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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그림 / 세계 3대 미술관 /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1

    나예 나예 2016.12.20

     

    마드리드를 방문할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프라도 미술관"을 들어봤을터. 세계의 3대 미술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프라도 미술관은 스페인 왕실의 소장품들을 한곳에 모아두기위해 개관된 곳인데, 개관 이후에도 계속된 수집과 귀족들의 기증으로 그 수가 점점 늘어나 지금은 총 3만점 정도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중 3000점 정도를 상설 전시하고 있다고. 하지만 말이 상설 전시이지 별 안내도 없이 마구 다른 미술관으로 반출/대여되기도 하고 작품이 놓여있는 위치가 바뀌기도 하니 염두에 두자.

     

    DSC00536 

     

    12세기부터 19세기까지(플랑드르 화파, 이팔리아 회화,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회화 모두 포함)의 작품들이 아주 방대하게 있기에 모두 관람한다면 하루를 통으로 써야할 정도이지만 어차피 그런 일은 불가능하기에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프라도 미술관에서 엘 그레코의 작품, 고야의 작품, 그리고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감상하는데 주력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만간 소개 예정!)

     

    하지만 그 작품들이 있는 전시실로 가기 전에 우선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작품을 먼저 만나보자.

    히에로니무스 보스는 집안이 부유했다는 것 외에는 생애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고 동시대의 다른 그림들과는 화풍이 매우 달라서 신비의 인물로 남아있는 네덜란드 화가이다. 그의 그림들은 옛날 그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세련되고 현대적이다. 마치 요즘 그려진 파스텔톤의 일러스트 같은 느낌. 그런데 슥 보면 예쁘고 아기가지한 그의 그림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묘하고 적나라하다 못해 끔찍할 정도의 묘사들로 넘쳐난다. 그렇기에 보스의 그림들은 멀리서 전체적으로 보기보다는 가까이서 꼼꼼히 봐야 더 흥미롭다. 보스의 그림 앞에는 늘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다들 찬찬히 오래 들여다보려고 해서 쉽게 자리를 뜨지도 않는 편이니 기회가 있으면 얼른 자리를 선점하자.

     
    그 중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그림으로 불릴 만 한 작품이다. 세폭화여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게 특징인데 접은 면 바깥쪽에도 그림이 있다.
     
    800px-Hieronymus_Bosch_-_The_Garden_of_Earthly_Delights_-_The_exterior_(shutters)
     
     
     
    그림을 펼친 모습은 아래와 같은데 순서대로 피조물-쾌락의 동산-지옥 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워낙 상징적인 표현이 많은 수수께끼 같은 작품이어서 다른 해석의 여지도 있다.
    El_jardín_de_las_Delicias,_de_El_Bosco
     
     
    피조물(가장 왼쪽)에서는 신이 갓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고 그 둘을 소개하는 듯한 모습이 표현되어있어 평화로운 모습인 것 같은데, 아랫쪽의 동물들은 서로를 잡아 먹고 있어서 약간 아리송한 분위기이다. 왼쪽 상단에선 새들이 요상한 모양새로 날고 있으며 코끼리와 기린의 모습도 눈에 띈다. 1400~1500년대 를 살았던, 네덜란드인인 보스가 코끼리와 기린을 어떻게 알고 있던 걸까?
     
    히에로니무스_보스
     
    가장 큰 면적에 그려진 가운데 그림은 쾌락의 동산으로 나체의 남녀들이 쾌락을 좆아 온갖 행위를 하며 죄를 짓고 있는 모습인데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그 표현방식에 감탄할 정도이다. 같은 모습으로 죄를 짓고 있는 사람은 한명도 없으며, 온갖 종류의 새들도 등장한다. 성서에서 말해주듯 열매를 탐하는 것은 죄를 짓는 것과 연결되는데 등장 인물들은 온갖 열매를 손에 쥐고 있다. 곧 깨질 듯 금이 가있는 유리 구슬에서는 위태위태함도 느껴지니 눈여겨 보자.
     
    히에로니무스_보스1
     
     

    가장 오른쪽 패널에 그려진 지옥 부분이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이자, 이 그림이 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그림이라고 불리는지 설명할 수 있을 터. 온갖 기발한 고문 도구와 괴물들로 인해 고통받는 인간의 모습이 드러나있다. 직접 본 적 없는 곳을 표현하려면 당연히 상상력이 필요한데, 다른 작품에서 표현되어있는 천편일률적인 지옥의 모습과는 무척 달라서 신선. 또 한번 화가의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지옥"이라고 하면 떠올리던 불타는 용암 같은 것은 이 그림에 나타나지 않는다. 대신 괴물에 잡아 먹히는 사람도 있고 뾰족한 것에 찔린 사람, 끝없이 구토하는 사람 등 여러 모습이 그려져있는데 특히 온갖 악기들이 등장하는 등 소리(음악)로 고문하는 듯한 모습이 많이 나타나 있는 점이 독특하다. 엉덩이에 그려진 악보는 무엇을 상징하는건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그리고 지옥엔 놀랍게도 보스 자신도 들어있으니 그의 모습도 찾아보자. 보스는 왜 본인의 모습을 지옥에 그려넣었을까?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천국에 갈 만큼 착하게 살지는 못했다는 반성의 의미일지도 모른다.

    히에로니무스_보스2

     

    마치 숨은그림을 찾듯 하나하나의 묘사를 들여다보게 만들고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상상하게 하는 것이 바로 보스 작품의 매력이다. 프라도 미술관에 간다면, 부디 이 작품을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info]

    - 현지명 : Museo del Prado

    - 주소 : Calle Ruiz de Alarcón 23, 28014 Madrid

    - 홈페이지 : https://www.museodelprado.es

    - 오픈시간 : 월요일부터 토요일 10시~20시 / 일요일과공휴일 10시~19시 / 1월 6일과 12월 24일, 12월 31일 10시~14시

    - 휴무일 : 1/1, 5/1, 12/25 

    - 입장료 : 15유로

    - 참고 : 월요일부터 토요일의 18시~20시 /일요일과 공휴일의 17시~19시 / 무료 입장 가능

    나예

    미래에서 왔습니다. 아, 미술관에서 왔다고 해둡시다. http://blog.naver.com/egg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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