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하면 떠오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마치 제주도 해안선 한 바퀴 드라이브하고서 제주를 다 봤다 하듯 마카오를 유네스코로만 기억하고 있다면 마카오 북부로 여행을 떠나자. 마카오 구도심은 마카오인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이곳에 진정한 마카오가 있다 말할 수 있다. 누군가 살다 떠난 그들의 자취가 아닌 그들이 살고 있는 마카오 북부는 그리 소개되지 않아 접근하기 부담스러워할 수 있는데 마카오 관광청에서 배포되는 도보여행 코스북이 있다면 한번 도전해볼 만하다. 마카오 도보여행 5코스로 소개된 그곳, 떠나볼까? 마카오?
마카오 북부 여행에 최적화되어 있는 마카오 도보여행 5코스는 국경 관문에서 시작된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로 국경 관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과 마카오를 오갈 수 있는 관문을 통해 중국으로 여행을 계획해도 좋을 것 같다. 단, 이곳을 통과하려면 중국 비자가 필요하다.
도보여행 코스로 소개되어 있는 곳으로 가기 전 코스에 빠져있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국경 관문 옆으로 쑨원공원이 위치하고 있는데 공원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벽화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변 볼거리를 찾다가 우연히 찾게 된 벽화는 블루톤으로 그려져 있어 자칫 지치기 쉬운 마카오의 무더위를 잠시 잊게 한다.
벽화를 지나 찾아 들어간 쑨원공원. 공원은 무료 개방을 하고 있어서 어느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다. 공원의 담 너머로 중국을 엿볼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알고 찾아간 곳이 아니라 아무런 준비 없이 들어갔는데 이렇게 잘 정돈된 곳인 줄 알았다면 도시락이라도 싸가지고 올 걸 하는 후회가 드는 쑨원공원. 다음 마카오 여행 땐 이곳에 피크닉 와야겠다 다짐해본다.
국경 관문에서 마카오의 삶의 터전으로 들어오면 트라이앵글 공원을 만날 수 있다. 이 공원은 호불호가 갈리 것 같은데 한국으로 말하면 탑골공원 같은 분위기라고 생각하면 감이 딱 올 것이다. 주로 연세가 있는 마카오인들이 휴식을 즐기는 곳인데 한편에 작은 공연이 열리고 있어 음료수를 마시며 공연을 감상했다.
트라이앵글공원을 지나 린퐁사원과 임칙서 기념관을 찾았는데 겉에서 보는 것과 달리 규모가 있어 관람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사원은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새로운 공간을 접하게 되어 있어 자칫 길을 잃지 않을까 하는 착각을 들게 한다. 임칙서 기념관은 린퐁사원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는데 사원보다 조금 일찍 문을 닫아 린퐁사원보다 먼저 관람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OX창고는 다양한 전시물을 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만족도가 높았던 스폿. 건물의 재활용면에서도 인상 깊었던 곳이라 코스 내에 스폿들 중 꼭 들러보라 권하고 싶다. 우연히 들린 건물에서 예술문화작품을 감상하기도 하고 쉼의 시간도 가질 수 있으니 도보여행 중 오아시스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쿤암고대사원은 쿤암이라는 명칭을 쓰는 사원이 워낙 많아 찾느라 고생했던 곳. OX창고에서 길가를 잘 살펴보고 가다 보면 발견할 수 있는데 자칫 놓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관람시간도 일찍 마감하는 편이라 도보여행 중엔 그냥 문만 보고 지나쳤다 다음날 이 주변에 볼일이 있어 다시 찾았다. 린퐁사원에 비해 규모는 소박하지만 마음이 경건해지는 건 어느 사원 못지않다.
이 코스에서 베스트를 뽑으라고 한다면 이곳 몽하요새다. 코스의 마지막이라 끝이라는 것, 완성되었다는 뿌듯함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마카오가 내려다 보이는 뷰가 정말 맘에 든다. 화려만으로 만 기억할 수 있는 마카오의 양면을 만나볼 수 있는 몽하요새.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도시 풍경이 다른 요새에 올랐을 때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문밖을 나서면 어디든 여행.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발길 닿는대로 기웃거리는 뚜벅이 여행가 R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