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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비의 고장에서 걷는 소백산 자락길

    발없는새 발없는새 2010.09.17

    카테고리

    한국, 전라





    제주 올레길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게 되면서 타 지방에서도 자기들만의 고유의 색깔을 갖춘 도보여행길을 속속 발굴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얼마 전에는 국내 여행산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KBS <1박 2일>에서 지리산 둘레길을 방송하기도 했었죠.
     

    이렇듯 도보여행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자동차가 보편화한 현대인들의 경우 걷는 데 소비하는 시간이 극히 적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설령 걷는다고 하더라도 커피 한 잔의 여유는커녕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일상을 살다 보니 분주하게 어딘가로 향하기 일쑤고, 이건 결국 뛰느니만 못한 것이 우리네 현실입니다. 이런 각박한 세태 속에서 만나게 되는 도보여행은 잠시나마 각자의 삶에 휴식이 되어주면서 인생에는 전력질주만이 아니라 걷는 지혜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줍니다.





    경상북도에 위치한 영주는 예로부터 학식과 인품을 두루 겸비한 선비들이 많이 살았으며 350여 년간 4천여 명의 유생을 길러 낸 유학의 발상지라 하여 지금은 '선비의 고장'으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이황선생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賜額書院)으로 역사에 남은 소수서원(紹修書院)도 이곳 영주에 있습니다.(사액서원 : 조선시대 국왕으로부터 편액(扁額)·서적·토지·노비 등을 하사받아 그 권위를 인정받은 서원)


    최근 영주는 선비의 고장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도보여행길을 개척했습니다. '소백산 자락길'이라고 명명한 이 길은 그 이름 그대로 백두대간의 허리에 자리한 소백산 국립공원의 울창한 삼림과 함께 거니는 코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소백산은 조선시대에 과거시험을 치루려는 선비들이 꼭 한 번은 거쳐간 곳이기도 하다니, 과연 선비의 고장에 적합한 산을 테마로 기획한 도보여행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영주의 소백산 자락길은 총 세 개의 코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 선비와 가요가 함께 숨쉬는 문화생태탐방길 (12.6km)
    소수서원 → 순흥향교 → 죽계구곡 → 초암사 → 달밭골 → 비로사 → 삼가리
     
    2. 삶의 지혜와 고뇌가 녹아있는 십승지, 과수원길 (16.7km)
    삼가리 → 금계호 → 금선정 → 정감록촌 → 희여골 → 샛터 → 풍기온천 → 소백산역(희방사역)
     
    3. 천년 역사가 숨쉬는 죽령 명승길 (11.4km)
    소백산역(희방사역) → 죽령옛길 → 죽령 → 용부원리(단양) → 장림리(단양)
     
     
    이 중에서 저는 첫번째 코스인 문화상태탐방길을 지난 토요일에 다녀왔습니다. 지금부터 저와 함께 사진으로나마 소백산 자락길을 한번 거닐어보시겠습니까? 저는 꽤 힘든 길을 걸었지만 여러분처럼 눈으로만 걷는 길은 굳이 힘을 빼지 않아도 괜찮으니 잠시 시간을 내어보세요. ^^ (이하 스크롤의 압박이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영주 선비촌을 출발하면 이내 소수서원으로부터 약 200미터 떨어져있는 금성대군신단(錦城大君神壇)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곳은 조선의 7대 왕이었던 세조가 조카인 단종을 물리치고 즉위하자 단종을 복위시키고자 애쓰다 발각되어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다고 전해지는 금성대군을 기리기 위한 제단입니다.
     

    당시에 세조는 금성대군 및 그와 뜻을 같이한 여러 선비들은 물론이고 해당 가문 전체를 멸족시켰다고 합니다. 지금도 영주에는 '피끝'이란 마을이 있어 이것이 얼마나 끔찍한 사건이었는지를 후손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금성대군신단을 지나면 곧장 소백산 자락길에서는 사과나무가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사과와 사과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시는 분들도 소백잔 자락길을 한번 걸으시면 기억에서 지울 수가 없게 될 정도입니다.





     


    이렇게 소박한 마을을 가로지르는 와중에도 돌담 너머로 사과나무가 도보여행자들을 향해 손을 흔듭니다.



