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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물관이 살아있다] 영국 보빙턴 탱크박물관

    테라노바 테라노바 2016.10.14

    카테고리

    서유럽, 역사/종교
     
    '박물관이 살아있다'라는 영화에서는 밤만 되면 박물관의 전시물들이 살아 움직인다. 
    그런데, 굳이 밤이 되지 않아도 전시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곳이 있다.
    바로 탱크의 발상지 영국에 있는 탱크박물관이다. 
     
     
     
     
    [탱크의 안식처]
    몇 해 전 영화 <퓨리Fury>에서 주연 배우인 브래드 피트보다 더 주목을 받았던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2차 대전 때 미국의 주력 탱크였던 셔먼과 독일의 타이거다. 영화에 등장한 탱크들이 당시에 쓰였던 실물 탱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귀한 탱크들이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그곳은 바로 이곳 보빙턴(Bovington)에 위치한 탱크박물관이다.
     
     
    Tank1
    - 아이들에게 친화적인 박물관의 입구
     
    탱크를 세계 최초로 만든 곳은 영국이지만, 탱크 마니아들에게 최고의 인기는 단연 독일 탱크들이다. 상황은 이곳 박물관에서도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탱크 박물관이라는 타이틀을 영국이 갖고 있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하다. 탱크박물관이 자리잡은 곳은 영국 남서부의 도싯 지방이다. 유럽에서 가장 크고 인기 있다는 탱크박물관이 이런 시골에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왠지 사람들이 찾기 쉬운 런던 근처에 자리잡아야 할 것만 같은데 말이다. 1916년, 1차 대전에 투입되었던 영국의 탱크들이 치열한 전투 끝에 기지인 보빙턴으로 돌아왔다. 대부분은 폐기처분해야할 상태였다. 여기서 영국인들의 ‘덕후’ 기질이 발휘되었다. 탱크 승무원들과 엔지니어들은 훗날을 위해 일부 탱크들을 보존하기로 했고, 뒤에 이곳 보빙턴을 방문했던 어느 작가가 박물관 설립을 제안했다. 그 뒤 2차 대전을 거치면서 전장으로부터 회수 또는 탈취한 연합군과 추축국의 탱크들이 들어오면서 전시물의 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1947년부터 일반에게 개방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탱크의 역사 (특히, 영국이 만든 세계 최초의 탱크인 Mark I)와 흥미로운 볼거리,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도 보빙턴과 근처 지역은 영국 기계화부대의 본부 역할을 하는 군사 지역으로 기갑부대와 훈련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방목지처럼 보였던 주변 들판이 탱크들이 누비고 다니는 사격장이라는 사실도 다음날에야 알게 되었다. 
     
     
     
    Tank2
    - 영국에서 탄생한 세계 최초의 탱크 시리즈
     
     
     
    Tank3
    - 내부를 들어가 볼 수 있게 하여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클래식 탱크들
     
     
     
    Tank8 
    - 초창기부터 현대에 이르는 각양각색의 탱크들
     
     
     
    Tank5 
    - 이곳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탱크 타이거I은 실제 작동이 가능하여 영화에도 출연했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하지만 이 박물관의 인기 비결은 단순히 세계 최대의 규모 때문이 아니다. 살아있는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고증을 기반으로 탱크를 정확히 재현해내고 한술 더 떠서 죽었던 탱크에 숨을 불어넣는다. 엄밀히 말하면 보빙턴은 박물관이라기보다 ‘탱크 연구소’라는 명칭이 더 어울리는 곳일지 모른다. 여름철에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탱크들이 굉음을 내며 트랙을 달린다. 60여년 전 유럽의 전장을 누비던 탱크가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쥬라기 공원에서 다시 살아난 공룡들을 보는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Tank11
    - 2차 대전 당시 파괴된 채로 회수된 독일군 4호 전차
     
     
     
    Tank6
    - 이곳의 모든 탱크들에 대한 복원은 '현재 진행형'
     
     
     
    Tank12
    - 외관의 복원만이 아닌 작동이 가능한 탱크나 장갑차량들이 대다수
     
     
     
    Tank9 
    - 영화 '퓨리'에 등장했던 실제 가동되는 셔먼 탱크와 브래드피트 밀랍인형은 특별관에 전시
     
     
     
    Tank20
    - 여름 시즌, 이곳 트랙에서는 다양한 전시 탱크들이 굉음을 내며 실제 주행 이벤트를 연다
     
     
     
