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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륙양용보트로 누비는 빙하 라군, 아이슬란드 요쿨살론

    테라노바 테라노바 2016.11.15


    세계적으로도 빙하가 바다와 직접 만나는 곳은 극히 드물다고 했다. 이제까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곳임이 틀림없었다.

    더 이상 무엇을 망설이랴.

     

     

     

    멀고도 그곳

    너무 느긋했나 보다. 차를 달리고 달려 겨우 도착한 요쿨살론(Jökulsárlón)에는 이미 하루가 마감되는 듯한 분위기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게다가 변화 무쌍한 날씨도 불안한 조짐을 보였다. 고대하던 곳을 눈 앞에 두고도 기쁨보다는 초조함이 먼저 다가왔다. 사실 낯선 아이슬란드의 여행 계획을 머릿속에 그려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슬란드인 친구가 보내준 추천 여행지 리스트가 없었다면 더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그의 리스트 중 일 순위에 오른 것이 다름아닌 요쿨살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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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눈 앞에 펼쳐진 요쿨살론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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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덕배기에 올라서 바라본 요쿨살론과 그 너머로 보이는 바트나요쿨 빙하

     

    요쿨살론은 바트나요쿨(Vatnajökull) 국립공원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바트나요쿨은 유럽 최대의 빙하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거대한 빙하가 대서양까지 밀려내려 왔다가 차츰 녹아 후퇴하면서 형성된 석호(Lagoon)가 바로 요쿨살론이다. 현재는 해변에서 약 1.5km까지 후퇴한 상태다. 이곳의 수심은 200m가 넘어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깊은 호수로도 기록되고 있다. 

     

     

     

    빙하호 백배 즐기기 

    과연 요쿨살론은 사진에서 본 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뉴질랜드에서 이미 빙하를 경험해 본 터라 큰 기대감은 갖지 않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나저나 이곳에서 놓칠 수 없는 즐길 거리가 있는데, 바로 수륙양용보트다. 뭍에서도 호수가 훤히 보이는데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안으로 들어가서 볼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그때 오늘의 마지막 보트가 곧 출발이라는 말에 더 이상 망설일 것도 없이 후다닥 표를 사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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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쿨살론의 하이라이트, 수륙양용보트 투어

     

     

    탑승 후, 잠시 지붕없는 시티투어버스처럼 달리던 수륙양용보트. 호수가에 다다르자 서서히 물 속으로 들어섰다. 해병대 상륙주정 같은 엔진음 때문인지 무슨 군사 작전에 투입되는 듯한 묘한 분위기도 자아냈다. 어느 새 자동차에서 ‘변신’한 보트는 유빙 사이를 누비기 시작했다. 보트 뒷쪽으로는 모터를 장착한 구명보트가 바싹 붙어 다녔다. 이곳은 물이 워낙 차가워서 물에 빠졌을 경우 익사보다는 쇼크사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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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에 들어가기 직전의 '긴장'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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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둥실 '항해 모드'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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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줄곧 따라다니는 구명보트 

     

    한편, 눈길을 끈 것은 짙은 갈색의 물빛이었다. 보통 빙하수는 살짝 푸르거나 잿빛을 띄게 마련인데 이곳은 해조류 때문에 이런 독특한 색이 만들어진다는 게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막상 호수에 들어와보니 그 규모가 땅에서 바라보던 것과는 다르게 엄청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저기 떠 있는 얼음 덩어리들도 생각 외로 크고 다양하다. 푸른 빛이 감도는 제법 큰 규모의 유빙도 있어 정말이지 이곳이 북극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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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음 덩어리들이 보트 근처에 보이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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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슬 모습을 나타내는 커다란 유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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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하가 바닥을 긁고 내려왔음을 보여주는 흙 묻은 유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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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왠지 먹으면 맛있을 것만 같다. 푸른빛을 띠는 거대한 유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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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해를 연상케하는 형상의 유빙

     

     조금 늦었다지만 그래도 해가 비치던 하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름까지 끼며 급격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조금만 일찍 왔더라도 밝은 햇살에 비치는 유빙과 호수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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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식용 빙하 얼음 채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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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은 편에서 오는 또 다른 수륙양용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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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하가 흘러 내려온 흔적이 생생한 바트나요쿨 빙하와 유빙 위에서 유유히 쉬고 있는 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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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해'를 마치고 다시 상륙 

     

     

    이곳에서는 수 만년 전의 얼음을 건져서 먹어보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빙하의 얼음이라고 특별한 맛이 있을리 만무하지만 실제로 맛 볼 때는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덧 유람을 마친 보트는 다시 ‘자동차’로 돌아와 물 밖으로 올라왔다. 일반 보트로도 투어를 하기에는 충분한 곳이지만 수륙양용보트가 주는 이런 '입수와 상륙 이벤트'는 분명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차가 땅 위에 올라와 달리기 시작하자 이제까지 잊고 있던 한기가 몸을 움추리게 했다. 그렇지만, 일상에서 상상하기 힘든 이 풍광은 잠시나마 춥다는 것조차 잊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음 한 켠에 또 다른 싹을 심어놓았다. 그것은 바로 다음에는 ‘진짜’ 북극해의 거대한 빙산을 보겠다는 결의였다.

     

     

    그리고, 요쿨살론에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보너스로 있는데, 바로 맞은 편 해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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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풍경, 바다로 떠 내려가는 유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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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로 나왔다가 검은 모래 해변에 좌초된 유빙들이 널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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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국적이라기보다 초지구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려나?

     

     

     

    [Information]

    아이슬란드의 도로는 링로드(Ring road)라 불리는 1번 국도가 국토를 한바퀴 도는 형태다. 요쿨살론은 아이슬란드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서쪽 끝에 있는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링로드로 약 370km 지점에 있다. 중간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비크(Vik)로부터도 무려 190km나 떨어져 있다. 생각보다 먼 곳이다. 아이슬란드 대부분의 자연 명소와 마찬가지로 요쿨살론 자체는 입장료 없이 즐길 수 있다. 


    #수륙양용보트 투어
     

    - 웹사이트 : www.icelagoon.is 

    - 요금 : 어른 - 5,000 ISK / 어린이(6~12세) -1,500 ISK / 유아(0~6세) - 무료 / 기타 그룹 등의 할인요금은 웹사이트 참조.
    * 환율: 1 ISK(아이슬란드 크로나) = 약  9~10원 

    - 운영 시간 : 4월~5월 & 9월~10월 : 10:00~17:00  / 6월~8월 : 9:00~19:00

    * 마지막 보트는 카페 ( & 매표소 )가 문을 닫기 한 시간 전에 출발한다.

     

    [TIP]

    - 요쿨살롱은 해가 비칠 때와 어두워질 때의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다. 거리가 멀어 자칫 너무 늦게 도착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

     - 요쿨살론까지의 여정 중 마지막 마을인 비크에서 식음료를 포함한 필요한 것을 모두 미리 준비하고 출발해야한다. 휴게소 같은 곳은 물론, 구멍가게 하나조차 없다.

     

     

     

    테라노바

    낯선 환경과 문화에 던져지는 것을 즐기는 어드벤처 여행가. 육/해/공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골고루 즐기며 이를 통한 에피소드와 여행 정보를 다양한 매체에 기고 중이다. 여행 매거진 트래비의 객원 기자, 월간항공의 에디터, 일본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의 웹진 @DIME 에디터 등으로 활동 중이다. instagram.com/oxenho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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