     



    시골의 정취가 물씬 배어나오게 해주고 있는 담쟁이덩굴도 여러분들에게 반갑다고 인사하지요~ ^^






    지금 보고 계시는 이 커다란 나무는 은행나무 잎이 오리발처럼 생겼다고 해서 압각수(鴨脚樹)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수령이 1,200년도 넘는 고목입니다. 참고로 압각수란 이름은 이 나무에만 특별히 붙은 별칭 같은 것은 아니고, 은행나무 중에서도 이러한 생김새를 가진 나무를 통칭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소백산 자락길은 전 코스가 사과나무가 줄지어 들어서 있는 과수원을 연상시킵니다. 걷다 보면 자연스레 어릴 적에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서 불렀던 동요 <과수원길>이 생각납니다.
     
    ♬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
     
    은 어디 갔을까요? ㅎㅎ



     



    빨간 종이를 면사포처럼 감싸고 있는 수줍은 사과는

    이제나저제나 도매시장으로 나가 제 님을 만나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전에 까마귀라도 날아들어서 쪼아대면 대략 낭패 -_-



     

    소백산 자락길을 걷다 보면
     
    이렇게 푸른 들녘에서 아직 성숙하지 않아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있는 벼도 만나고
     

     



    이름 모를 보라색 들꽃은 당장이라도 이 자리를 떠나고 싶다는 듯

    산들거리는 바람을 타고 춤을 추기도 하며



     



    키가 커서 건방진 해바라기는 주제도 모르고 저를 내리깔아 보고 있습디다, 그려.
     
    확 꺾어버릴까 보다 -_-
     



     



    소백산 자락길에서는 인삼 밭도 만날 수 있습니다!
    만날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검정색 천이 덮여져 있는 것만 봤는데...
    이참에 저 아래에는 뭐가 있는지 봤더니 아직은 덜 자란 인삼의 잎(?)이 빼꼼히 머리를 내밀고 있더군요.





    지금 보시는 이 나무에는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네?
    난 전설 따윈 믿지 않는다고요?
     
    됐고! (하여간 티비가 사람 여럿 버린다니까...)
     
    저 나무 바로 옆이 고려장의 무덤터라고 합니다. 왜 어릴 적에 다들 고려장에 대한 이야기는 동화에서 한번쯤 들어보셨죠? 뭔지 모르시는 분들은 정서가 메말랐던 어린시절을 보내셨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ㅎㅎ 동화에서만 보던 고려장의 이야기를 실제 눈 앞에서 보게 되니 신기하기도 하고 왠지 오싹하기도 하고... 예전에는 도굴꾼들이 고려장 무덤터에서 유품 등을 모조리 훔쳐가기도 했다네요.



     



    앗, 이 녀석들은 님을 만나러 곧 도매시장으로 향하겠군요 ^^
     
    소백산 자락길을 걷는 동안에는 사과들이 연신 추파를 던지며 행인들을 유혹합니다. 아흑... 저도 하나 그 자리에서 따다가 냉큼 한입 베어물고 싶은 생각이 정말 간절했어요. 정 안 되면 땅에 떨어진 거라도...
     



     



    선비촌부터 과수원을 지나 논을 걷는 길은 아스팔트까 깔려서 편하긴 하지만 그만큼 또 덥습니다. 사진으로 볼 때야 날씨 참 좋다고 하겠지만 실제 이 사진 속의 주인공들의 입장이라면... 그런 말씀 안 나올 걸요? ㅎㅎ
     



     



    내리쬐는 태양 아래 고추도 익어가고
    사람들의 얼굴도 저 고추만큼이나 벌겋게 얼굴이 달아올라 본의 아니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잠시 대기중인데, 이제 시작임에도 벌써부터 힘들어하는 분들이 계시는군요.
     
    여기는 배점(裵店)이라는 마을 이름을 탄생시킨 배순(裵純)을 마을신으로 모시고 있는 삼괴정의 인근입니다. 배순은 대장장이였으나 이황 선생이 소수서원에 계실 때 뜰에 와서 자주 청강을 하였던 인물로, 이를 기특하게 여긴 이황 선생이 그를 자신이 제자들과 함께 가르쳤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소백산을 향해 걷기 시작하게 되는 지점인 죽계구곡(竹溪九曲)입니다.



     



    죽계구곡은 소백산 국망봉에서 시작하여 소수서원이 있는 발원동을 지나 영주 서천으로 이어지는 냇물입니다. 조선의 유학자들에게 소수서원과 죽계구곡이 있는 영주는 성리학의 성지이자 평생 한번은 꼭 걸어보고자 했던 순례길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이황 선생도 죽계구곡을 아껴 소수서원에 있는 백운동 취한대를 1곡으로 하여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며 9곡의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자~ 그럼 이제부터 과거시험을 치루고자 소백산을 넘었던 옛 선조들과 한 몸이 되어 걸어보실까나?
     
