연못을 본다. 부처님의 모습은 어느 쪽에 어떻게 비추어졌을까. 하지만 초록의 생명으로 덮인 연못에선 부처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수련과 연꽃의 꽃망울이 보인다. 곧 여름이 깊어지면 고운 연꽃으로, 진흙 속에서 피어오르는 진리의 표상을 통해 부처는 염화미소를 지을 것이다. 뒤돌아 나오는 불영사의 불영지에는 조각한 부처님이 희고 맑은 미소로 배웅해 주었다.

     

     

     

    * 자연의 맛, 황가네 해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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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 속으로 산 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우리는 바닷가에서는 아무렴, 해산물을 먹어야지 했다. 아쉽게도 그 유명한 울진 대게는 추운 바람 불 때가 제철이라 뜨겁고 시원한 해물탕을 먹기로 하였다. 죽변항, 후포항 등 항구를 끼고 있는 울진은 여느 항구도시들처럼 항구 바로 앞의 건물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의 회와 탕을 맛볼 수 있다.

    대게는 철이 아니라서 대게 전문점들은 문을 닫거나 한 곳들이 좀 있기도 하다. 또한 항구는 생동감 넘치기는 하지만 부산함을 지울수 없는지라 지친 몸을 편히 쉬면서 먹을 만한 곳을 찾아 들었다. 우리는 조금 더 안쪽의 식당을 골랐다. 깔끔한 1층 식당, 황가네 해물촌 내부. 방과 홀은 모두 좌식이다. 해물탕, 해물찜을 비롯해 찜닭 등 둘러앉아 먹을 만한 먹거리들이 주요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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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물탕을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반찬을 내주며 살갑게 말붙이는 아주머니. 반찬들이 실하다. 뒷뜰에서 재배한다는 쑥갓 튀김이며 하트모양 별모양의 떡과 카레를 버무린 반찬이 보인다. 무절임인가 하고 맛을 보았더니 멍게 내음이 물씬 풍긴다. 멍게가 들어오면 살을 발라서 무와 함께 매콤하게 무친다고. 해안가에서 맛볼 수 있는 바다의 맛이 틀림없다.

    샐러드 등도 예쁘게 담아 주셨다. 새콤달콤한 소스에 양상추, 피망, 견과류를 올린 샐러드, 단호박 샐러드, 오이지와 나물무침 등 밥과 탕에 곁들여 먹을 만한 반찬들이 좌우로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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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겁다며 주의하라는 말씀과 함께 가져다주신 해물탕. 아래에는 콩나물과 무가 시원한 맛을 담당하고 있고 그 위로 조개, 홍합, 게, 새우, 주꾸미가 풍성하게 올라가 있다. 곤이와 이리도 들었다. 곤이는 물고기의 알/새끼를 말하며 암컷의 난소부분을 말하기도 한다. 이리는 구불구불한 내장처럼 생겼는데 수컷의 정소 부분이다. 크리미하고 고소한 질감이라서 맛있게 먹는 부분이다.

    한소끔 더 부그르르 끓을 때까지 기다린다. 맛있어져라- 하는 주문을 외우며 국물이 끓기를 기다렸다. 게와 새우는 회청빛에서 불그스름하게 변해간다. 아주머니가 새우의 머리 등을 국물 내기 좋게 잘라주시곤 국물 거품을 걷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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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끓는다. 주꾸미의 다리가 오그르르 말린다. 먹어달라고 외치는 듯!. 얼큰한 국물이며 잘 익은 해물을 덜어 제각각 앞 접시에 덜고는, 우리는 먹기 바빠서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노곤해진 몸에 뜨겁고도 개운한 해물탕 국물이 들어오니 살 것 같다며 열심히 먹었다. 

    조갯살은 질겨지기 전에 말캉말캉할 때 얼른 건져서 먹고, 국물이 충분히 우러난 새우 껍질도 야무지게 까서 먹었다. 소라는 그 살을 돌돌 돌려서 솜씨 좋게 꺼내 먹고 뽀얀 밥 한공기와 함께 두둑하게 먹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동네 사람들 같은 가족들이 삼삼오오 밀려들어 밥을 먹고 있다. 울진의 맛을 보기 좋은 곳이 맞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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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을 먹고 나와 동해 해안가를 따라 달리며 바지런하게 다녔던 울진의 여정을 떠올렸다. 역사를 따라- 운치 있는 동해의 자연풍경을 따라 열심히 다닌 뿌듯함이 밀려온다. 다음번엔 온천과 해수욕을 더해 1박 2일이나 2박 3일로 오면 어떨까 하고 궁리를 시작한다. 여행의 마지막에 다시 새로운 여행을 궁리하는 우리들. 손발 착착 맞는 사람들과 만들어가는 이런 날들, 일상을 밀고 가는 추억이자 삶의 활력소임에 틀림없다.

                                

     

     

    * 울진여행정보

    * 울진명소 성류굴
    - 주소 : 경북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 산30
    - 전화 : 054) 789 - 5400  / 9:00-18:00(1,2,11,12월~17:00) 입장료 성인 3000, 청소년 2000, 초등생 1000
    - 특징 : 2억 5천만년 전에 형성된 석회암 동굴. 종유석이 마치 금강산 같다하여 지하금강이라고도 부름

    * 울진명소 불영사
    - 주소 :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불영계곡로 48
    - 전화 : 054) 783-5004  / 9:00-18:00 / 입장료(현금) 2000, 주차료 2000(현금)
    - 특징 : 천축산에 있는 신라시대 사찰, 울진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사찰. 산책로가 멋지다.

    * 울진맛집 황가네 해물촌 
    - 주소 : 경상북도 울진군 후포면 후포삼율로 140
    - 전화 : 054) 788-9590
    - 메뉴 : 해물찜/해물탕 대 55000, 중 45000 소 35000 등(공기밥 별도), 아귀찜 대 50000, 중 40000, 소 30000, 명태찜 대 25000, 중 22000, 해물닭찜 40000, 야채찜닭/안동찜닭 25000, 꽃게오리탕 13000, 꽃게반계탕 11000, 아구탕(2인 이상) 9000, 공기밥 1000, 사리면 1000, 소주/맥주 4000, 음료수 1000, 복분자 10000, 백세주/산사춘 7000

    * 하나투어와 울진군청으로부터 취재 지원을 받아 작성된 여행기입니다.
    * 정보출처/여행자료신청 : 울진군청 홈페이지 http://www.uljin.go.kr/index.uljin
    * 울진군청 여행책자신청 : 울진군청홈페이지>문화관광>울진관광가이드>관광안내책자신청(무료배송)

     

     

    홍대고양이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 웹진과학전문기자, 아트센터 객원기자, 경기여행지식인단으로 활동. 지금 하나투어 겟어바웃의 글짓는 여행자이자 소믈리에로 막걸리 빚는 술사랑 여행자. 손그림, 사진, 글로 여행지의 낭만 정보를 전하는 감성 여행자. http://mahastha.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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