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도시와 웅장한 알프스가 만나는 곳, 인스부르크
오스트리아 알프스의 중심, 겨울에는 그 어느 곳보다 스키를 타기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곳, 인스부르크를 소개한다. 인강의 다리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인스부르크는 알프스와 인강이 조화를 이룬 알프스 최대 유럽 도시이자 오스트리아에서 5번째로 큰 도시이다. 현재는 티롤지방의 주도로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1490년대 막시밀리언 1세의 황실이 이곳으로 옮겨짐에 따라 유럽의 정치, 문화 중심지의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덕분에 인스부르크 곳곳에는 왕가의 건물 등을 찾아볼 수 있으며, 이는 인스부르크 도시 자체를 우아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인스부르크는 우아하다.
인스부르크 시내를 들어서자마자 우아하다는 단어가 떠올랐다. 보통 알프스에 위치한 도시를 상상할때 떠올리던 보통의 스위스 마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지닌 인스부르크는 마치 비엔나와 스위스를 합쳐놓은 것 만 같았다. 하지만 그 모습이 절대 지나치지 않고, 산과 조화를 이루는 그 멋스러움이 우아하다는 단어를 이끌어냈다.
참고로 인스부르크의 우아함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인스부르크의 구시가지로 가야한다. 인스부르크의 교통수단을 이용해도 좋지만, 골목골목마다 보여주는 멋진 모습을 감상하며 천천히 걸어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주요 명소 또한 구시가지 중심에 거의 몰려있기 때문에 걸으면서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나는 숙소가 중앙역 바로 옆에 위치하는 곳 이었는데, 구시가지 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소요되었다.
나 또한, 구시가지의 중심으로 가기위해 마리아 테레지아 거리로 향했다. 마리아 테레지아 거리의 초입에 개선문이 서 있는데 바로 여기서부터 구시가지의 중심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개선문을 바로 지나 앞으로 보이는 마리아 테레지아 거리는 그야말로 눈을 뿅가게 하는 모습이었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길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우아한 건물들과 알프스의 조화는 환상적 이었다.
5월 말 이었지만, 알프스 지대라 그런지 날씨는 아직도 쌀쌀했다. 날씨가 화창하지 않아서 파란하늘에 인스부르크를 만날 수는 없었지만, 흐린날의 인스부르크 또한 나름의 중후한 멋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날씨가 아직 쌀살함에도 불구하고 주말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붐볐던 마리아 테레지아 거리였다. 곳곳에 마련된 노천 카페 및 레스토랑에는 벌써부터 사람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해 알프스를 감상하고 있었다.
구시가지에서 놓칠 수 없는 또 다른 것은 바로 독특한 간판들이었다. 덕분에 마치 잘츠부르크에있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지만, 잘츠부르크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런 간판들이 도시를 더 멋있게 만들어 주는 것은 그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마리아 테레지아 거리에서 이어진 프리드리히 거리를 걷다보니 거리 끝쪽에, 인스부르크의 주요명소인 황금지붕이 보이기 시작했다. 멀리서도 금색으로 반짝이는 건물이 눈에 확 들어왔다. 황금지붕은 오스트리아 왕가의 대표적인 건물이다. 막시밀리언 1세가 머무를 당시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지어진 발코니로 지붕이 모두 금으로 덮혀있어 황금지붕이라 불린다고 한다. 1500년대에 지어졌는데도 지붕과 건물외벽에 그려진 오래된 그림 등 아직까지 그 보존상태가 정말 대단했다. 현재 내부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황금지붕을 바라보고 왼쪽에는 인스부르크의 또다른 볼거리 헬블링하우스가 위치하고 있다. 외관으로 봐도 다른 건물과는 확연히 다른 화려함을 보여주고 있던 건물이었다. 로코코 양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수많은 꽃장식으로 건물을 뒤덮어 그야말로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1700년대 귀족들이 사용했다고 하니, 왠지 그럴 것도 같았다. 황금지붕과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고 외관이 너무 튀어 절대 놓칠래야 놓칠 수 없는 곳이다.
