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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최남단, 동화 같은 섬 마라도

    wild but mild wild but mild 2016.06.30

    카테고리

    한국, 제주, 여름

    대한민국 최남단, 동화 같은 섬 ‘마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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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는 내가 자주 자주 가고 싶어하는 여행지 중의 한 곳이다. 성수기 인파와 태풍만 피한다면, 해가 나든 비가 오든 자연을 벗삼아 추억을 만들기 좋기 때문이다.

    제주도를 여행하는 스타일에도 그 동안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려서 처음 제주도를 갔을 때에는 만장굴에도 들어가 보고 한라산에도 오르며 고전적인 여행을 했었지만, 자주 방문해본 그리고 또 자주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지금은 한번의 방문에서 큰 욕심을 내지는 않는다. 이번에 못 보면 다음에 보고… 그런 마음.

    이렇게 열린(?) 마음을 갖게 된 이유는 사실 계획을 짜더라도 날씨로 인해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적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 잠수함을 타겠다는 부푼 마음을 가졌을 때도 기상 악화로 계획 무산, 인근 섬에 발도장 한번 찍어보고자 새벽같이 선착장에 갔을 때도 기상 악화로 출항 취소... 그런 일들이 있었다.

    최근에 마라도를 갔을 때도 비슷한 경우였다. 그 주말에 대한민국 동서남쪽 지역 중 제주도에만 파도가 있을 것 같아서 서핑을 하고자 서프보드를 들고 제주를 방문했었는데, 예상 이하로 작은 파도에 실망하여 서핑을 접고 송악산 올레길을 걸어보려다가 우연히 마라도 가는 여객선 선착장을 발견하고는 마라도 땅을 밟아 보게 되었다. 파도가 없어서 섭섭했지만 섬으로 들어가 보기에는 알맞은 날씨였기에 오늘은 마라도를 가봐야겠다고 쉽게 마음을 먹었다.

     

    ■ 자장면 시키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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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악산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40분, 200여 명을 태운 배는 잔잔한 물결 덕에 평화롭게 마라도에 도착했다.

    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마라도의 모든 것이 새로웠다. 10만 평에 불과한, 슬슬 걸어 1시간이면 한 바퀴를 둘러볼 수 있는 아담한 섬. 40여 가구 100명 남짓의 인구. 높은 언덕이나 봉우리가 없는 큰 구릉 형태의 초원. 듬성듬성 솟아 있는 특색 있는 건물들. 그리고 바람, 바람, 바람. 자유롭게 피어 있던 들풀들이 바람에 가지런히 흔들렸고, 갈매기도 바람 탓인지 속도를 내지 못하고 날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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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자장면을 먹고 걷기로 했다. 마라도를 대표하는 것이 자장면이라는 점은 참으로 재미있다. 1990년대 어느 통신회사가 마라도에서도 휴대폰으로 자장면을 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를 하면서 마라도는 자장면으로 기억되는 섬이 되었다.

     

    현재 마라도에서 자장면을 파는 집은 9곳이라고 한다. 톳을 올리고 해물을 더 얹고 등의 차이는 있지만 맛은 거기서 거기라는 평이 많다.
    마라도는 섬이 작고 농경지가 없어서 대부분의 주민들이 전복, 톳, 소라, 미역 채취 등 어업에 종사하고 있고, 일부는 민박집과 음식점을 운영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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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회, 성당, 절, 초등학교…옹기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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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는 것 빼곤 다 있네~’하며 마을을 둘러봤다. 건물이 몇 개 없다 보니 있는 건물들의 특징이 눈에 잘 들어왔다. 아담한 교회, 성당, 절 건물이 특히 예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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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는 ‘이 섬 전체가 우리 운동장이요~’라고 말하는 듯했다. 너른 들판을 운동장 삼아 이용할 수 있어 보였다. 그러나 학생이 없어서 휴교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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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도 가장 높은 곳에는 마라 등대가 위치해 있다. 일반인에게는 그냥 등대로 기억될 곳일 수 있지만, 세계 해도(海圖)에서 제주도는 생략해도 마라 등대는 반드시 표기한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등대라고 한다. 남지나해(남중국해)를 거쳐 태평양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길목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으로 중요성을 갖는다고 한다.

     

     

    ■ 대한민국 최남단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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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최남단비가 없다면 이 곳이 그 곳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못할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진짜 대한민국 최남단은 이어도가 맞다고 한다. 이어도는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km 떨어진 곳에 있는 수중암초인데, 2003년에 이어도에 해양기지가 설립됐다고는 하나 일반인이 갈 수는 없는 곳이어서 마라도를 최남단으로 칭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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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니 정말 최남단이어서인지 식물들도 많이 달랐다. 바위 틈 사이에서 굳건히 자라고 있는 선인장들의 모습이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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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도 한 바퀴 구경을 마치고 너른 초원길을 따라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뿌듯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르고 있던 것을 많이 알게 되었다. 빠르게 마라도를 즐기고 싶다면 자장면 맛보기에 20분, 빨리 걸어 둘러 보기에 40분 정도만 투자해도 괜찮은 방문이 될 듯 하다.

     

    ※ 마라도 가는 법 ※
    기상 상황에 따라 운항일정이 달라질 수 있으니 반드시 전화로 문의하고 사전예약을 한 후 이용해야 하고 신분증을 구비해야 탑승할 수 있다.

    • 모슬포 선착장(http://wonderfulis.co.kr)
    - 1일 5회 왕복 운항(약 30분 소요)
    - (064) 794-3500

    • 송악산 선착장(http://www.maradotour.com)

    - 1일 6회 왕복 운항(약 40분 소요)
    - (064)794-6661
    • 승선요금 : 성인 1만7천원, 청소년 1만6천800원, 어린이 8천500원(해상공원 입장료 포함)

     

     

    wild but mild

    주중에는 한 대학교의 홍보담당 직원으로서, 주말에는 지구별 방랑자로서 성실하고 즐겁게 그리고 둥글게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청년으로 살아가길 희망한다. 서핑에 입문해 좌충우돌 했던 이야기를 담아 2012년 여름, '서핑에 빠지다'를 출간했다. www.wildbutmi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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