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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자연의 풍경_하얼빈 오대련지(五大連地)

    엄턴구리 엄턴구리 2016.09.27

    카테고리

    , 기타, 풍경, 가을

    오대련지

    오대련지(五大連地), 중국    ⓒ 엄용선

     
    중국의 아름다운 지질경관 15중의 하나인 오대련지(五大連地)는 화산이 창조한 신비의 지형이다. 발밑으로 꿈틀대는 땅의 기운은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 강인한 생명력을 갖고 좀처럼 현실과 닿지 않는 낯선 풍경은 시공간을 이탈한 듯 판타지함 선사한다. 돌밭위의 맑은 호수가 하늘 끝까지 펼쳐지고 물결 한 오리 일지 않는 수면의 고요함은 소리 없는 파문이다. 지구에 살면서 이 땅을 온전히 느끼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내가 딛고 있는 이 별이 새삼 낯설게 느껴진다.
     
    ※ 2박3일 오대련지(五大連地) 일정 : 흑룡산(노흑산)·흑해 - 용문석채 - 수정궁동 - 북약천 - 약천호 - 약천산
     
     
     
     
    오대련지가는길 (2)
    오대련지(五大連地) 가는 길, 중국    ⓒ 엄용선
     
    오대련지가는길 (1)
    오대련지(五大連地) 가는 길, 중국    ⓒ 엄용선
     
    하얼빈에서 차로 5시간, 가는 내내 평야가 펼쳐진다. 끝을 알 수 없는 도로는 소실점조차 아득하고 이제는 그 시작조차 까마득할 지경이다. 하얼빈 시내가 막힌다하여 꼭두새벽부터 감행한 출발이다. 우리로 치자면 부산의 어느 곳을 보기 위해 서울을 입성한 격. 이곳 사람들은 ‘저기 산책이나 나가자' 하는 것이 차로 한, 두 시간은 기본이라지? 땅덩이가 넓어서 인가? 거리개념이 상당히 대륙적이다. 멋진 풍광도 잠깐의 황홀감에 스쳐가고 무한히 졸다 깨다를 반복하는 여정에서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랐다. 세계적인 화산지질공원 ‘오대련지(五大連地)’의 첫 여정은 그곳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흑룡산(노흑산) · 흑해’에서 시작한다.
     
     
     

    ㅣ흑룡산(노흑산老黑山)  · 흑해 

    흑룡산 흑해 (14)
      오대련지(五大連地) 흑해, 중국    ⓒ 엄용선
     
    흑룡산 흑해 (20)
    오대련지(五大連地) 흑해, 중국    ⓒ 엄용선
     
    검은 돌들이 밭을 이뤄 넓게 펼쳐진 모습이 마치 바다와 같다 하여 흑해라는 이름을 붙었나보다. 동서남북 사방 천지를 둘러봐도 새까만 돌뿐이다. 송송 뚫린 숨구멍이 제주도 현무암 지대를 연상케 하는 흑해는 그 옛날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이 냉각되면서 형성된 기암괴석들로 가득하다.
     
     
     
    흑룡산 흑해 (23)
     오대련지(五大連地) 흑해 인디언 추장을 닮은 기암괴석, 중국    ⓒ 엄용선
     
    인디언 추장이 하늘을 향해 포호한다. 누군가는 조용히 하늘을 우러르는 것이라 하고, 또 다른 이는 그저 휘파람을 부는 것이라 하였다. 사람에 따라 달리 보이는 괴석의 형상들은 곳곳에서 재미있는 모습으로 여행자의 상상력을 건드린다.
     
     
    흑룡산 정상
     오대련지(五大連地) 흑룡산(노흑산老黑山) 정상 분화구, 중국    ⓒ 박상희 
     

    흑룡산(노흑산老黑山)은 오대련지 14개 화산 중 가장 높은 산이다. 산 전체가 검은 바위로 되어 있다고 해서 흑룡산(노흑산老黑山)이라 한다. 정상을 가는 길은 총 1,100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발의 패기도 어느새 차갑게 식어 돌같은 사지(四肢)를 겨우 끌어 올린다. 지름 350m, 깊이 140m. 화산 분출구에는 아직 물이 차지 않아 고개만 빼꼼하니 그 바닥이 그대로 보인다. 백두산 천지는 아니더라도 한라산 백록담 정도는 기대하고 왔었는데 생각 외의 아담함은 적잖이 당황스럽다. 분출구는 그 둘레로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쉬이 돌면 한시간도 채 안 걸릴 것이다. 