구시가지를 걷다보면 꼭 주요 명소가 아니더라도 각 건물마다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기에 알프스와 맞닿은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인스부르크만의 아름다움인 것 같았다.
인스부르크는 웅장하다.
인스부르크는 오스트리아 최대 알프스 도시인 만큼 곳곳에서 알프스 산자락을 볼 수 있었다. 5월 중순의 알프스는 여전히 눈으로 뒤덮힌 모습을 간직 하고 있었고, 건물 위로 그리고 사이사이로 보이는 흰 설산은 마치 구름인듯 하늘과 마을을 하나로 이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인스부르크에서 하펠레카르(Hafelekar) 가는 방법
인스부르크에는 해발 2334m의 하펠레카르에 케이블카를 통해 올라갈 수 있다. 황금지붕을 지나 위쪽으로 나있는 길을 쭉 걸어 올라가다보면 동대문플라자와 비슷한 건축모양을 하고 있는 정류장이 보인다. 이곳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케이블카를 타는 훙거부르크 (Hungerbrug) 역에 내려 케이블카를 타고 가고싶은 곳 까지 올라가면 된다. 훙거부르크에서 케이블을 타고 첫번째로 도착하는 곳은 해발 1905m의 제구르베 (Seegrube)에 도착하게 되고, 그 다음 케이블카로 이동하는 곳이 하펠레카르이다. 케이블카의 가격은 도착하는 지점마다 다르다. 참고로, 여름시즌 성인 1명의 전 구간 왕복 가격은 32유로, 제구르베까지는 28.80유로이다.
모노레일을 타고 훙거부르크 역에 내리면 위 사진과 같이 인스부르크 시내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첫번째 포토존 인 셈이다. 이곳을 지나쳐 걸어가면 케이블카 탑승장이 바로 위치하고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제구르베로 향하는 시간은 대략 15분 정도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위로 올라갈 수록 초록색의 알프스가 설산으로 바뀌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제구르베의 전망대에서 찍은 인스부르크 시내 모습이다. 안타깝게도 날씨가 좋지 않아 선명한 전경을 볼 수 없었지만 구름 사이사이로 살짝 내비치는 맞은편 알프스의 모습에 감사했다. 이곳은 겨울철에 엄청난 스키인파로 몰린다고 한다. 그리고 여름에는 멋진 풍경을 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 너무 추워서 밖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나는 두번째 케이블카를 타고 하펠레카르로 행햤다. 날씨가 흐려서 위로 올라갈 수록 눈이 내리고 점점 앞이 보여지 않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케이블카를 내려 밖으로 나가보았지만, 역시나 먼 거리를 보기엔 역부족이었다. 비록 날씨 운은 없었지만, 오스트리아에서 받는 알프스 산의 정기도 대단했다. 일정 때문에 무조건 방문해야 했기 때문에 날씨를 고려하지 못했지만 일정이 허락한다면, 날씨를 잘 확인하고 이곳을 방문하면 그 감동 또한 두배가 될 것 같다. 참고로, 이곳은 스키 외에도 산악자전거 그리고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볐다. 시간이 많지 않은 여행자이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신속하게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하이킹을 통해 알프스를 온몸으로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현재 베를린에서 어학연수생으로 머물고 있지만 여행카페와 블로그 그리고 한국 모 잡지 의 베를린 해외통신원으로 활동하며 현지인만 아는 특별한 장소를 소개 해 오고 있다. 디자인을 전공하였지만 디자이너로 일은 안하고 다른 문화, 언어, 사람들을 새롭게 알아가는 것에 푹 빠져, 대학시절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일본, 미국, 터키, 그리스, 아프리카를 누비며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배우고, 성장한 1인 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녀의 문화예찬 꿈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