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중국 구채구. 3개의 구역 중 마지막으로 수정구를 찾았다. 앞서 포스팅한 글에 언급했듯이 구채구는 9개의 마을을 뜻하며 그중 3개의 마을이 개발되어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이 3개의 마을도 하루에 돌아보기엔 역부족일 만큼 거리가 상당한데 나머지 6개의 마을은 더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여행 목적으로 찾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동행한 가이드 말을 인용하자면 몇 해 전 그 나머지 마을을 찾겠다고 산을 타다가 길을 잃은 여행자가 구조된 사례가 있을 만큼 오지 중 오지인 셈. 나머지 마을에 대한 호기심은 잠시 미루고 우린 오픈한 3개의 마을에만 집중하자. 이번에 소개할 곳은 3개의 마을 중 마지막에 찾은 수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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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채구에서 마지막으로 찾은 수정구. 이곳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곳은 낙일랑폭포다. 입장권 메인 사진의 모델이 바로 이곳이기도 하다. Y자 계곡 형태를 가진 구채구의 중점에 있는 낙일랑폭포에는 일측구와 측사와구를 통해 흘러내리던 물이 합류하며 쏟아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앞서 일측구에서 본 진주탄폭포의 장관을 뛰어넘은 스케일에 잠시 카메라의 LCD에서 눈을 떼고 바라본다. 폭포 바로 앞에서 관람도 가능하지만 도로 건너편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폭포의 전체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데 입장권에 있는 사진처럼 폭포 상단이 보이진 않는다. 아무래도 사진은 드론을 띄웠거나 주변에 있는 산에 올라 촬영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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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은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계곡에 빛이 들어오질 않아 폭포 벽 중간중간 얼음이 얼어붙어 있다. 이 모습을 보니 조금만 더 늦게 왔다간 빙벽만 보고 갔을 안타까움을 느꼈을지 모르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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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일랑폭포에서 셔틀버스로 조금 내려오면 노호해를 만날 수 있다. 노호해는 해발 2,298M에 위치하고 있으며 평균 수심은 9M에 조금 못 미친다. 구채구의 다른 호수들처럼 에메랄드빛을 띄고 있으며 물속이 훤히 보일 맑음 맑다. 노호해는 호수 앞부분에 있는 폭포의 물소리가 마치 호랑이 울음소리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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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단풍으로 멋진 풍광을 뽐낸다고 하는데 12월의 노호해에서 그 화려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다른 호수에 비해 초록의 침엽수들이 가득해 잠시 이 계절을 잊을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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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호해를 지나 우렁찬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수정폭포로 향했다. 엄청난 수량이 낙하하면서 내는 소리에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예상보다 구채구 곳곳을 돌아보는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느긋하게 볼 수 없어 아쉬웠던 수정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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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랗고 시원한 음색으로 귀를 즐겁게 한 수정폭포를 지나면 어제 그랬냐는 듯 잔잔한 호수가 나타나는데 이곳은 공주해라고 불린다. 공주해는 수심 17M인데 이곳을 보고 있자니 브레드 피트 주연 '흐르는 강물처럼'의 플라잉낚시 씬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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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해를 지나 데크를 따라 걷다 보니 작은 집채들이 모여있는 곳에 다다른다. 이곳은 수정마방이라 불리는 물레방아간이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지난 포스팅에서 장족은 경문이 쓰여있는 깃발을 바람에 흩날리게 하여 '나를 대신하여 바람이 경문을 읽었다' 여긴다 언급한 적이 있다. 이 수정마방에도 비슷한 것이 있다. 경전이 쓰여있는 수경전을 방아와 함께 물의 힘으로 돌아가도록 해 놓았는데 이 수경전이 한 바퀴 돌 때마다 경전을 한번 읽은 것이라 여겼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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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마방을 뒤로한 채 버스 정류소가 있는 도로로 나왔다. 길 건너편에 보이는 마을은 수정채라는 구채구의 9개 마을 중 한 곳이다. 가이드 말을 인용하자면 중국 현지인들은 구채구를 당일여행으로 오지 않고 이곳에 숙박하면서 이틀 이상 구채구를 여행한다고 한다. 구채구 밖에서만 숙박이 가능한 줄 알았던 나에겐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정보다. 구채구를 다시 찾게 된다면 이곳에 숙소를 잡고 좀 더 느긋하게 여행을 해보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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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채구 정문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며 바라본 수정군해. 해발 2,187M에서 2,280M로 100M도 채 안되는 낙차 폭으로 이어지는 19개의 호수가 장관을 이룬다. 시간이 촉박하여 가까이 갈 수 없었지만 멀리서 이 호수 군락을 바라보며 그들의 사계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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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구채구의 모든 것을 본다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구채구는 고산지대로 해발 1,980M부터 3,120M에 이른다. 전 코스는 100KM에 달하며 왕복 관람시 3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고지하고 있다. 고산지대에서는 자신의 건강을 자만해서는 안된다. 입장권에 박힌 숫자에 연연해 무리한 일정을 잡는 것은 자재하는 것이 좋다. 당일코스로 온다면 숙소는 구채구 밖에서 잡는 것이 좋으나 2일 이상의 일정으로 구채구를 돌아볼 계획이라면 수정채 내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중국에서도 오지 중 오지. 벌목공에 의해 발견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구채구. 중국엔 이런 속담이 있다.

 

 

I 황산을 보지 않고 산을 논하지 말고, 구채구를 보지 않고 물을 논하지 말라.

그만큼 중국 안에서도 명승지 중 명승지로서 인기 있는 구채구. 각 계절이 보석 같은 구채구의 멋에 멋을 더하기 때문에 어느 계절에 가도 찾아온 이를 실망시키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찾은 시점이 가을과 겨울이 교차되는 지점이라 계절의 멋을 뺀 구채구를 본 것이라 생각된다. 이 구채구를 어느 계절 양념을 더해 찾아갈지는 스스로의 몫인 듯. 그 결정에 인파에 치이는 스트레스 정도가 달라질 수 있으니 그것 또한 감안해볼 문제인 것 같다. 여하튼 구채구, 그곳은 생애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임엔 틀림없다.

 

 

 * 취재지원 : Get Ab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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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폭포 사진들을 보니 시원한 폭포 소리들을 실제 가서 듣고 싶어져요, 뭔가 힘들었던 일들이나 마음들이 시원하게 뚫릴 것만 같은 폭포일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