    하지만 이때까지도 우리는 미처 몰랐다네...
    이것이 곧 극기훈련이 될 줄은... ㅋㅋㅋ
    뭐 그건 좀 더 나중의 일이고



     
    나비야, 잠자리야, 안녕? ^^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님도 안녕..하세요!?



     


    댁은 또 뉘신지...



     



    넌 아까 걔보다 더 시건방지구나!


     
     



    태양을 피하고 싶다고 외치는 이들을 위해 나뭇가지들이

    그늘이 지도록 팔을 휘감아 터널을 만들고 있습니다.

    시원~~해 보이시죠?
     

    직접 걸어보셔야 안다니까요. 시원한지 어떤지...




     



    이전까지의 소백산 자락길은 과수원이 지천에 있었죠?
    소백산에 접어들면 과수원 대신 시원하고 세차게 흘러가는 계곡이 바통을 이어받아 행인을 유혹합니다.
    어서 빨리 물 속으로 뛰어들라고...
     

    하지만 소백산의 계곡은 상수도 보호구역이라 함부로 들어갈 수 없어요!!!
    그래서 또 다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죠...
    사과에도 손 한번 못 뻗어 보고, 계곡에는 몸 한번 몸 담그고...



     

    이날은 날씨가 정말 무더웠던지라 당장에라도 옷을 벗고 계곡으로 뛰어들고픈 맘이 간절했습니다.
    공기도 맑고 물도 맑고 하늘도 맑은데...
     
    땀으로 범범이 된 제 몸은 전혀 맑지 않았어요. -_-
     

     



    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덜 미칠수록 자연은 본디의 모습을 오래도록 간직한다는 사실은 참 슬픈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소백산의 계곡도 하나같이 청정한 본연의 자태를 유지하고 있었어요.
    물론 그 때문에 더 뛰어들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됐지만 ^^;





    뭐 살짝 발을 담그는 것 정도는 허용이 되겠죠?
    일행들 중 몇 분은 한번 물에 빠지시더니 종종 계곡을 건너게 되자 한치의 망설임도 풍덩~
    새로 산 신발만 아니었다면 저도 덩달아 빠지고 싶었는데...



     



    여기는 소백산 자락길 제1코스의 중간지점이자 죽계구곡의 상류에 자리 잡은 오래된 사찰인 초암사(草庵寺)입니다. 원래는 의상대사가 부석사를 지을 터를 보러 다닐 때 임시로 초막을 짓고 기거하던 곳인데, 부석사를 지은 후 그가 수도하던 이곳에 절을 세운 것이 초암사라고 합니다.
     



     



    저는 종교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절에 오면 왠지 경건해지는 마음에 절을 드리곤 했는데...
    이날은 차마 그럴 수가 없었어요.
    벌써부터 기진맥진하고 있는 저질체력 덕분에 말이죠...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벌써부터 지치기 시작했어요.
    반면에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나이를 잊고서 소백산 자락길을 걸으시며 아주 신이 나셨더군요.
    평소에 운동을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이렇게 드러납니다.
     
    지금부터 진짜 험난한 코스가 시작되니 바짝 긴장하세요!


     



    소백산으로 좀 더 깊숙이 들어갈수록 숨겨진 비경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비경 덕분에 걷는 저희에게는 더더욱 거친 행로가 이어지고...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라며 마음을 비우고 걸으려 해도 좀처럼 발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ㅠ_ㅠ



     


    중간에 마땅한 디딤돌이 없는 곳에서는 이렇게 서로 손을 맞잡고 의지하며 길을 이어갑니다.
    아마 혼자 왔더라면 중간에서 포기하고 돌아갔을 길일 텐데
    말동무도 되어주고 힘들 때 가방도 들어주며 도움을 주는 일행들이 있어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버려지면 나 혼자 어떻게 돌아가라고! -_-;;; 
    그래서 죽기 살기로 걸었죠 뭐 ㅎㅎㅎ
     

    참, 저는 바로 옆에서 여자 한분이랑 둘이 함께 반대쪽에서 건너오시려는 분들의 손을 잡아드렸는데...
    아니 잡아드리려고 했는데... 그랬는데...
    다들 제 손은 무시하고...아리따운 여자분의 손만 잡으시더라는... -_-+
     

    완전 민망한 거죠!!!




     



    소백산 자락길의 제 1코스에서는 문화생태탐방길이라는 부제처럼 갖가지 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버섯이 참 많았는데, 사진에 보이는 것은 싸리버섯이라고 합니다.
    물론 자연산이죠 ^^
     





    흐드러진 나뭇가지와 잎들 사이로 몇 줄기의 빛이 비집고 들어오는 순간에는

    힘든 것도 싹 잊은 채로 다들 입을 모아 감탄사를 내뱉았습니다.

