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다녀온 하얼빈 여행에서 묵었던 스플렌던트 호텔. 중국 여행하면 숙소의 컨디션은 일단 포기하고 본다. 그래야 룸에 들어섰을 때 느끼는 서운함을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감정은 여행에 꽤 많은 영향을 끼치므로. 그런 덤덤한 마음으로 방문을 열었을 때 다가오는 의외성은 피곤을 무찌르고 여행 감성을 업 시킨다.
하얼빈에 도착하자마자 성 소피아 성당을 중심으로 밤이 될 때까지 돌아다니다 찾은 스플렌던트 호텔. 밤엔 들어가기 바빠 오대련지 가는 길 차 안에서후다닥 찰칵.
비행에 여행에 지친 몸을 이끌고 들어선 룸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건 카드키 체크인. 그러자 룸은 환해지고 오늘 내 몸을 뉘울 곳이 어떤 곳인지 확인된다.
샤워룸과 화장실은 분리되어 있고 세면대는 외부로 나와 있는데 전체적으로 깔끔함이 느껴지는 인테리어. 가끔 중국 호텔에는 냉장고가 없는 경우가 있는데 까만 냉장고를 발견하자마자 생수를 체포해 가둬둔다.
다음날 아침에 룸에서 본 하얼빈.
오대련지는 하얼빈에서 차로 5시간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조식 먹느라 바빴다. 허둥지둥 먹는 둥 마는 둥 해도 조식 인증은 의무. 중국 여행 중 로컬에 있는 호텔들을 이용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이 정도면 중국에선 황송한 것이라고.
오대련지 다녀와서 다시 찾은 스플렌던트 호텔. 이번에 묵은 룸도 11층이었다. 처음 묵었던 방은 코너에 있어 창이 넓었지만 이 룸은 한 면에 작게 창이 나 있어 룸 크기는 비슷하지만 좀 좁은 느낌이다.
이 룸도 세면대가 외부로 오픈되어 있었는데 벽면이 아니라 중앙에 나와있어 왠지 어색어색. 룸에 준비된 티 중 과일향이 나는 차가 있는데 은근 향이 괜찮다. 하얼빈에 있는 호텔들이 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커피는 비치되어 있지 않다. 그러고 보니 여행 내내 호텔 룸에서 커피를 볼 수 없었다. 비상용 커피는 몇 개 챙겨 가는 것이 좋을 듯.
생각지도 못한 퀄리티에 하얼빈 여행의 만족도를 업그레이드 시킨 스플렌던트 호텔.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밤에 찾아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중앙대가 맥주 거리와 좀 멀다는 것이지만 가까운 곳에 하얼빈의 랜드마크인 드래곤 타워가 있으니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근데 난 가보지 못했다는 슬픈 전설이.
문밖을 나서면 어디든 여행.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발길 닿는대로 기웃거리는 뚜벅이 여행가 R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