     
     
     

    ㅣ용문석채(龍門石寨)

    용문석채 (34)

    오대련지(五大連地) 용문석채(龍門石寨), 중국    ⓒ 엄용선

     용문석채 (30)

    오대련지(五大連地) 용문석채(龍門石寨), 중국    ⓒ 엄용선

     용문석채 (14)

     오대련지(五大連地) 용문석채(龍門石寨), 중국    ⓒ 엄용선

     용문석채 (16)

        오대련지(五大連地) 용문석채(龍門石寨), 중국    ⓒ 엄용선

     

    현무암이 사방으로 드넓은 용문석채(龍門石寨)는 흑룡산의 흑해와는 같은 듯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오대련지 넓은 벌판에는 화산폭발로 인한 용암이 흐르고 굳어서 형성된 검은 화산석들이 지천에 깔려 있다. 낮고 평탄한 지형은 용암의 밀도 탓이다. 오대련지는 묽은 용암이 마치 부침개처럼 퍼져 분포지역이 넓고 고도가 낮고 평탄하다. 상대적으로 꾸덕꾸덕한 백두산 용암은 넓게 퍼지지 못하고 겹겹이 퇴적되어 지금의 높고 험준한 지형이 형성되었다니, 그 차이를 가늠해 살펴보아도 재미있을 것이다.

     

     

    용문석채

    오대련지(五大連地) 용문석채(龍門石寨) 자작나무숲, 중국    ⓒ 엄용선

     
    용문석채 입구의 숲길을 지나 너른 현무암 지대를 거쳐 자작나무 길로 접어든다. 특유의 하얀색 나무껍질이 겹겹을 이루는 숲길은 신비롭다. 도중에 만난 고목은 요상한 모양의 똬리를 틀고 뱀처럼 존재하는데 무생과 생을 동시에 지닌 듯 오묘한 형상이다.
     
     
     

    ㅣ수정궁동(水晶宮洞) 

    수정궁동 (1)

    오대련지(五大連地) 수정궁동(水晶宮洞) 입구, 중국    ⓒ 엄용선

     수정궁동 (6)
    오대련지(五大連地) 수정궁동(水晶宮洞), 중국    ⓒ 엄용선
     

    수정궁동

    오대련지(五大連地) 수정궁동(水晶宮洞), 중국    ⓒ 엄용선

     

    일 년 내내 얼음 꽃이 피어있다는 수정궁동(水晶宮洞)을 들어서니 한순간 찬기가 들이친다. 입구에서 대여하는 두꺼운 솜 점퍼를 일부러 뿌리친 참인데 금방 후회가 든다. 살얼음 가득한 통로를 지나 얼음동굴 깊숙이 들어간다. 화려한 조명을 품고 찬란한 얼음 조각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주니 을씨년스러운 한기도 색색의 화려함에 스르르 녹아내린다.

     

     

    ㅣ북약천(北藥泉) 

    북약천 (1)
     오대련지(五大連地) 북약천(北藥泉), 중국    ⓒ 엄용선
     
    북약천 (3)
    오대련지(五大連地) 북약천(北藥泉), 중국    ⓒ 엄용선

     북약천

     오대련지(五大連地) 북약천(北藥泉), 중국    ⓒ 엄용선

     
    북약천(北藥泉)은 세계 3대 광천수로 유명하다. 인체에 유익한 40여종의 미량 원소가 들어있어 ‘신의 물(神水)’이라 불리며 그 효능을 바라고 치료나 요양목적으로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다고 한다. 웅장한 입구를 거쳐 한 길로 쭉 뻗은 길을 걷는다. 적당히 자란 식물들이 푸른 들판을 완성하는데 어느새 드리운 먹구름에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쏟을 듯하다. 죽은 사슴도 살려낸다는 전설의 약수 앞에 그 물을 쉬이 마시지 못함은 주변에 퍼진 녹이 유난히 붉기 때문이니라. 역시나 쇳맛이 강한 그 물을 그래도 좋다하니 꾸역꾸역 몇 모금 더 삼키어 본다.
     
