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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전히 살아 있는 자들의 도시, 카이로

    초이Choi 초이Choi 2016.11.08

     

    낙타꾼들이 택시를 에워싸고 창문을 내려라 두들긴다. 여기서부터 입구다, 여기서 표를 사야 한다, 너 운전기사 왜 손님 안 내려주냐 사기꾼들의 각개전투에 혼이 쏙 빠질 지경이다. 택시기사는 앞뒤로 눈치를 살피며 어째야 하나 하고 있다. 여기서 내리면 저 좀비들에게 잡아먹혀버릴 것만 같아 약간의 팁을 주고 가까스로 매표소 앞에 내려 피라미드를 향해 걸어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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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를 타고 지나는 길에 보이는 피라미드군

     

     

    덩키, 엽서, 마차 등 역시 한 걸음 떼기가 무섭다. 라마단 선물이라며 티셔츠를 옆구리에 끼워준다. 받으면 얼마를 뜯길지 알기에 얼른 돌려주고 도망간다. 까만 얼굴에 큰 키, 눈을 부라리며 옷을 잡아채면 구걸이 아니라 협박에 가깝다. 스핑크스와 피라미드만 보고 가는 거야,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크다. 커도 정말 크다. 피라미드의 계단 한 층이 내 키보다 크다. 돌 하나가 5톤? 이걸 잘라서 굴려서 여기까지 온 뒤 쌓아 올린다니 말이 안된다. 인터넷으로 피라미드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찾아봐도 정확한 정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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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보다 어엄청 큰 스핑크스, 뺑 돌아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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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많은 호객꾼들만 아니라면 오래도록 앉아 보고 싶은 풍경

     

     

    다합에 두고 온 여권 때문에 한국대사관에 들렀다. 택시를 타고 내려 현지인들에게 물어 보니 서로 가리키는 방향이 다 다르다. 쉬는 날 나 때문에 출근하게 된 직원은 다합에 놀러 왔다 퍼지는 바람에 대사관까지 흘러들어오게 된 여행자이다. 이렇게 장기 체류를 하는 방법도 있구나. 하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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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스민 혁명 이후 꿈틀대는 카이로 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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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 전철, 마차가 공존하는 혼돈의 도시

     

     

    한달을 꽉 채운 중동여행의 마지막 날, 한국인 숙소에 라면 냄새가 풍겨온다. 한국 샴푸 냄새, 널브러진 짐 가방, 소녀들의 시시한 수다, 이런 게 그리웠다. 귀에 파고드는 한국의 소음이 이렇게나 듣기 좋았던 적이 없었다. 지금의 중동 분위기는 너무 어수선해 여행은 권할만한 것이 못지만, 시절이 다시 좋아지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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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있어요. 또 만나요.

     

    INFORMATION

    이동

    터키항공, 카타르항공, 에티하드, 에미레이트항공 등 1회경유 16시간 소요

    시내 이동 택시 흥정 필수/ 바가지 심함, 지하철 여성 전용칸 있음 1파운드

    카이로-룩소르 기차 10시간 소요 50-90파운드/ 버스 12-15시간 90파운드

    시외버스터미널이 출발도시별로 각각 다르므로 확인 필수/ 다합에서 오는 버스는 시나이버스터미널

    - 타흐릴광장 : 지하철 L1/ L2 Sadat역 도보로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 이동 가능

    -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 : 매일 9-18:45(라마단 기간 따로 확인) 60파운드/ 학생 30파운드/ 촬영 금지

    - 기자피라미드지구 : 8-17시 일반 60/학생 30파운드 / 택시로 시내에서 20파운드선

     

     

    초이Choi

    '여자 혼자 여행하기란 지독히도 외롭고 고단한 일이다. 삶이라고 다르겠는가.' 미스초이 혹은 초이상. 글 쓰고 라디오 듣고 커피 내리고 사진 찍어요. 두 냥이와 삽니다:-)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100개의 도시 이야기 '언니는 여행중', 혼자 사는 여자의 그림일기 '언니는 오늘' 운영중 http://susiediamond.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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