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바로가기
  • 메뉴 바로가기
  • 하단 바로가기
  • 파리는 깊다 - 문화와 예술이 숨쉬는 여행 이야기

    소담 소담 2011.09.16

    카테고리

    유럽, 서유럽, 예술/문화

     

     

     

    파리는 깊다 

     

    - 문화와 예술에 생기를 더하는 여행 이야기 -

     

     

     




    파리를 한 마디로 어떤 도시라고 규정지을 수 있을까요. 너무 많이 떠올라서 하나만 집어내기 힘든 건축물들과 센 강,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고전주의, 사실주의, 인상파 뿐 아니라 피카소, 마티스, 달리, 샤갈 등이 등장한- 미술의 중심지였으며, 영화가 최초로 상영된 곳이자 사진이 발달해온 도시입니다. 그런데 파리 여행기에 등장하는 장소는 대동소이합니다. 에펠탑, 개선문,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베르사유 궁전, ... 때로는 비슷비슷한 경로에서 벗어나 나만의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 파리의 외관만을 본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 호흡만 늦추고 숨을 고르자. 관광지 한 곳을 더 보기 위해서 돌아다니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 도시 생활의 연장일 뿐이다. 과감하게 에펠탑이나 루브르를 포기해보자. 그러면 다른 공간을 찾을 수 있다. 남들이 에펠탑과 루브르를 얘기할 때 혼자만 겪은 여행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유를 가지고 한 템포만 느리게 도시를 바라보자. 다른 이들이 그냥 지나쳐버린 파리를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p.254

     

    오래 전에는 파리에 살았고, 20년 동안 파리에만 50번은 다녀왔다는 저자 고형욱. 그는 책 전반에 걸쳐 '관광이 아닌, 여행을 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파리에 얽힌 문화·예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귀스트 르누아르가 조르주 리비에르, 프랑 라미, 마르고 등과 잡담을 나누고 술잔을 기울이고 춤을 추었던 물랭 드 라 갈레트, 툴르즈-로즈텍이 가수와 무희들의 모습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담아내곤 했던 물랭루즈, 피카소가 앙리 루소, 거투르드 스타인과 같은 예술가들과 현대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라팽 아질, … 예술가들의 삶이 엮이자 과거를 회상하듯 잠자고 있던 장소가 되살아납니다. 오르세 미술관, 로댕 미술관, 귀스타브 모로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도 오래된 작품을 감상하는 곳에서 예술가를 만나는 장소로 탈바꿈합니다. 그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 되지요.




    fr03b061 Montmartre Paris, Moulin de la Galette 2003

    fr03b061 Montmartre Paris, Moulin de la Galette 2003 b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그리고 저자는 파리라는 도시의 역사, 제각기 개성을 지닌 서점, 섬과 다리, 레스토랑과 카페를 소개합니다. 저자가 즐겨가던 곳이라 그가 경험하고 누리던 시간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곳은 예술가와 과거의 누군가가 숨쉬고 활동하며 살았던 도시이기도 합니다. 헤밍웨이가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 한 구석에서 소설을 뒤적이고, 루소와 볼테르, 몽테스키외가 카페 <프로코프>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토론하고, 앙리 카르티에-브레송과 외젠 아제가 <무프타르 거리>에서 사진을 찍고, … 그 공간에서는 지금도 그들의 숨결이 느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사진이나 영화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손에 잡힐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게- 파리에 간다면 가보고 싶은 곳들이 점점 늘어납니다.


    "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는 영화 속 사랑을 꿈꾸는 쪽지들이 붙어 있다. 낭만적 사랑이 자신의 운명이라도 되는 양 만남을 기약하는 메모들이다. 관광객들은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면서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 사진과 연락처, 짧은 메모를 남기고 떠나는 것이다."   -p.244

     

     

     

    Shakespeare & Co. Bookshop - Paris, France
    Shakespeare & Co. Bookshop - Paris, France by drewleav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작가의 경험과 더불어 여러 문헌에서 인용한 글이 이야기에 깊이를 더합니다. 그러나 그 둘이 충분히 조화되지 못하는 느낌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또한 도시의 이곳저곳을 소개하면서 파리의 지도라도 한 장 첨부하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책의 내용과 지명을 대조하면서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마치 산길을 잘 아는 사람이 성큼성큼 걸어가는 뒤에서 종종걸음으로 따라가니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것처럼 말이지요. 설명하는 장소에 대해서도 좀더 많은 사진이 있었더라면 훨씬 공감되었을 것 같습니다. 

     

    파리라는 도시, 익히 들었던 장소와 예술가, 작품 등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점이 인상 깊은 책이었습니다.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니 예술가와 그들의 작품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언젠가 파리에 간다면, 그리고 파리에 다녀온다면 이 책을 다시 읽어볼 것 같습니다.


    소담

    책과 문화 & 외국 드라마, 아이폰, 다양한 리뷰 http://bookand.tistory.com

    같이 보기 좋은 글

    서유럽의 인기글

    소담 작가의 다른글

    전체보기

    SNS 로그인

    복잡한 절차 없이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댓글을 남겨보세요!

    겟어바웃 에디터라면 로그인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