     
    [진정한 '덕후'의 나라 영국]
    그때였다. 어디선가 탱크의 굉음(?)이 들려왔다. 어라! 제법 큰 모형  RC(원격조종) 탱크였다. 때마침 이 지역 RC탱크 클럽에서 행사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동호회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탱크들이 박물관 한쪽에 쭉 자리잡고 있었다. 단순히 모형이라 치부하기엔 탑승한 군인까지 움직이게 하는 정밀함과 고증의 묘사가 거의 예술적 경지에 이르렀다. 우리와 조금 다른 풍경이라면 동호회원들의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 단순히 취미라기보다는 자신들의 과거 유산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갖는 듯하다. 역시 이곳은 영국이라는 사실이 새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Tank16
    - 실물과 똑같이 재현된 외관과 소리, 심지어 배출 연기까지 나오는 RC  탱크
     
     
     
    Tank15
    - 뒤에 아이만 없다면 실물인지 모형인지 분간이 힘든 RC 탱크들
     
     
     
    Tank13
    - RC 탱크로 배틀(전투)을 벌이는 마을 모형 
     
     
     
    Tank14
    - 놀랍게도 탑승한 군인 피규어까지 작동한다
     
     
     
     
    [탱크가 전부가 아닌 탱크박물관]
    탱크 박물관이라고 하면 남자들, 그것도 소위 말하는 '덕후'들이 가야할 곳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곳은 여러 모로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우선 가족들이 방문하기에도 다양한 주제와 전시물, 그리고 그때그때 열리는 각종 기획 이벤트들이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즐거움 뿐만 아니라 박물관 본연의 목적이라 할 수 있는 역사 공부가 자연스럽게 된다는 점은 일석이조!
     
     
    Tank10
    - 역사적 사건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과 디오라마가 오감을 즐겁게 해준다
     
     
     
    Tank18
    -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소한 즐길거리도 곳곳에
     
     
     
    박물관이 런던에서 멀리 떨어진 것이 유일한 단점이랄까. 그러나 모든 것이 그러하듯 단점은 동시에 장점도 되게 마련이다. 박물관이 위치한 이곳 도싯의 전원 풍경은 전형적인 영국 남부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시골 정취를 안겨 준다. 인근에 영국에서는 잘 알려진 도싯의 각종 명소도 위치해 있다. 꼭 탱크를 보러 가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영국 관광의 틀을 벗어나 색다른 영국 여행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차를 몰고 도싯의 전원으로 향해보자.
     
     
     
    [Information]
    - 탱크박물관 (Tank Museum)
    - 위치 : Bovington, Dorset BH20 6JG
    - 전화번호 : 01929 405096
    - 웹사이트 : www.tankmuseum.org
    - 입장료 (당일 입장 외 시즌권, 패스 등 다양한 요금 체계가 있으며, 주차는 무료)
    Adult   £13.00 / Children (5-16)   £7.50 / 2 Adults & 2 Children   £35.00 / 1 Adults & 3 Children   £29.00
     
     
     
    [TIP]
    1.
    - 런던에서 꽤 떨어져 있고 주변이 온통 벌판이라 대중 교통을 이용한 방문에는 넉넉한 스케쥴을 요한다.
    - 주변 여행지와 묶어 일정을 짜고 렌트카를 이용한다면 여러 모로 편리하다.
     
    2.
     - 2차 대전 당시의 전차가 실제로 기동하는 진기한 볼거리를 경험하려면 학생들의 여름철 방학 시즌을 이용하여야 한다. 
     - 보통은 6월~9월 중 실시하나 매년 조금씩 다르므로 웹사이트를 참고할 것. 
     
    3. 
     - 실내에서도 하루 종일 놀 수 있으므로 일정 중 날씨가 안 좋을 때 방문하는 것도 시간 활용 면에서 좋은 방법이다.
     - 스케쥴 중 적어도 하루는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있게 마련이니까.
     
     
     
     
    테라노바

    낯선 환경과 문화에 던져지는 것을 즐기는 어드벤처 여행가. 육/해/공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골고루 즐기며 이를 통한 에피소드와 여행 정보를 다양한 매체에 기고 중이다. 여행 매거진 트래비의 객원 기자, 월간항공의 에디터, 일본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의 웹진 @DIME 에디터 등으로 활동 중이다. instagram.com/oxen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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