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골목 골목을 다니며 아기자기한 가게들을 보고 싶다면 마레 지구가 적격이다. 마레 지구는 살짝 그림형제의 동화 속 동네를 연상시키곤 한다. 높지 않은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그 건물들의 일층에는 예쁜 카페들과 레스토랑 그리고 시선을 빼앗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게이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유명하기는 하지만, 마레지구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거리는 유대인이 모여 사는 로지에르 거리(Rue des rosiers)이다. 운 좋게 숙소를 로지에르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잡아서 매일 아침 창문을 열면서 동화 속 같은 로지에르 거리 감상에 푹 빠지곤 하였다.
개인적으로도 로지에르 거리가 가장 마음에 들지만, 마레지구의 골목은 대부분 예쁘다. 기본적으로 파리의 건물들은 일층이 카페나 상점들이고, 그 윗층에는 사람들의 주거 공간이다. 그래서 많은 골목들이 엣지있는 가게들로 인해 더욱 아름답다. 그러한 좋은 점들이 마레지구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마레지구를 여행한다면 평일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평일에는 유명한 로지에르 거리도 한산하고, 고요하고, 적당히 활기차지만, 주말에는 그 좁은 골목길이 출퇴근길의 지옥철을 연상시킬 정도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모여든다. 특히 로지에르 거리는 엄청난 인파로 가득 찬다.
파리에 가면 꼭 가고 싶은 곳이 빵집이다. 파리의 빵집은 어느 빵집을 가나 바게트부터 디저트 까지 웬만하면 다 맛있다. 마레지구에서 지나가다가 맘에 드는 빵집이 있으면 들어가서 맛있어 보이는 것을 고르면 된다. 좀 더 주의하고 싶다면, 프랜차이즈 빵집 말고 개인 빵집을 방문하기를 바란다. 개인 빵집이 더 맛있다고들 한다.
마레지구에는 치즈 가게, 초콜릿 전문 가게, 옷가게 등 없는 가게가 없다. Fancy한 가게들이 즐비한 만큼 디자인 숍들도 많았다. 그 중에서 선물사기에도 좋고 아기자기하고 너무나도 예쁜 물건들을 파는 가게 하나를 발견했다.
FLEUX라는 이름을 가진 이 가게는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었다. 조명의 나라답게 다양한 조명들이 인상 깊었다.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조명도 좋았고, 알록달록한 조명들도 맘에 들었다. 조명들뿐만 아니라, 문구류부터 가구 등 인테리어 소품들까지 매우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굉장히 친절했던 직원들이었다. 숙소와 가까웠던 탓에 거의 매일 한 번씩 이 매장을 들렸고, 선물 몇 개와 나를 위한 것들도 구입했다.
다시 한 번 파리에 가게 되면, 마레 지구는 무조건 일정 속에 포함이다. 뭔가를 사지 않더라고 돌아다니고 구경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다. 파리 지앵처럼 골목골목을 누비고 싶다면 단연코 마레지구를 추천한다.
<Shopping Info>
FLEUX
:rue Sainte Croix de la Bretonnerie 75004 Paris
Tel. +33 (0)1 43 78 27 20
Freelance Travel Writer http://blog.naver.com/jundy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