    위 사진이 그때의 감동을 십분의 일이라도 표현할 수 있었다면 좋겠군요...



     



    하지만 감탄사 이후에는 또 고된 길이 이어진다는 게 원망스러울 따름이군요...

    다시 저는 나무 다리를 건너고



     



    갈대 숲을 지나...



     



    산 속에서 거주하고 계시는 한 노부부와 마주쳤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무슨 일이 있으신지 읍내로 나가시는 모양이더군요.
     
    근데 참 웃겼던 게, 할아버지는 오랜만에 사람을 만나니 되게 반가우셨나 봐요.
    그래서 소백산에 관해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시는데 그걸 옆에서 듣고 계시던 할머니 왈
     
    "아유~ 이놈의 영감탱이도 주책이지. 저기 옆에 가이드도 있는데 당신이 뭐한다고 떠들어 대"
     
    하지만 할아버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10분 가까이 열변을 토하셨다는... 하하 ^^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니까





    이 험산 산 속에서 곰 같은 커다란 덩치의 개를 키우고 있는 민박집이 다 있더군요!
    간밤에는 숙박객들끼리 거나하게 술판을 벌이셨는지 고기를 구워드신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어요.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막걸리를 들이키려고 했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민박집 주인분께서 출타 중이라는 비보를 듣고 말았습니다. ㅠ_ㅠ






    첩첩산중에 위치한 민박집이라 그런지 부엌도 아직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참으로 정겨웠습니다.
    특히 저기 보이는 '전보'라는 글자는 어찌나 반갑던지 모릅니다.
    물론 제가 전보 세대는 아닙니다만...
    아직도 이곳에서 전보를 주고 받는 건지 모르겠네요.
    다음에라도 한번 묵어보고 싶은데 연락처라도 받아올 걸 그랬어요.
     

    참, 민박집에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무려 콜 택시가 들어옵니다.
    조금 전에 만나 뵌 할아버지가 전화로 택시를 부르시고는 이내 타고 내려가시는 모습을 봤답니다.
     


     



    여튼 저희는 막걸리를 뒤로 한 채 다시 길을 이어갑니다.
     

    민박집 바로 아래에도 조금 허름해서 사람이 사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집이 한 채 보이더군요.
    저는 도시에서 벗어난 삶을 오래 전부터 동경하고는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보니 도저히 산 속의 이와 같은 환경에서는 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니, 살기 싫습니다.
    티비도, 인터넷도, 차도, 극장도, 디비디도 없는 곳에서 어떻게 살란 말입니까...
     

    이리하여 결국 저도 현대문명의 노예로 전락한지 오래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군요.
    그나마 소백산 자락길을 걸으며 잠시라도 자유를 누리게 된 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아!!!
    서서히 소백산 자락길 제 1코스의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대체 언제쯤 이 길의 끝에 서게 될지 궁금했는데...
    이제 쉴 수 있다는 안도감과 함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성취감이 동시에 찾아오는군요.
    시작은 도보여행이었는데 마지막은 극기훈련을 마치고 나온 사회 초년생 같습니다 -_-;
     


     



    무사히 도보를 마치고 소백산 자락길 제1코스의 끄트머리 비로사 앞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비로사를 보러 가는 게 정상일 텐데
    다들 지치셨는지 계단에 앉아서 꼼짝도 안 하고 계시더군요 ㅎㅎㅎ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
     

    솔직히 꽤 힘든 여정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더 즐기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을 남깁니다.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 그리고 무성한 숲과 계곡을 벗삼아 걸었던 소백산 자락길...
     

    두 번 가라면 못 가겠네요 ㅋㅋㅋㅋㅋ
     

    하루 정도는 빌딩 숲을 벗어나 산 속에서 천천히 사색의 길을 걸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처럼 여유를 갖고자 찾은 곳에서마저도 시간에 쫓겨 무리하게 걷지 마시고
    천천히 인내심을 가지고 주변의 모든 사물을 만지고 느낀다는 심정으로 걸어보세요.
     

    이쯤에서 윤상이 부릅니다.
     

    <한 걸음 더>
     
    잠깐 동안 멈춰서서 머리 위 하늘을 봐
    우리 지친 마음 조금은 쉴 수 있게 할거야
    한 걸음 더 천천히 간다해도 그리 늦은 것은 아냐
    이 세상도 사람들 얘기처럼 복잡하지 만은 않아
     

    발없는새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고 여행을 꿈꾸는 어느 블로거의 세계입니다. http://blog.naver.com/nofeet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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