     
     

    ㅣ약천호(藥泉號)

    북약천호수 (7)

    오대련지(五大連地) 약천호(北藥泉號), 중국    ⓒ 엄용선

    북약천호수 (5)

    오대련지(五大連地) 약천호(北藥泉號), 중국    ⓒ 엄용선

     
    평야의 데크를 지나 커다란 호수를 만난다. 데크를 오는 길은 푸른 갈대밭이 한창이었는데 적당히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산들산들 움직임을 만드는 갈대밭의 풍경은 아름답다. 하늘과 맞닿은 수면위로 천공의 세계가 그대로 투영된다. 물결 한 오리 일지 않는 고요함에 시간이 멈춘 듯 눈앞의 생경한 그림을 감상한다. 어느새 구름도 먹색을 가시고 오롯한 청명함을 내비치니 오대련지에서 변화무쌍한 건 오로지 날씨뿐이라는 그 말이 맞다. 시시각각 날씨는 변덕이 널을 뛴다.
     
     
     

    ㅣ약천산(藥泉山)

    약천산 (1)

    오대련지(五大連地) 약천산(藥泉山), 중국    ⓒ 엄용선

     약천산 (12)

    오대련지(五大連地) 약천산(藥泉山), 중국    ⓒ 엄용선

     약천산 (13)

      오대련지(五大連地) 약천산(藥泉山), 중국    ⓒ 엄용선

     
    질병치료가 가능해 약천(藥泉)이라 불리는 지하수를 품고 있다. 약천산(藥泉山) 정문을 지나 역시나 가파른 돌계단을 오른다. 흑룡산의 그것에 비하면 애교 수준의 수고이다. 이윽고 정상에 다다르면 오대련지 평야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커다란 석상은 그 유래를 알 수는 없었지만 그 장대한 모습에서 어떤 종교적 감흥을 느꼈는지 괜히 멋쩍은 소원 하나 빌어본다.   
     
     

    오대련지클로징

    오대련지(五大連地), 중국    ⓒ 엄용선

     
    천태만상의 화산석이 거친 들판을 완성하는 곳, 그 거침을 잠재우는 호수는 평화롭다. 지질과 자연경관이 적절히 어울려 천해의 비경을 완성하는 오대련지(五大連地)의 풍광은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선 이 땅의 탄생과 신비를 일깨우는 인류의 보고이다.
     
     
     
    세계적인 화산지질공원 오대련지(五大連地)
    오대련지 풍경명승구(우다롄츠 풍경명승구;五大连池风景名胜区). 경구면적 1,060㎢, 경내의 14개소의 화산은 멀게는 200여 만 년 전에서 가깝게는 280여 년 전 분출한 것으로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고 분포가 집중되어 있으며 전형적인 화산지질 지형을 유지하고 있다. 용암이 형성한 풍부한 지형과 더불어 산과 물, 삼림이 일체가 된 특수한 경관을 보이며 산수가 좋고 물이 맑아 물밑까지 보이고 기이한 돌이 숲을 이루고 있어 관광, 여가를 보내고 건강과 요양 및 과학적 연구를 할 수 있는 양질의 다기능 종합 국제관광단지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요약)

     
    * 취재: Get About 트래블웹진
     
    엄턴구리

    용의 머리가 되고 싶은 뱀의 꼬리로 ‘잡다함’이 지나쳐 자칫 ‘너저분함’으로 치닫는다. 미대를 졸업해 그림을 그리며 교양 있게 살줄 알았는데 생뚱맞게 연극과 영화미술에 빠진 탓에 한 몇 년을 작살나게 고생만 했다. 그러다 운 좋게 환경디자인 회사에 취직을 하지만 그저 좀 ‘무료’하단 이유로 지복을 날로 차고, 지금까지 몇 년 째 시나리오 작가가 되겠다며 되도 않는 글들을 끼적이고 있다. 밥먹고 사는 일은 자유로운 기고로 이어진다. 문화 예술 칼럼을 비롯해 다양한 취재 원고를 소화하고 있다. 한 번의 긴 여행과 몇 번의 짧은 여행을 무한 반복 중이다. 덕분에 적당히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견문은 넓혀진 것도 또 아닌 것도 같다. 쉽게 마음이 동하는 갈대 같은 호기심에 뿌리 깊은 나태함이 더해져 도대체가 갈피를 못 잡는다. 여행과 생각, 사람과 글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blog.naver.com/waste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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